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챌린저 캄보디아편] 쿵쿵대는 내 마음이 들리니?! 5일간 캄보디아의 추억 - 이상철 대원

Story/효성





쫌 니업 쑤어~ 쑤어 쓰다이~
 크뇸 추무어 이상철.
꼰꼰, 썹바이 떼? 크뇸 썹바이.
러나~~~~~!!!!
(해석: 안녕하세요. 안녕. 나는 이상철이야. 애들아, 재미있니? 나는 재밌어. 잘했네.)

캄보디아의 첫 느낌!!
캄보디아에 아는 것이라곤 동남아 지역의 태국, 베트남 보다 ‘더 가난한 나라’, 수도인 프놈펜과 앙코르 와트라는 굉장한 세계 문화유산이 있다는 정도였다. 사실 해외 봉사활동은 처음이라 수학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처럼 설렘을 품고 비행기를 탔다.
 ‘예상보다 안 덥네.’ 우리가 도착할 시기는 우기의 끝자락 정도되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비가 세차게 내려서 그렇게 덥지 않다고 우릴 마중 나오시는 선교사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다. 첫 느낌을 느낄 시간도 없이 피곤이 밀려왔다. 일찍 취침!! 내일부턴 일을 해야지.
프놈펜의 아침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찼다. 더운 나라의 특성상 일찍 일하고 일찍 쉬는 게 당연한 생각일 테다. 오토바이와 차가 뒤섞인 도로는 혼잡 그 자체였다. 길거리에는 간편음식과 과일을 파는 가판대가 우리나라의 ‘5일장’ 처럼 길가에 줄지어 있었다. 잘 모르지만,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의 모습이 이럴 것 같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전화위복(轉禍爲福)





둘째 날, 본격적으로 적정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실험을 시작한 날…. 우리가 예상했던 것만큼 일은 순탄치 않았다.

프놈펜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로까까옹(혹은 까까옹)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숯 실험을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준비를 탄탄히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눈 앞에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닥쳐버렸다. 바로!! 숯이 될 재료였던 사탕수수 껍질이 물에 젖어 있던 것!! 위에 언급했던 것 같이 캄보디아는 아직도 우기였다. 그리고 드럼통은 우리가 생각한 모양의 디자인이 아니었다. 머리가 아파왔다. 사실 ‘숯 만들기’는 단 하루의 일정만 주어졌기 때문에 이 날 끝내지 못하면 그걸로 5조의 프로젝트는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현지의 친구들과 사탕수수 껍질로 대를 만들고 불을 붙여보려 애썼지만, 그을음만 생길 뿐 우리가 원한 숯가루를 얻지 못했다. 대책 회의 끝에, 추후 남은 날 동안 틈틈이 실험을 계속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야만 했다.

다음 날은 밋밋했던 소각장에 페인트 칠을 하기 위해 NPIC센터로 가야 했다. 숯 실험을 완수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작업을 하면서도 우리들의 머리 속에는 끝내지 못한 실험의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소각장시설을 만들기 위해 다시 로까까옹의 학교를 방문했을 때, 우리들의 발걸음은 몹시 빨라졌다. 손도 덩달아 빨라졌다. 하지만 모두 처음 만져보는 벽돌, 시멘트, 모래, 그리고 여러 공구들이었다. 복잡해 보이진 않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자문을 해주시던 ‘김만갑 교수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일을 시작도 못 했을 것이다.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머리’를 굴려가며, 한국에서의 ‘귀공자’의 자세는 던져버리고, 한 순간도 ‘멈추’지 않으며 일에 착수하니 의외로 시간이 남았다. (김만갑 교수님 어록 참조)





이때다!! 숯을 만들어볼 시간!! 습기를 먹었던 사탕수수 껍질을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2틀 동안 건조시켜서 육안으로 보기에도 잘 타오를 것 같았다. 첫 날 답이 안보였던 드럼통도 생각을 바꾸니 오히려 대량의 숯을 만들기에 적절하였다.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이 원형 테블릿 모양의 탄이다. 하키 공 모양을 닮은 이 탄은 단지 숯가루와 녹말가루를 섞어 만든 일종의 번개탄 같은 것이다. 동글동글한 이 숯(탄)은 나무를 태우는 것에 비해 이점이 많다. 우선 1부피가 작아 보관하기 쉽다. 건기 때는 문제가 없지만 캄보디아의 우기는 3개월 이상이다. 이 때를 대비해서 마을 단위 혹은 각 가정에 숯을 마련해 둔 다면 편리성은 물론 불이 없어 밥을 못해 먹는 경우를 피할 수 있다. 2경제적이다. 물심양면 우리를 도와주었던 캄보디아 친구인Lye의 말에 따르면, 나무 한 장작 $0.2  x 30 days = $6 정도가 한 달 땔감으로 사용되는 비용이란다. 숯을 이용해서 땔감의 가격을 $3 정도로 가격을 낮춘다면 충분히 시장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었다. 3유해한 가스를 막을 수 있다. 숯은 원목을 태우는 것보다 그을음이 적다. 이미 숯이 만들어질 때 탄화과정을 거치면서 그을음이 날라갔기 때문에 매캐한 가스가 주방을 메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숯을 대량생산 할 수 있는 방법(소각장을 이용한 방법), 열효율이 높은 화로, 그리고 숯에 쉽게 불을 붙이기 위한 촉매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적정기술은 상당히Demanding한 기술이라는 것을 깊게 느꼈다. 드럼통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 좀더 세심한,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또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이윤도 분명해야 했다.





조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있다. “애들 귀엽지 않아? 응, 이상하게 한국 아이들보다 귀엽네^^” 사실 난 아이들을 잘 대할 줄 모른다. 사촌 동생들도 거의 1~2살 터울이어서 아이들을 접해볼 기회도 없었다. 그런 내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니 스르르 웃게 되더라. ‘아빠미소’라고 하지 않던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뿌듯한 기분.

마지막 이벤트로 캄보디아 팀이 준비한 것은 마을운동회였다. 운동회에 앞서 도서관 기증식을 시작으로 우리가 만든 결과물들에 대해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시작된 운동회, 아이들의 공연으로 시작된 운동회는 내 마음마저 두근두근하게 만들었다. 말도 안 통하고 정리도 어려웠지만 MC 주석이의 탁월한 진행으로 무사히 운동회가 시작되었다.






3가지 게임을 준비하고 로테이션 방식으로 돌아가며 게임을 진행시켰다.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숫자대로 모여라’,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씨름’, 그리고 팀웍을 강조한 ‘로타리 밟기’로 구성된 운동회에 아이들 모두가 즐겁게 참여해 주었다. 운동장 한쪽 부스에서는 다희와 지원이가 아이들에게 페이스페인팅을 그려주고 있었다.
마지막 날 행사에서 모두들 느낀 것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베푼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번호표가 떨어진다고 찡얼거리는 모습마저 너무나 귀여웠다. 사진 속 환하게 웃는 캄보디아 친구들의 웃음은 나에게 너무나도 큰 선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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