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C] 고객과 적당한 거리를 둔다?! ‘언택트 마케팅’

2019. 12. 30. 15:18


저희 매장 직원들은 고객 여러분께 함부로 다가가지 않습니다.
자유롭고 편안한 쇼핑을 즐기시면서 필요하실 때 점원을 불러주세요. ^^


요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위와 같은 안내문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어머 고객님, 그 옷 너무 잘 어울리신다~ 피팅룸까지 안내해드릴까요”,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지금 보고 계신 제품 같은 경우는 30퍼센트 할인하고 있어요~”, ······. 매장 직원들이 고객에게 말을 거는 방식은 이렇게나 다양하죠. 적극적 응대에 감동(?)을 하다가도, 때로는 ‘과도한 친절’로 느껴져서 불편해지기도 하는데요. 이 점을 해소하고자 등장한 신종 고객 응대법, 바로 이번 시간에 알아볼 *언택트(untact) 마케팅’입니다. 

*언택트: ‘부정’, ‘반대’를 뜻하는 접두사 ‘un’과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가 합쳐진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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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또는 무언 접객


국내 모 화장품 브랜드는 2016년 하반기에 희한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합니다. 매장에 두 가지 바구니를 비치한 것인데요. 일명 ‘혼자 볼게요’ 바구니와 ‘도움이 필요해요’ 바구니입니다. 앞의 것을 든 고객에겐 매장 직원들이 절대 다가가거나 말을 걸지 않죠. 언택트 서비스인 것입니다.


일본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어반 리서치(Urban Research)’라는 의류 기업도 2017년 상반기 우리나라의 화장품 브랜드와 흡사한 서비스를 시작했죠. ‘무언 접객(無言 接客)’이라 명명된 서비스였습니다. 매장에 비치된 파란색 바구니를 고객이 들고 입장하면, 점원들이 알아서 ‘언택트’를 하는 방식입니다.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볼게요. 2018년 11월부터 서울도시가스 모바일 버전 앱에도 언택트 서비스가 적용됐습니다. 가스 검침원이 집을 방문해 집주인과 얼굴을 보고 대화할 필요 없이, 모바일 앱을 통해 검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었죠.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것만이 ‘응대’이던 시절, 이젠 저-만치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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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마케팅의 진화, ‘앱택트 서비스’


우리나라에 ‘언택트’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된 데에는 책의 영향이 큽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바로 그것. 지난해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8>은 ‘Technology of ‘Untact’라는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고객이 들어오면 먼저 말을 걸고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친절한 서비스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손님 각자의 혼자 있는 시간을 인정해주는 ‘침묵’의 서비스가 새로운 쇼핑 문화를 만들고 있다.”

_ <트렌드 코리아 2018> 314쪽에서 인용


이보다 앞선 2017년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간기술동향(Weekly ICT Trends)』 제1790호(2017.4.5)에 실린 내용인데요.


“소비자가 직원 대신 키오스크를 이용한다는 의미는 다른 말로 응당 기업이 제공해야 할 주문, 결제 등의 업무에 소비자가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직원을 통하는 것보다 키오스크가 더 편리하다고 느끼게 된다. 이러한 역설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키오스크를 이용함으로써 대기/처리 시간이 단축되거나 소비자 자신이 직접 개인화(personalization) 수준의 최적화 및 서비스 품질 제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_ 『주간기술동향』 제1790호 중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에서 인용(https://tinyurl.com/rushhup)


언택트 서비스, 즉 (<트렌드 코리아 2018>의 표현을 빌리면) ‘침묵의 서비스’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제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앱택트(apptact) 서비스입니다. 물리적 공간에서 서비스 제공자와 ‘콘택트’ 하는 대신, 모바일 앱으로 ‘앱택트’ 한다는 개념이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이미 앱택트 서비스 이용자가 있을 듯한데요. 은행에 가서 은행원과 상담하지 않고도 통장 개설이 가능한 인터넷 전문은행 앱, 대표적인 앱택트 서비스입니다. 병원, 의류 브랜드, 식료품 쇼핑몰 등에서 제공하는 메신저 상담 서비스도 앱택트의 범주에 들어가죠.


언택트 서비스가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 시대.
기존의 ‘서비스 마인드’만으론 이제 고객들을 웃게 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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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가 나~지는 않게 될 것 같은 언택트·앱택트


물론 모두가 언택트(앱택트) 서비스를 반기는 건 아닙니다. 서비스 제공자 및 혜택자 양측의 불필요한 ‘감정 소모(노동)’를 줄여준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 반대 입장도 상당합니다. 다양한 상업 영역에서의 무인화 정책에 따른 일자리 감소, 소통 결핍 등을 우려하는 이들이죠. 여러분은 어느 쪽이실지 궁금합니다. 


콘택트에서 언택트로 서서히 움직여 가고 있는 작금의 서비스 시장. 우리는 어떤 태도와 시선을 갖고 이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야 할지 고민해보게 되네요. E 정도는 R아야 할 C사, E·R·C. 오늘은 ‘언택트 마케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1. 작성자 대표 이미지
    김원태
    2019.12.30 22:21
    쇼핑하다 보면 과한 컨택으로 오히려 제대로 된 쇼핑을 못할 적이 있는 반면에, 언택트 매장에서는 정말 쾌적하게 기분 좋게 쇼핑할 적이 많은 것 같아요. 최근에는 자주 가던 카페에도 키오스크가 들어왔더라고요 ㅎㅎ
    필요할 때만 응대하는 식으로 대처한다해도 서비스업에서는 컨택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분의 관계인 만큼 호불호가 나뉘겠어요. 언택트 마케팅에 따른 고객들의 소비 문화가 점차 어떻게 바뀔지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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