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와의 공감인터뷰] 변화하고 싶다면 어제보다 1% 변신하라!

Story/효성



“인간관계든, 비즈니스든 간에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결심한 것을 실천에 옮겼다는 사실입니다. 결심한 일을 하지 못하는 건 의지력이 없어서라기보다 실천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2006년도 우수교양도서’, 네티즌 최다 추천도서, 포털사이트 선정 올해 최고의 책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붙으며 출간한 지 1년도 채 안 되어 118쇄를 찍은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작가 이민규.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 전문가인 그의 최근 관심사는 실천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특장점인 ‘실천 지렛대’다. 지난해 펴낸 <실행이 답이다>는 바로 그것을 명쾌하게 풀어낸보고서다.

이민규 교수는 저서에서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실천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문제와 실천을 방해하는 요인을 분석했다. 전작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로 대인관계를 위한 25가지의 셀프 리모델링을 제시했다면 <실행이 답이다>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다루었다고 볼 수 있다. 외부로 뻗었던 촉수가 내부로 향하게 된셈. 달리 보면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요건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간,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으로의 전환이기도 하다. ‘더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이민규 교수가 다년간 숙성시킨 고민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그 시작은 단순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처세술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읽으면서도 관계를 개선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어떤 분은 저보다 심리학책을 더 많이 읽는데도 변화하지 못하죠. 그런 내담자와 반복적으로 마주하다 보니 자연스레 실천력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사실 그의 궁금증이 대단한 건 아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물음이다. 하지만 대개 그저 스치는 감정, 일시적인 사건으로 치부하기 쉬운 일이기도 하다. 웬만해선 일상으로 들이진 않는다. 고민으로 끌어안는 건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민규 교수는 달랐다. 그는 궁금증을 자신의 일상으로 가져와 오래도록 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 제대로 부화시켰고, 그 결과 <실행이 답이다>라는 책을 낳았다. 반복되는 것에 무뎌지기보다 깊어지는 쪽을 선택한 이민규 교수. 끊임없는 학습과 탐구로 그는 또 다른 성과를 거머쥐었고 자신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오랜 시간 동안 그가 최고일 수 있는 이유다.




1971년, 단국대학교 특수교육학과에 입학한 건 4년 장학금 때문이었다. 처음 만들어진 학과이니 취업도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돈 걱정, 취직 걱정은 안 해도 되니 그거면 족하다 싶었다. 하지만 꿈을 좇는 ‘청년 이민규’에겐 안정된 미래가 생각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 학과에 대한 특별한 정보 없이 입학한 상태라 매 순간 진로가 고민이었다. 재미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 학과 공부는 치명적이었다. 그는 점점 학자의 길에서 멀어졌다.

“대학 때 이태원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했어요. 해삼, 멍게 같은 걸 팔았는데 장사가 꽤 잘됐죠. 단골도 많았고요. 공부보다 재밌게 느껴졌고 졸업 후엔 장사해야지 싶더라고요.(웃음) 그러다 심리학, 그중에서도 임상실험 분야에 눈뜨게 되었습니다. 다른 학문과는 달리 일상에도 적용되고 실용적으로도 풀어낼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시작된 모험이었다. 안전한 특수교육과 잘할 수 있는 장사를 뒤로하고 임상심리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한양대병원에서 1년 동안 수련생으로 일한 뒤 심리검사 공군 장교로 군대를 다녀오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했다. 남보다 늦게 결심한 길이라서 몇배 노력이 필요했지만 ‘좋아하는 분야’라서 괜찮았다. 남들에 비해 더디 가고 또 못하는 건 그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학점이 나빠서 4학기에 마치는 대학원을 7학기 만에 졸업했지만 담담했다.

중요한 건 어제의 이민규보다 나은 ‘오늘의 이민규’가 되는 것뿐이라서 자기비하 따윈 스며들 틈도 없었다. 그의 경쟁자는 늘 자기자신이었고 그 때문에 모험과 혁신이 어렵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드리워진 장애물이 걷혔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실천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어떤 일을 하건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좋아하지 않는다면 재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제대로 하지 못하죠. 연애할 때 그 사람이 정말 좋아야 시간과 에너지, 돈 등을 투자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해요.”





어린 시절의 이민규 교수에겐 내세울 만한 재능이 없었다. 게다가 조용히 묻혀 지내는 편이라 몇 명을 제외하고는 학창 시절 친구들도 그를 잘 몰랐다. 그렇다고 자신만의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한번은 담임교사가 장래희망을 적어보라고 했는데 ‘없다’라고 적었다가 혼이 나기도 했다. 특별히 되고 싶은 게 없던 무난한 아이. 그럼에도 그가 경쟁이 팽배한 사회에서 위축되지 않고 지금의 이민규로 거듭난 건 ‘자기 신뢰’ 덕분이었다.

“혼자서 뭔가 만들기를 좋아했어요. 예를 들면 성냥갑에 구리판과 전선을 연결해서 만든 기계로 계란빵을 구워 친구들에게 나눠주거나, 사과 상자로 책상이나 침대를 만들고, 자전거나 라디오를 분해해서 조립하곤 했습니다. 간혹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게 문제는 아닐까 싶었지만 남들과 비교하진 않았어요.”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자기 신뢰로 이어졌다. 파스칼이 “인류의 모든 문제는 사람들이 방 안에 혼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했듯, 그는 간간이 하던 일을 멈추고 혼자만의 시간에 ‘생각할 거리’와 놀았다. 보편적인 시각으론 열등감으로 치부될 만한 그의 특성은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됐다.

그 때문에 그는 긴 호흡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고 글을 다듬어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매일 달라지고 싶다면 매 순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그저 할뿐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민규 교수. 그가 생각하는 가장 위대한 책임이란 결국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은 신년 결심을 작심삼일로 망가뜨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요즘 불신과 불통, 우울과 자살, 경기 침체 등으로 사회가 어수선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변화할 수있는 부분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자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빛을 향해 돌아서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는 것. 바로 그 믿음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자신만의 특별한 1%의 매력도, 성장케 하는 실행력도 그로부터다. 이민규 교수가 2012년에 선사하고픈 행복이 움트는 기적 같은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