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C] 코로나19 백신, 이래서 ‘묻따않’ 기다린다

인사이트/라이프


백신은 전 세계적 관심사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COVID-19) 때문이죠. 요즘 우리는 독감 백신(인플루엔자 백신)의 유통 과정까지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위한 독감 백신 일부가 운송 도중 상온에 노출돼 급히 수거됐다는 소식이 여러 언론매체에 보도됐는데요. 이 뉴스 덕에 우리는 ‘백신은 저온 보관돼야 한다’라는 사실을 알았고, ‘콜드 체인(Cold Chain: 저온 유통)’이라는 전문용어에도 익숙해졌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이 상온 노출된 백신의 안정성 검사를 실시했고, 다행히 이달 초 ‘이상 없음’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백신 안정성 검사 담당 부처가 식약처·질병관리청이라는 사실이 전국에 전파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 국민들의 의료 상식 수준은 무척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로나19 ‘탓’이라 해야 할지 ‘덕분’이라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모두가 감염병과 싸우고 있는 지금, 우리의 전투력(!) 상승을 위해 ‘백신 상식 5가지’를 모아봤어요. 이 5가지는 곧, 코로나19 백신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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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상식 #1
백신과 치료제, 이렇게 다르다


그렇습니다. 백신은 백신, 치료제는 치료제. 둘은 그 개념이 전혀 다릅니다. 체내에 항원(세균, 바이러스 등을 총칭하는 용어)이 침입했을 때, 이와 싸우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①우리 몸속 항체(면역세포)를 참전(?)시키거나 ②우리 몸 외부에서 치료제를 투입시키거나. 백신은 특정 항원과의 실전을 대비해 항체를 강하게 훈련시키는 용도인데, 이 훈련이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치료제는 지원군이라 할 수 있겠고요.


백신과 치료제 개발 과정의 차이 | 출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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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상식 #2
머신러닝 연상시키는 예방접종 원리


앞서 백신은 ‘특정 항원과의 실전을 대비해 우리 몸속 항체를 강하게 훈련시키는 용도’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렇다면 그 훈련, 즉 예방접종의 원리를 알아봐야겠죠? 핵심 키워드는 ‘기억’입니다.


우리 몸이 특정 항원과 맞서 싸우려면, 그 항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해요. 예방접종이란, 인체 무해한 항원(이미 죽었거나 인위적으로 약하게 만든 항원)을 체내에 들여보내 모의 전투를 전개하는 작업입니다. 이 훈련을 통해 우리 몸은 특정 항원을 똑.똑.히 기억하게 됩니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AI의 머신러닝처럼, 한 번 기억한 항원에 대하여 우리 몸은 대량의 항체를 활성화시켜 실전을 치르게 된답니다.


영상으로 보는 예방접종의 원리 | 출처: KBS1TV <생로병사의 비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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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상식 #3
식약처가 ‘매년 예방접종’ 권고하는 이유


“예방접종? 작년에 맞았는데 굳이 올해도 맞을 필요 있을까요?”

이 질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렇게 답합니다. 매년 맞는 게 좋습니다, 라고요. ‘면역원성’ 때문인데요. 면역원성이란, 우리 몸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독감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은 해당 독감에 대해 면역원성을 지니게 됩니다. 단, 이 면역원성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게 아니라고 해요. 예방접종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셈이죠. 이런 이유로 계속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는 것이고, 따라서 ‘매년 예방접종’이 권고되는 것이랍니다.



백신 효과에도 유통기한이?

웬만한 ‘백신’ 주사는 평생 한 두 번의 접종으로도 면역력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독감 백신은 그렇지 않다. 매년 맞아야 한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거의 매년 변이를 일으켜, 바이러스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달라진 바이러스에게 기존 독감 백신은 효과가 없다. 따라서 독감 백신은 매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세계 각 지역의 바이러스 유행정보를 종합하여 그해 가을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종류를 예측해 발표한다. 그리고 백신 제조회사들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독감백신을 제조하고 있다.


*발췌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웹진 《열린마루》 2016년 10월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실제로 거의 매년 조금씩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해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으며, 또한 인플루엔자 백신의 면역원성은 6개월 정도인 사유로 해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백신을 맞는 것이 필요하다.


*발췌 출처: 《열린마루》 2011년 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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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상식 #4
코로나19 백신, 정말 안 맞고 흡입하게 될까?


아직까지는 많은 분들께서 백신을 ‘맞는다’라고 표현하실 텐데요. 주사를 맞는 예방접종이 현재로서는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백신을 꼭 맞기만 하는 건 아니에요. 먹기도 한답니다. 대표적인 것이 소아마비 백신입니다. 최초의 소아마비 백신은 1952년 조너스 소크(Jonas Edward Salk)가 개발했습니다. 피내용(주사형) 백신으로, 개발자의 이름을 따 ‘소크 백신’이라 불렸죠. 그러다 1955년 알버트 사빈(Albert Sabin)이 구강형 백신(먹는 백신)을 내놓았습니다. 일명 ‘사빈 백신’이죠. 현재 소아마비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박멸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몇몇 해외 연구진이 ‘스프레이형’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라는 뉴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코나 입에 백신을 뿌려 흡입하는 형태라고 하는데요. 물론 아직은 말 그대로 개발 단계일 뿐이라서, 과연 현실화될지 어떨지는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음··· 맞든 먹든 흡입하든, 하루빨리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었으면 좋겠네요.


무려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도 소개된 소아마비 백신 개발자 조너스 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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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상식 #5
‘홍역 재확산’ 사태 들여다보기: 코로나19 백신 기다리는 이유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전 세계 홍역 감염자 수는 백신 접종 등을 통해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 국가’ 인증을 받았죠. 2017년 이 인증을 받은 영국보다 3년이나 앞선 기록입니다. 더이상 걱정거리가 아닌 줄 알았던 홍역, 최근 다시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해에는 태국 여행객들의 감염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어요.


홍역의 귀환(?)은 일반 국민들로 하여금 이런 의심을 품게 합니다. ‘백신 맞아봤자 소용없는 거 아냐···?’ 하지만 홍역 재확산 사태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홍역 환자의 재급증은 특히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서 도드라지는데요. 전문가들은 일부 유럽인들의 ‘안티 백신(anti-vaccine)’ 풍토가 그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WHO는 백신 기피 편상을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난해 홍역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자, 영국에서는 의사들이 나서서 부모들은 '백신 불신'을 믿지 말고 자녀들에게 예방접종을 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WHO의 마틴 프리에드 박사도 BBC에 유럽 일부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예방접종을 시키지 않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럽에서 '백신 불신'이 강하다"며 "일부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상당수가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발췌 출처: 「세계보건기구, '홍역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BBC 뉴스 코리아, 2019.1.21




홍역은 이미 오래전 인류가 정복했다고 알려진 질병입니다. 백신을 맞으면 95% 이상 예방이 됩니다. 미국은 2010년 홍역 퇴치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백신 기피가 번지면서 홍역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세계 홍역 사망자 수는 약 13만6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WHO는 “일부 부유한 나라에서 나타나는 홍역 증가는 백신에 대한 잘못된 관념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발췌 출처: 「SNS 백신괴담에…19년 전 퇴치한 홍역 불렀다」, 중앙일보 ‘알쓸신세’, 2019.3.3



홍역 재확산의 원인이 다름 아닌 ‘안티 백신’ 풍토라는 얘기인데요. 언젠가(빠른 시일 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을 때, 행여나 백신 기피 현상으로 전 세계 접종률이 낮지는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홍역 재확산 사태는 감염병 백신의 역할과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데요. 그래서 더더욱, 코로나19 백신을 기다리게 됩니다.


영국 BBC 뉴스가 홍역 재확산 사태를 다룬 보도 영상.
스미사 문다사드(Smitha Mundasad)라는 의학 전문기자의 멘트가 인상적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홍역 백신이 성공적이었다는 게 이 사태의 원인”이라는 내용인데요.
백신 효과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감염병 위협을 인지하지 못하게 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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