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꼭 알아야 할 2021년 트렌드

Story/효성

 

매년 초가 되면 그해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이 인기를 끕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직장인들이 이 책이 제시해주는 트렌드를 읽는 이유는 아무 생각 없이 경험했거나 무엇인지 모르고 지나쳤던 사건 또는 이슈들에 이름과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인데요. 크게는 내가 어느 정도 시대의 흐름 위에 올라타 있는지 느끼게 하고, 작게는 내가 즐겼던 것들의 출처를 알게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알 수 있는 게 한 가지가 더 있는데요,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삶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잃어버린 2020년을 보낸 우리, 평범한 직장인 앞에 어떤 2021년이 다가오고 있을까요? <트렌드 코리아 2021>과 <라이프 트렌드 2021>에서 몇 가지 발췌해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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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드 홈 (Omni-layered Homes)

 

 

코로나 이전의 집은 쉬는 공간에 불과했었죠. 하지만 코로나를 겪으며 집은 모든 일상이 시작되는 공간이자 일과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 중요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레이어드 홈은 마치 포토샵의 레이어처럼 분화하며 중첩되는 현상을 표현한 것인데요, 삶의 근거지로서의 기본 기능을 레이어1, 학교나 직장 등 외부 활동이 집에서 이루어지는 레이어2,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동네 상권, 즉 슬세권이 레이어3, 이런 식으로 레이어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트렌드는 집의 크기가 아닌 집의 구조와 인테리어 등 앞으로 나올 미래주택 공간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집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될 것이고 이전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활동들까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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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루운동, #오하운 (Your Daily Sporty Life)

 

 

코로나로 인해 집콕 생활이 늘면서 건강,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홈트의 연장선에 바로 오늘하루운동이라는 트렌드가 놓여있습니다. 예를 들어, 등산로에 나타난 레깅스, 골프와 서핑의 대중화, 트레일 러닝•크린 세션•고스트 크루•플로팅 요가와 같은 기존 운동의 변주. 이런 트렌드는 전에 느꼈던 건강에 대한 경각심뿐 아니라 운동의 경험을 확장하고, 공유하고, 타인과의 느슨한 관계를 맺는 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복합적인 원인이 불러일으킨 트렌드입니다.

 

한마디로 운동이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인데요, AI 기반 홈트 산업, 피트니스 앱이나 상품을 개발, 서비스하는 브랜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설계하는 액티비티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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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차 신상 (Heading to the Resell Market)

 

 

GD가 디자인한 운동화, BTS의 RM이 입었던 바지를 보고 과연 중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제 중고마켓은 그냥 쓰던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취향의 공유는 물론이고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리셀(resell)은 단지 기존 ‘중고제품 거래’의 맥락을 넘어 최근의 명품 열풍과 래플•드롭과 같은 한정판 마케팅 등 새로운 구매 행태가 되었거든요.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의 소유물을 단지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자산, 나아가서는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투자로 재인식하며, 구매의 새로운 동기로 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용하던 상품은 이제 중고가 아니라 N번째 새 제품, 즉 ‘N차 신상’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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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피보팅 (Best We Pivot)

 

 

피보팅(pivoting)이란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 용어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업 전환을 일컫는 경제용어로 더 자주 쓰입니다. 바이러스나 트렌드 변화로 인해 소비시장이 급격히 변화할 때, 이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이 발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비디오테이프를 대여해주는 서비스에서 스트리밍 기반 영상 플랫폼으로 전환한 넷플릭스, 코로나로 인해 이용객이 급감하자 비행기의 내부를 화물칸으로 개조해 운영하는 항공사,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여행사들이 이에 속합니다. 피보팅은 새로운 아이템과 기술로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에게 필수적인 덕목이지만,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로 특징되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대기업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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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터치 (‘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

 

 

언택트(untact)에 이어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의 온택트(ontact)라는 용어도 등장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차단하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사람 사이의 접촉을 보완해주는 휴먼터치 기술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먼터치란 어떻게 하면 조직관리와 경영의 많은 국면에서 최대한 사람의 숨결과 감성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트렌드인데요. 상품개발•마케팅•서비스•영업•고객관리 전반에서 인간적 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휴먼스케일과 스토리를 가지 상품개발,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추구하는 마케팅,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통한 고객관리 등은 휴먼터치의 주요 방법입니다. 디지털 셀링에서 소셜 셀링으로 이행하는 이 시점에서 휴먼터치는 ‘진실의 순간(MOT, Moment Of Truth)’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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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열풍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뽐낼 크리에이터 (Remake & Reboot)

 

 

위기와 불황의 시대에는 비즈니스든 콘텐츠든 새로운 창작과 모험을 하기보다 성공했던 과거의 것을 복제하거나 재현하는 안전 지향적인 선택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영화, 드라마, 가요, 만화, 게임 등 문화 콘텐츠 시장에 불어닥친 리메이크, 리부트, 뉴트로 열풍은 2020년을 지나 2021년에도 계속되겠지만 이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과 색,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코로나를 뚫고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겁니다. 유튜브 등과 같은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죠. 또한 점차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대체하고 있는 OTT 서비스, 가정 간편식, 미닝아웃 소비, 정기 구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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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동네의 매력과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사람들(Local)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며 우리가 느낀 것은 내 일도 재택근무가 된다는 것입니다. 굳이 모여서 일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나와 우리 가족의 주거 공간이 대도시에 있을 필요성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귀농과 귀촌, 한 달 살기 등 지금까지의 로컬 트렌드는 양극화가 극심한 대도시에 대한 저항과 반발의 의미를 담고 있었으나 이제 로컬이 가진 매력에 주목하게 됩니다. 동네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과 로컬 가이드 투어를 주력으로 삼은 마이리얼트립의 약진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대봉쇄와 격리의 시대에 로컬은 더 특별한 비즈니스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소개해 드린 내용을 모아보면, 이런 메시지를 가질 것 같네요.

 

“백신으로 인해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관성에 의해 우리는 지금까지 해오던 것들을 계속하게 될 겁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여전히 길 것이고, 지금보다 좀 더 체계적인 운동을 하게 될 것이고, 소비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기업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생존 전략을 변경할 거예요.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사업의 구조와 전략을 바꾸게 될 겁니다. 이런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겠죠. 만약 당신이 마케팅이나 고객관리, 서비스와 관련되었다면 언택트가 가지지 못하는 휴먼터치는 돌파구가 될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다음 팬데믹을 대비해야 합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과 색을 키우세요. 자신만의 콘텐츠가 확실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당신은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대도시일 필요도 없죠. 산과 바다가 보이는 곳이 그곳이 집이 되고 직장이 되고 쉼터가 될 겁니다.”

 

모든 키워드가 코로나 이후의 삶을 말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코로나의 종식 이후의 삶을 원하고 있어요. 백신 접종이 끝남과 동시에 부작용 없이 코로나가 종식되어 모든 생활이 코로나 이전으로 V자 반등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