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활동Ⅱ] 나누는 마음까지 소복이 담아내다
11월 셋째 주 토요일 아침 구미공장 안에 있는 종합교육장 앞이 수상한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하얀 마스크와 위생 모자, 우비 위에 앞치마까지 두른 사람들. 신제품과 관련된 실험인가 싶은 순간 이들이 꺼낸 것은 빨간 고무장갑이었습니다. 매년 열리는 구미공장의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를 지원한 사우들입니다. 눈만 보이는 모습에 영 수상하게 느껴졌던 복장은 먹거리에 대한 예의,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한 준비인 것입니다.
구미시에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 세대와 사회복지시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지원하기 위해 구미공장은 벌써 5년째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우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이 행사에는 구미공장의 나이론폴리에스터원사PU, 스판덱스PU, 필름PU 구성원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까지도 참여합니다. 그렇게 모인 90여 명의 사람들, 행사를 총괄하는 인사팀에서는 2,000포기의 김치를 효율적으로 담그기 위해 조를 편성했습니다. 손끝이 야문 사우들은 절인 배추에 소를 넣어 맛있게 김치를 담그고, 건장한 남자 사우들은 완성된 김치를 나르고 포장을 담당했습니다.
본격적인 김장 담그기에 앞서 구내식당 ECMD 매니저는 처음 김장을 담그는 사우들을 위해 맛있는 김장 담그기 비법도 공개했습니다. 전문가의 손길 덕분인지 정성 때문인지 구미에서는 ‘효성 김치’라는 상품을 출시해도 될 정도로 맛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김치를 처음 담가보는 초보자들과 달리 매년 행사에 참여해온 사우들은 플라스틱 박스를 뒤집어 의자를 만든 다음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왔나 봅니다.
“매년 구미시청과 연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금을 전달했는데, 사우들이 직접 나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해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랑의 김장 담그기’는 2010년 처음 시작됐고, 직접 나눔 활동에 참여한 사우들의 만족도가 커 지금은 구미공장의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구미공장 인사팀 구이회 차장은 ‘사랑의 김장 담그기’가 효성인들 뿐 아니라 효성인의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해가고 있어 더욱 뿌듯합니다. 행사에 참여했던 효성인의 자녀들은 11월만 되면 ‘김치 담그러 언제 가냐’고 묻곤 한다는데요. 교대근무와 현장근무가 많은 구미공장의 특성상 행사를 사내에서 열어 호응도가 높습니다.
구미공장 사우들이 직접 담그는 김치는 구미시청 주민생활지원과가 선정한 수급대상자에게 전해집니다. 4포기씩 나누어 포장된 김치 250통이 250세대의 식탁에 올라가게 됩니다. 나머지 250통은 사회복지관이나 공영으로 운영되는 단체에 전해질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기업을 세우고 근로자를 채용해 고용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지사업에 적극적인 것도 필요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나눔 활동에 힘쓰는 수준이지만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사우들이 참여하고 지원해준다면 한 단계 발전된 복지활동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구미공장은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김장 담그기’ 외에도 조손가정이나 저소득가구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활동인 ‘산타원정대’와 ‘세상을 바꾸는 작은 운동회’도 열고 있습니다. 또 농번기 일손 돕기 활동인 ‘1사 1촌’ 활동, 산과 하천의 자연정화활동인 ‘1사 1산’, ‘1사 1천’ 활동, 자매결연한 중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1사 1교’ 활동 등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치는 우리네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단골 반찬입니다. 특히 채소 값이 비싼 겨울이면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기도 한데, 형편이 어려운 가구는 그마저도 상에 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효성인들이 준비한 김장 김치뿐 아니라 따뜻한 마음까지 수급자들에게 전해져 모두가 포근한 겨울을 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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