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KF-21, 네 가지 키워드로 다시 보기

 

대한민국 제1호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지난달 지상 활주 테스트와 33분간의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독일•영국•스페인•이탈리아), 일본, 중국, 프랑스와 어깨를 견주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8개국 대열에 들어선 것이죠. 한국 자주국방의 기념비적 성과로 기록될 KF-21 ‘보라매’. 이 전투기에 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몇 가지 #키워드를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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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전투기사업 #KF-X사업

 

많은 분들이 뉴스를 통해 접하신 것처럼 KF-21은 한국형 전투기 사업, 즉 KF-X 사업의 결실입니다. 2001년 3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 선언과 함께 추진된 사업이죠. 초기 목표는 2015년 내로 KF-X 1호기를 양산하는 것이었지만, 사업 타당성을 놓고 관계 부처 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며 처음의 계획이 수정되었어요.

 

KF-X 사업이 본격화된 시점은 2010년 말입니다. 그해 12월 예산이 확정되었고, 이듬해부터 2012년까지 2년간 탐색개발 → 2015~2026년 체계개발(블록Ⅰ) → 2026~2028년 추가 무장 시험(블록Ⅱ) 등의 로드맵이 그려졌습니다.

 

국방부 유튜브 국방TV <하늘을 열다 KF-21 출고식>

 

‘블록(Block)’, ‘탐색개발’, ‘체계개발’ 같은 낯선 용어들이 눈에 띄는데요. 먼저 ‘블록’은 전투기의 발전 버전을 의미합니다. “보통 블록은 엔진이나 항공전자 장비, 혹은 무장통합 능력 등을 개조하는 것을 기준으로 블록의 숫자를 매긴다”고 해요.

※ 인용 출처: 「대한민국 국방부에 날아든 美 스텔스 전투기 불똥」, 《월간조선》, 2011. 3. 11.

 

‘탐색개발’과 ‘체계개발’은 방위사업법 시행규칙에 나오는 말이에요. 방위사업법상 전투기 등과 같은 무기 체계는 탐색개발과 체계개발 단계를 거쳐 양산에 돌입해야 합니다.

 

탐색개발: 무기 체계의 핵심 부분에 대한 기술을 개발(기술 검증을 위한 시제품 제작을 포함한다)하고, 기술의 완성도 및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여 체계개발단계로 진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단계

체계개발: 무기 체계를 설계하고, 그에 따른 시제품을 생산하여 시험 평가를 거쳐 양산에 필요한 국방규격을 완성하는 단계

방위사업법 시행규칙 제10조(연구개발의 절차 등)

 

KF-X 사업 로드맵에 따르면 KF-21은 블록Ⅰ 단계의 결과물입니다. 2028년까지 블록Ⅱ를 마무리하고 2032년 내로 120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2000년부터의 KF-X 사업 전개 양상을 보다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다음의 기사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KF-21, 날아오르기까지 22년 걸려…美, 핵심기술 이전도 거부」, 《매일경제》, 2022. 7. 19.

 

2022년 7월 19일 첫 시험비행 중인 KF-21 / 출처: 방위사업청(dap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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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율65퍼센트 #전투기독자플랫폼

 

2022년 7월 시험 비행에 성공한 KF-X 사업 양산 1호기, 즉 KF-21 ‘보라매’는 국산화율 65퍼센트를 자랑하는 한국형 전투기입니다. ‘응? 100퍼센트가 아니라 65퍼센트? 그런데 한국형 전투기라 할 수 있는 건가?’ •••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한국형’은 ‘한국이 주도한’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국형 전투기는 따라서 ‘한국이 주도하여 개발한 전투기’를 뜻하는 것이죠. KF-21의 ‘국산화율 65퍼센트’는 전투기 부품을 기준으로 한 수치입니다. 즉, 실전용 전투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절반 이상을 국내 연구진과 기술진이 개발했다는 것이죠.

 

방위사업청 유튜브 콘텐츠 

 

KF-X 사업의 본질은 바로 ‘자주 국방’이에요. 우리의 영토와 영해를 우리의 국방력으로 보호한다는 것이죠. 그 초석으로 삼는 요소 중 하나가 ‘전투기 독자 플랫폼 확보’입니다. 이는 국방 예산 관리와 국방 자산 운용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과제인데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 돈 주고 사온 전투기는 고장나면 주요 부품은 우리 마음대로 수리 못하고 미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겠지요. 하지만 한국형 전투기라면 우리 스스로 신속히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2000년 KF-X 사업 공표 후 22년 만에 일군 ‘국산화율 65퍼센트’가 유의미한 성과인 까닭입니다.

※ 인용 출처: 「‘미국 삿대질’ 공군의 굴욕 11년 만에 ••• KF-21 날다」, 《한겨레》, 2022. 7. 22.

 

창공의 보라매(왼쪽) / 출처: 방위사업청 유튜브 콘텐츠 <KF-21의 비행 여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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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랩터 #4.5세대전투기

 

KF-21의 공식 명칭은 ‘보라매’죠. 그런데 일부 밀리터리 마니아층과 언론 기사들에서는 ‘베이비 랩터’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는 전투기의 세대 구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됩니다. 2022년 현재 최신형 전투기는 5세대에 속하고, 우리의 보라매는 바로 그 아래 버전인 셈이죠. 이러한 ‘세대’ 구분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부터 쓰이기 시작한 전투기 분류 기법이라고 해요. 아래 내용은 전투기 세대별 특징 및 주요 기종에 대한 기사 내용을 발췌•요약한 것입니다.

 

1세대: 소련 미그-15 및 미그-17 / 미국 F-86 세이버 등
한국전쟁을 포함한 1950년대 중반까지 활약했다. 대부분은 레이더가 없었으며, 아음속의 속도에 자유낙하 폭탄을 떨어뜨리며, 탄띠로 이어진 기관총을 쏘았다.

2세대: 미국 F-104, F-105, F-106 / 프랑스 미라지3 / 스웨덴 사브드라켄 / 소련 미그-19 및 미그-21 등
대략 1955~1960년에 개발됐던 전투기로 초음속 시대에 접어들어 높은 상승고도, 상승속도 등 항공역학 분야와 엔진 성능 개선에서 괄목할만한 발전이 이뤄졌다. 이 시기에 레이더와 미사일이 장착되기 시작했다.

3세대: 미국 F-4 및 F-5 / 소련 미그-23, 미그-25, 수호이-15 / 프랑스 미라지 F1 및 슈퍼 에텡데르 등
1960년대에 개발된 전투기. 이때부터 전투기에 항공 전자공학이 도입됐다. 이제부터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컴퓨터 기술에 따라 전투기의 첨단 능력이 좌우됐다. 전투기의 전투 성격도 항공전에서 전자전으로 전환됐다.

4세대: 미국 F-14, F-15, F-16, F-18 / 러시아 미그-29, 미그-31, 수호이-27 / 영국 토네이도 / 프랑스 미라지 2000 / 스웨덴 사브비겐
1970~1980년대 전투기. 컴퓨터가 본격 도입되면서 시스템 통합으로 항공전자 기술은 더욱 정교해졌다.

4.5세대: 미국 F-18E/F / 프랑스 라팔 / 유럽 유로파이터 / 한국 KF-21 보라매 등
4세대 전투기의 개량형.

5세대: 미국 F-22 및 F-35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스텔스 형상을 갖추면서 고기동이 가능한 비행기.

― 발췌 출처: 「전투기 세대 구분은 어떻게 하나」, 《한겨레》, 2007. 5. 3.

 

5세대&nbsp;전투기(스텔스기)&nbsp;F-22&nbsp;/&nbsp;출처:&nbsp;Wikipedia(en.wikipedia.org)

 

위 분류표의 5세대 대표 전투기인 F-22의 이름이 바로 ‘랩터(Raptor)’예요. 그래서 4.5세대 한국형 전투기의 별칭이 ‘베이비 랩터’가 된 것이죠. KF-21은 5세대 랩터의 일부 스텔스기 성능을 탑재하였고, ‘전투기의 눈’으로 일컬어지는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형 위상 배열) 레이더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KF-21의 AESA 레이더는 해외로부터의 기술 이전 없이 국내 기술력으로 완성한 결과물이에요. 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과학 전문 매체 기사를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 「‘한국형 전투기의 눈‘ AESA 레이더는 무엇인가」, 《동아사이언스》, 2020.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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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공산업의 획을 그은 2022년

 

지난 6월 말 개봉한 <탑건: 매버릭>은 전투기 파일럿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주인공 피트 미첼 대위(톰 크루즈 분)가 조종한 기종은 4세대 전투기 F/A-18E/F ‘슈퍼 호넷’이었죠. 영화의 성공과 함께 전투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졌습니다.

 

<탑건: 매버릭>이 상영 중이던 7월 6일 KF-21 ‘보라매’의 지상 활주 테스트가 있었고, 이어 19일 시행된 시험 비행까지 성공하면서 전투기라는 존재가 우리 국민들의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온 것 같습니다.

 

4세대 전투기 F-18 슈퍼 호넷을 조종하는 <탑건: 매버릭>의 피트 미첼 대위 / 출처: 다음 영화(movie.daum.net)

 

또한, 한국형 전투기의 등장과 함께 관련 사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요. 그중 하나가 탄소섬유입니다. 강도가 높고 가벼운 탄소섬유는 전투기 동체의 소재로 쓰이고 있어요. 항공산업 분야에서 탄소섬유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주요 복합재입니다.

 

올해 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주항공 분야의 탄소 소재 자립화 추진’ 계획을 밝혔는데요. 관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탄소소재 역량은 세계 4위 수준으로 대표적 소재인 탄소섬유는 2013년 세계 세 번째로 양산에 성공하는 등 선진국 대비 80퍼센트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 인용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우주항공 분야의 탄소소재 자립화 추진」, 2022. 2. 18.

 

이러한 국제적 평가는 효성과 같은 국내 기업들이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올초 효성첨단소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한항공 등 기업들과 함께 우주항공 탄소 소재 개발을 위한 ‘탄소 소재 융복합 얼라이언스’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6월 21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첫 시험비행 성공(7월 19일),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호 발사 성공(8월 5일). 2022년은 우리나라 항공산업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지구의 상공과 우주 공간을 누빌 한국 항공산업의 미래! 그 미래의 든든한 ‘윙맨’으로서 효성도 계속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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