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을 타볼까? 전기차, 수소차 혜택과 구매 가이드

Story/효성

 

모두 친환경차를 사고 싶어 합니다. 아니 사고 싶어 할 거로 생각합니다. 휘발유나 디젤을 태워 바퀴를 굴리는 고전을 맹신하지 않는다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간편하게 간단히 조작할 수 있는 전자제품을 갖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드와 쿨링팬, 전원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스크톱을 벗어나 매끈한 알루미늄 바디를 가진 노트북을 구매하는 것과 같겠죠.

 

그런데 딱 하나 문제가 있다면 가격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아니 생각보다 훨씬 비싼 값을 내야 하기에 전기차나 수소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구매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 정부, 지자체와의 눈치 싸움. 언제 구매해야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아서 덜 비싼 가격에 친환경차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게다가 지역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또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
내가 사는 지역의 보조금은 얼마일까?

 

 

친환경차 보조금과 잔여 대수는 몇 번의 클릭으로 금세 알아볼 수 있어요. 그 수고스러움을 덜어 주자면, 저공해차 통합누리집(바로 가기)으로 접속하면 됩니다. 여기는 전기차 충전소, 수소 충전소, 회원카드 신청 등 모든 것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즐겨찾기’ 해야 된단 뜻이죠.

 

지금 우리가 이 사이트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내가 사는 지역의 친환경차 잔여 대수, 다른 하나는 내가 살 친환경차의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이에요. 아직은 연초이기 때문에 충분히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전기승용차의 경우 서울은 최대 1, 200만 원, 충남 서산은 최대 1,800만 원의 보조금(국고 보조금+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올해부터 전기승용차는 가격 구간별 보조금 차등 항목이 생겼습니다. 차량가액 6천만 원 미만은 전액, 6천만 원 이상~9천만 원 미만은 국고 보조금의 50%를 받을 수 있고, 9천만 원 이상은 국고 보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사실 이건 한 번 보고 그렇구나, 넘기면 됩니다. 대리점에 가면 알아서 다 설명해주거든요. 다만, 서울, 경기 지역과 지방의 지자체 보조금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지방에서 차를 사는 방법은 없을까? 이를 위해서는 환수 정책을 살펴봐야 합니다.

 

출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
환수 정책을 꼼꼼히 읽어보자

 

자세한 친환경차 정책들은 지자체 사이트에 올라온 전기자동차 또는 수소전기자동차 민간 보급사업 공고를 참고하면 됩니다. 이것도 앞에서 소개한 저공해차 통합누리집(바로 가기)에 모두 모아놓았어요. 다운로드를 클릭해보면 됩니다. 이 문서를 정말 꼼꼼히 읽어봐야 하는 이유, 잘 알려주지 않는 의무준수 사항, 환수 정책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 구입한 친환경차는 2년간 관내에서 의무적으로 차량을 운행해야 합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주소지가 바뀌는 일, 즉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안 된단 뜻입니다. 만약 대전에서 보조금을 받아 친환경차를 샀다면 2년 동안은 꼼짝없이 대전에 살아야 하죠. 이사를 가려면 대전에 사는 다른 사람에게 차를 팔고 가야 합니다. 당연히 새로운 구매자에게 의무운행 기간이 인계되고요.

 

 

그런데 작년, 이 의무운행 기간 때문에 곤혹을 치렀던 서울시는, 올해 다른 지역으로 전출할 경우의 보조금을 환수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2020년 보급된 차량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 전출에 대한 보조금 환수를 집행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출로 인한 보조금 환수 정책은 위장전입을 통한 부정수급을 방지하려는 조치입니다만, 이직이나 이사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죠.

 

서울시의 경우 보조금 지원 친환경차 수량을 늘리는 대신 보조금을 줄여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수량이 적고 보조금은 큰 지자체의 경우 이 환수 조항을 서울시처럼 폐지하긴 힘들 겁니다. 위장전입으로 보조금은 받은 경우 보조금(국비, 시비, 이자)을 환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걸 꼭 알아두셔야 할 것 같네요.

 

출처: 서울시 2021년 전기차 민간 보급사업 공고 중 일부 발췌

 

 

-
집 주변 충전소를 확인하자

 

전기차 충전사업자는 몇이나 될까요? 모두 한 회사이거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환경부, 에버온, 차지비, 차징메이트, 해피차저, 지차저, SS차저, JoyEV, 대영채비, KEPCO, 파워큐브 등 상당히 많은 사업자가 충전소를 짓고 있어요. 우리는 이 모든 회사가 발행하는 충전카드(회원카드)가 필요했어요. 과거로 말한 이유는 불과 얼마 전까진 그랬단 뜻입니다. 지금은 공동이용 결제 서비스가 시행되었어요. 그 많은 카드가 다 필요 없어졌단 이야기입니다.

 

 

환경부에서 발급해주는 ‘공공충전인프라 멤버십카드’만으로 20개 충전사업자의 충전소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전이 된다는 말이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단 이야기는 아니에요. 환경부에서 발급하는 카드는 말 그대도 멤버십카드입니다. 이 카드에 신용카드를 연결해야 결제가 이루어져요. 전기차 오너들이 많이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바로 신한 EV카드와 BC그린카드입니다. 두 가지 카드 모두 전월 실적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할인율이나 월 할인 한도가 달라집니다. 그럼 두 가지 중 어떤 카드를 선택해야 할까요? 여러분의 집주변 또는 자주 가는 충전소에 따라 결정하면 됩니다. 여기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할인해주는 하이패스카드까지 만들어 놓으면 완벽하겠지요.

 

신한EV카드

• 가맹대상: 환경부,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한국전력, 포스코ICT, 파워큐브
• 제공조건

 

출처: 신한카드

 

BC그린카드

• 가맹대상: 환경부,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차지비, KT,대영채비, 에버온,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한국전력 전기차충전서비스, 클린일렉스
• 제공조건

 

출처: BC카드

 

수소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공인프라 멤버십카드를 발급받고, 수소차 충전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연결하면 되죠.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BC그린카드가 대표적이고, 할인 혜택도 동일합니다. 현재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확인한 수소충전소는 전국 56곳이 있고, 요금(kg당)은 7,000원에서 8,800원으로 충전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어요. 수소차는 아무래도 수소충전소 수가 적기 때문에 집이나 직장 등 자주 오가는 곳에 수소충전소가 있는지 구매 전에 꼭 확인해야겠죠.

 

 

-
정말 유지비가 적게 들까?

 

정말 궁금한 건 아마도 유지비 아닐까요? 현재 kWh당 전기차 급속충전료는 255.7원. 올해 7월부터는 350원(예상), 내년에는 특혜할인 혜택이 폐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점점 할인 혜택이 줄어들면서 유지비가 비싸질 것으로 보고 있어요. 게다가 기본요금까지 부과되기 때문에 더욱 부담인 것이죠.

 

흥미로운 중앙일보 기사(보러 가기)가 작년 7월에 나왔어요. 전기차와 가솔린차 유지비를 비교해놓은 것인데요, ‘친환경차타기천만시민운동’이라는 단체에서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차량 가격이 비싼 전기차가 초기에는 더 부담됐지만, 충전요금 인상 전 기준으로는 전기차를 10년 동안 타면 총비용(4,609만 원)이 가솔린차(4,846만 원)보다 적었다고 합니다. 반면 특례할인 혜택이 폐지되는 22년 7월부터는 10년 운행 시 전기차의 총비용이 5,411만 원으로 가솔린차보다 500만 원 이상 많아졌습니다. 전기차를 20년은 타야 총비용(6,745만 원)이 가솔린차(7,071만 원)보다 떨어진 것이죠.

 

수소차의 경우, 전기차보다 비싸지만 그만큼 보조금도 많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넥쏘의 경우,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서울) 보조금을 합치면 총 3,3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3천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죠. 그리고 유지비, 즉 연료 충전 비용은 전기차보다는 많이 들지만, 가솔린차나 디젤차보다는 적게 들고, 점점 수소연료가 저렴해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출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더 유리한 부분은 세금 혜택도 큽니다. 개별소득세, 교육세, 취득세가 감면(전기차 최대 530만 원, 수소차 최대 66만 원)되고 자동차세도 13만 원(비영업용, 전기차/수소차 동일)으로 저렴하거든요. 결국엔 친환경차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구매 전 꼼꼼히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친환경차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습니다. 어떻게든 모두 사고, 타고 다니게 되겠지요. 친환경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규모뿐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 또한 말이죠. 몇 년 사이 배터리 용량과 운행 거리가 상당히 개선되었고, 내년엔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게 배터리 효율이 높아질 겁니다. 수소차도 수소충전소(효성중공업도 수소충전소를 열심히 만들고 있거든요!)도 더욱더 많아질 테고요. 할인 혜택보다 뛰어난 성능과 편의 때문에, 그리고 환경을 위한 의식 때문에 우리는 결국 친환경차를 선택하게 될 겁니다. 지금이라고 그 선택을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