[효성 인사이드] 미래 소재를 향한 도전

Story/효성






나일론은 공기, 물, 석탄 등을 합성해 만든 대표적인 신물질 상표이자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합성섬유입니다. 1938년 2월 등장하자마자 오랫동안 인류의 일상이었던 천연섬유를 대체하며 나일론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로부터 75년이 지난 2013년 11월, 효성은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음을 공표했습니다. 폴리케톤입니다. 


폴리케톤은 효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입니다. 나일론에 비해 충격강도가 2.3배 높고,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도 폴리아세탈에 비해 14배 이상 뛰어납니다. 기체차단성도 현존하는 소재 중에서 가장 우수하지요. 폴리케톤은 인체에 유해한 가스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하며, 대기 중의 유해가스를 줄이면서 고기능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친환경•탄소저감형 소재로 불립니다.



[효성 인사이드] 미래 소재를 향한 도전



“1950년대에 개발된 폴리케톤은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되지 못했습니다. 설비에 한계가 있었죠. 소재산업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유수의 기업 모두 실패했습니다. 우리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소재 개발에만 10년, 상용화하고 대량 생산까지 다시 2년이 더 걸렸습니다.”


IMF 외환 위기 때 효성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를 매각했지만 미래를 이끌 신소재에 대한 갈증은 여전했습니다. 2004년 중단되었던 소재산업 개발이 재개됐고, 효성연구소에서 두 명의 연구원이 시작한 프로젝트는 이제 100명의 구성원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발전했습니다. 팀의 힘을 모아 개발에 성공한 뒤 국내 133건, 해외 27건의 관련 특허 출원과 등록도 마쳤습니다. 명실공히 폴리케톤은 효성의 신성장 동력입니다.





[효성 인사이드] 미래 소재를 향한 도전

 


POK사업단의 공정기술팀은 공정파트와 기술파트로 나뉩니다. 공정파트는 프로세스를 세팅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담당하고, 기술파트는 생산되는 폴리머의 품질을 균일화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참고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는 일, 공정기술팀의 하루하루는 그 자체가 성장 드라마입니다.


“공정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생산된 폴리머를 분석해 국제 표준을 만드는 일이 공정기술팀의 업무인데, 이는 곧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공정이 누군가가 만든 기준을 따라 문제점을 개선해가는 과정이라면, 폴리케톤의 모든 공정은 우리조차도 모르는 것을 깨우쳐가는 과정이거든요.”



[효성 인사이드] 미래 소재를 향한 도전



선진 업체들도 포기한 폴리케톤 개발 성공 배경에는 끊임없이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폴리케톤에 대한 자료를 찾고 물성을 연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다음에는 수율을 높일 촉매를 연구했고, 공정 과정에서 무엇이 어느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지 진단하고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지금도 조해석 팀장은 울산 용연2공장에 1,000톤 규모의 폴리케톤 중합 생산 설비를 구축했을 때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효성 인사이드] 미래 소재를 향한 도전



“사무실 책상 아래 종이상자를 깔고 쪽잠을 자는 건 기본이고, 답답한 마음에 몰래 화장실에서 울기도 했어요.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사가 보유한 기술을 검색하고 논의하고 관련 자료도 수없이 찾았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비슷한 공정을 경험해본 사내 전문가를 찾아 문의하고, 외부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한 적도 많아요. 폴리케톤 권위자를 찾아 네덜란드나 미국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공정기술팀의 최고 동력은 맨파워입니다. 그들의 현재가 곧 폴리케톤의 미래가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구성원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해석 팀장은 수평적인 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일과 후 팀원들이 어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업무에 집중하느라 지나친 팀의 과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가 됩니다. 공정기술팀의 필살기입니다.





[효성 인사이드] 미래 소재를 향한 도전



폴리케톤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나 초고강도 슈퍼섬유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를 비롯해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으며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효성은 폴리케톤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분야에서 향후 세계 시장의 30%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폴리머를 중합하다 보면 폴리머가 반응기 외벽에 들러붙는데,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물성이 바뀌거나 작동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최근에 그 문제를 완화시켰는데 앞으로 어떤 문제점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죠.”



[효성 인사이드] 미래 소재를 향한 도전



울산 용연2공장에 5만 톤 규모의 폴리케톤 공장이 완공되었습니다. 올해 6월부터는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할 것입니다. 공정기술팀은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았습니다. 처음 반응기를 운전할 때처럼 수많은 문제에 부딪힐 것이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뛸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기록될 것입니다.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일입니다. 힘든 과정일지라도 팀원 모두 하나 되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는 데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하는 2015년이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왼쪽부터)POK사업단 공정기술팀 김정경 사원, 강경훈 사원, 정병만 과장, 조해석 팀장, 김선규 부장, 이순우 반장, 박재우 대리>



이미선(자유기고가) 사진 한수정(Day40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