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직잡] 어디서도 일할 맛 나니까! 거점•위성 오피스

Story/효성

 


알쓸직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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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는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일은 회사에서 해야 하는 것이었어요. 1시간이 넘는 고된 출퇴근을 감수하고 고용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약 2년 동안 재택근무를 경험하고 나니 근무 환경에 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근무지의 위치와 근무 형태가 회사를 고르는 기준이 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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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장인이 선호하는 근무 형태

 

최근 잡코리아에서 근무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직장인 41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 근무 환경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무려 86.9%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가장 희망하는 근무 환경으로 출근과 재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68.5%)를 꼽았어요. 다음으로는 재택근무(38.7%), 게다가 집과 근접한 곳에 위치한 거점 오피스 근무를 희망하는 직장인도 무려 29.1%나 차지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놀라는 직장인은 없을 것 같아요. 직장인 대부분이 출퇴근 스트레스가 없는 재택근무의 장점과 때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출근이 필요한 상황을 모두 고려해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택했을 것이고, 여기서 더 나아가 재택근무의 장점을 좀 더 극대화할 수 있는 거점 오피스로의 출근을 선호했을 것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죠. 또한,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새로운 근무 형태가 직장 선택 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답했어요. 어떤 가치를 지닌 회사인지와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회사인지가 중요해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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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도 거점•위성 오피스

 

시애틀에 본사가 있는 아마존은 2020년 8월 14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댈러스와 디트로이트, 덴버, 뉴욕, 피닉스, 샌디에이고 등 6개 도시에 거점 오피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구글도 전체 직원의 20%는 재택근무, 20%는 자신의 부서가 아닌 다른 지역 사무실로 출근해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실리콘밸리도 사무실과 집에서 번갈아 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를 넘어 사무실 활용과 근무 여건에 대한 디테일한 구상에 나섰는데요, 일부 기업들은 본사 대신 직원들의 집과 가까운 곳에 위성 오피스를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데 무척 적극적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어요. 서울 시내와 수도권 곳곳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기업에 따라 거점 오피스를 직접 마련해 운영하기도 하고 이미 업무에 필요한 인프라를 모두 갖춘 공유 오피스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거점 오피스로 위워크나 집무실, 패스트파이브 등 공유 오피스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비용 절감뿐 아니라 업무 공간과 생활 공간 사이의 거리를 좀 더 좁힐 수 있어서 1인 기업이나 스타트업뿐 아니라 앞으로는 일반 직장인에게도 중요한 공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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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 오피스가 정말 그렇게 좋기만 할까?

 

거점 오피스를 활용하면 집이나 카페보다 보안 측면에서 더 안전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어요. 본사보다 더 가까운 곳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개인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또 수도권에 기반을 둔 기업이 각 지역에 거점 오피스를 활용함으로써 지역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는 의견도 있어요.

 

일본이 좋은 예일 것 같군요. 인구 약 5,300명의 일본 도쿠시마현 가미야마는 폐 전통 가옥과 상공업시설을 리모델링해 저렴하게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위성 오피스 프로젝트를 추진했어요. 덕분에 이곳에는 기술 기업의 본사 및 위성 오피스 16개가 들어서게 되었고, 이를 통해 업체 종사자 136가구, 221명이 이주해 마을은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일본 홋카이도의 에코린 목장 마을, 나가노현 시오지리시도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거점 오피스가 본사로의 출근보다는 편하지만, 다른 직원과의 의사소통이 곤란하고 성과관리가 어렵다는 점 등 업무상의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는 더 이상 지정된 곳에서만 일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는 것, 기업도 재택근무로 인해 회사 외의 공간에서의 높은 업무 성과와 효율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 당장은 문제 해결이 쉽진 않겠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협업 툴과 메타버스로 구현한 가상 오피스로 인해 금세 해결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참고자료

매거진 한경 <‘집•회사 아닌 제3 공간에서 일한다’…주목 받는 거점 오피스>

조선일보 <주4일제, 집근처 위성 사무실… 실리콘밸리는 근무 실험 중>

소비라이프뉴스 <회사보다 가깝고 집보다는 먼... '거점 오피스'의 등장>

사례뉴스 <직장인 86.9% 코로나로 새로운 근무 환경 ‘좋다!’, 2022년은 어떤 근무 형태 갖추나?>

아시아경제 <[스마트워크 혁명] 창문 열면 논•밭 보이는 전통 가옥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