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이야기하는 시집.

Story/효성

 

 

 

 

 

 

안녕하세요, 여러분 :D
저는 요즘 활짝 핀 봄꽃을 구경하는 재미에 출근길이 즐겁답니다. 여러분은 ‘봄’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꽃, 햇살, 봄비, 싱그러움….? 왠지 모를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는 계절이라 그런지 달콤한 사랑이 하고 싶어지게 만들기도 하구요. 이래서 봄바람(春風)을 맞으면 봄바람이 난다고 하나봅니다^^ 
 

 

 


                                                                                  <영화 ‘너에게 닿기를’ / 쿠마자와 나오토 감독>


 

여러분에게 사랑은 어떤 것 인가요? 시인들의 언어는 늘 아름답지만 그들도 사랑 앞에서는 더욱 아름답고 달콤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세월은 가고 세상도 변하고 나도 많이 살아왔다. 이세상에 낡을수록 좋은 것은 사랑뿐이어서 오래된 나의 사랑 노래들이 지금도 내 가슴 깊은 곳에서 새파란 싹으로 돋아난다…(중략)… 건조하고 메마른 사랑과 이별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이 시절, 나의 사랑 노래가 사람들의 손등에 내리는 첫눈 같았으면 좋겠다’ <그대, 거침없는 사랑>에 실린 작가의 말입니다. 이 시집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모두 느끼셨겠지요^^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연애편지에 김용택님의 시를 한편 적어 보내리라 오랫동안 생각해 왔을 정도로 사랑에 대한 달콤함을 잘 담아낸 시집이라 생각됩니다. 그 중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를 전해드릴게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연어’라는 책의 작가로도 유명한 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잘 표현해내는 시인 중 한 명입니다. 현재 문예창작과 교수로도 활동 하고 있는 그는 제자들과 한 달에 서너 번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그들의 숨어있는 열정을 끌어내주고 싶어서라고 하는데요, 그 중 빠지지 않는 가르침이 “연애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라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의 시집을 읽는 동안에는 사랑하면서 가질 수 있는 애틋함, 아련함, 안타까움, 행복, 상실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 한편 감상 해 보실까요?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랑의 대상을 소재로 삼아, 사랑의 행복과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인이 그리는 사랑의 대상은 절망과 패배와 어둠을 상징하지 않기 때문에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김옥림


 

내가 그대 곁에 있어
그대가 외롭지 않다면
그대 눈물이 되어 주고 가슴이 되어
그대가 나를 필요로 할땐
언제든지 그대 곁에 머무르고

나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만남이고 싶다.

 


내 비록 연약하고 무디도
가진 것 없다 하여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건
부끄럽지 않은 마음하나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땐
주저 없이 달려가 손을 잡아주고
누군가가 나를 불러줄 땐
그대 마음 깊이 남을 의미이고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만남과 만남엔 한치 거짓이 없어야 하고
만남 그 자체가
내 생애에 기쁨이 되어야 하나니
하루하루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싶다.

 

 

제목만으로도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감정이 꿈틀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는 시집입니다. 특히 ‘누군가가 나를 불러 줄 땐 그대 마음 깊이 남을 의미 이고 싶다’라는 구절은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나네요^^ 현대시가 지니는 난해함이나 시적 모호함이 없이 시어나 표현이 쉽고 간결하면서도 깊이가 있어 진정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 합니다. 여러분들도 그 누군가에게 멋진 의미가 되길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마법 같은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은 사랑이 완성되는 순간이기도 하고 사랑이 더욱 견고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며
어쩌면 이제 막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우린 결혼식 사진 한장 없다.
하지만 우린 매일매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마법 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사랑을 한다는건 어쩌면 정원을 가꾸는 일과 같을지 모른다.
당신들의 정원에도 예쁜 꽃이 피길. 시원한 바람이 불길. 찬란한 햇빛이 비추길….
그리고 가끔은 마법 같은 비가 내리길…
<드라마 ‘시크릿가든’_마지막회 대사 中>

 

 

이 드라마의 대사처럼 사랑은 마법과 같은 것이죠. 그 누군가 그런 말을 했었죠. 사랑은 모든 세상을 핑크빛으로 물들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은 세상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떠오른 사람이 있다면 핑크빛 세상을 만들어 주어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