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기업들 ③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 회사 금강조(金剛組)

Story/효성

 

글. 홍하상(전국경제인연합회 교수, 작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금강조는 일본의 건축 회사로 서기 578년에 창업해 1,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백 년 기업을 넘어 천 년 기업으로 굳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16일간 금강조에 출근해 금강조의 39대 사장 금강리융을 인터뷰하면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 시대를 뛰어넘는 긍지를 갖고 일하라

내가 만든 건물은 최하 300년 정도는 버텨야 하고 300년 후 그 누가 봐도 훌륭해야 한다.

 

2. 신용을 잃는 것은 하루아침, 신용을 쌓는 것은 평생
건물을 지을 때 고객의 입장에서 만들라. 백 년을 살아도 여전히 편리한 집이어야지 시간이 지날수록 끊임없이 문제점이 보이면 안 된다.

3. 직원에게 처음부터 정답을 가르치지 말라
왜 내가 만든 것은 제대로 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뼛속까지 기술이 각인된다.

4. 사람의 그릇보다 일하는 자세가 성장을 결정한다
나무 하나를 잘 깎기 위해서는 몸이 자세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이다.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면 빨리,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더 걸린다.

5. 일할 때 어리광을 부리면 전통을 지키지 못한다
무슨 일이든 쉽게 끝내려고 하면 안 된다.

6. 눈앞에 있는 일의 의미를 묻고 또 물어라
“먹줄깨나 튕긴다”는 말을 들으려면 전체 그림을 이해하고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7. 중요한 일에는 실패가 도사리고 있다. 좌절하지 말고 실수에서 배워라
실패를 극복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작은 실패를 꾸준히 극복하다 보면 결국은 훌륭한 제품이 나온다.

8. 젊었을 때는 벽에 충돌하는 경험을 하라
나이가 어릴수록, 경험이 짧을수록 앞에 놓인 과제가 철벽처럼 느껴진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힘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생기고 강인해진다.

9. 기대되는 인재일수록 상냥하고 엄하게 가르쳐라
똑똑한 인재일수록 철저하게 가르쳐야 잘 성장할 수 있다. 단, 잘못하면 엄하게 야단치되 인격은 모독하지 않는다.

10. 현장보다 일을 더 잘 배울 수 있는 장소는 없다
모든 일은 현장에 답이 있다. 매일 만나는 현장이지만 천천히 살펴보면 문제점이 보인다.

11. 목재에서 향기가 나도록 하라
잘 만든 건물은 그만큼 빛이 난다. 목재뿐만 아니라 집을 구성하는 요소 106단계에 모두 과학과 미의식이 담겨야 한다.

12.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
물건을 잘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든다.힘이 들수록 좋은 물건이 나오니 요령을 피우지 말고 최선을 다한다.

13. 보이지 않는 곳일수록 더 잘 만들라
금강조가 지은 건물의 천장 속을 들여다보면 겉에 보이는 대문보다 더 좋은 목재를 쓰고 있다. 그래야 지진이 났을 때 주저앉지 않기 때문. 기초공사 역시 땅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도 특히 더 심혈을 기울인다.

14. 싸게 팔지 않는다
금강조는 다른 건축 회사에 비해 수주 금액이 높다. 일부 건축 업체들이 싼값에 수주하고 공사 도중 자재 값 인상을 핑계로 추가 금액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금강조는 애초에 그런 일이 없음을 발주자는 믿는다. 치밀한 공사로 정평이 나 있어 사후에도 안심한다.

15. 진도 10의 지진도 견딜 수 있게 하라
2004년 고베 대지진 때 고가도로가 넘어가고 반파된 빌딩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금강조가 지은 계광원 대웅전은 멀쩡했다. 천장의 서까래가 비틀렸는데 3년 후 스스로 원위치로 돌아왔다. 못을 쓰지 않고 목재로 짜 맞췄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