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맛] '소박한 미식이 선사한 크나큰 기쁨' 마카오 카레 어묵

Story/효성



때로 여행은 맛으로 기억되곤 합니다. 낯선 곳에서 누리는 참신한 맛의 경험은 최고의 성찬 부럽지 않습니다. 효성첨단소재(주) 경영전략실 경영관리팀 연슬기 과장 또한 마카오 여행 중 길거리에서 맛본 카레 어묵이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소박한 음식이 크나큰 기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국적인 맛에 반하다, 카레 어묵


올봄, 연슬기 과장은 남편과 함께 마카오로 ‘먹방 여행’을 떠났습니다. 진정한 먹방 여행이란 오로지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최대한 많이 즐기는 것. 연슬기 과장은 인터넷에서 유명한 집으로 이름난 곳보다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진짜 맛집을 찾아 나서곤 합니다. 정보가 부족해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그 과정 또한 여행의 즐거움이라 여기기 때문이죠.


“메뉴는 사전 조사해서 정하되, 음식점은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곳을 방문하는 편입니다. 한국어 메뉴판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언어는 안 통해도 어찌어찌 주문하면 되더라고요. 주문 실수로 예상치 못한 음식을 맛보기도 하는데 이런 경험 또한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해요.”


마카오의 필수 관광 코스인 세나도 광장에는 카레 어묵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한데요. 각종 어묵꼬치, 버섯, 야채, 면뿐만 아니라 선지, 양대창 같은 내장 식재료까지 본인의 취향에 따라 재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샤부샤부처럼 데쳐서 익힌 후 일회용 용기에 담아주는데 그 위에 카레 소스를 부어주면 카레 어묵이 완성됩니다. 평소 카레를 좋아하는 연슬기 과장과 남편에게는 속 재료까지 골라 먹을 수 있는 카레 어묵이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카레 어묵이 생소하긴 했지만 현지에서 먹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맛은 샤부샤부와 카레의 중간 맛 정도? 길거리 음식이지만 큰 용기에 카레 국물이 넘칠 정도로 담아줘 걸으면서 먹기는 힘들어요. 그래서인지 공용 벤치에 앉아서 먹는 사람이 많았죠. 우리는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먹었는데, 누가 봐도 카레 어묵 먹은 걸 알 정도로 옷에 국물을 다 흘리며 먹었네요(웃음).”


이뿐이 아닙니다. 갓 구워 바삭한 식감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이 기가 막힌 에그타르트는 거의 매일 사 먹었죠.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인 멸치 국물 맛의 굴국수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여운을 주는 음식이야말로 최고의 미식일 터. 연슬기 과장에게 마카오 여행은 맛있는 행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진하고 깊은 풍미의 카레 어묵


재료: 카레 가루 80g, 물 4컵, 어묵 300g, 껍질 벗긴 새우 4마리, 양송이버섯 2개, 브로콜리·당근 1/4개씩, 쌀국수면 30g


① 카레 가루를 물에 풀어 끓인다.

② 어묵, 양송이버섯, 브로콜리, 당근은 한입 크기로 썬다.

③ 끓는 물에 쌀국수면을 2분간 익혀 건진다.

④ 어묵, 새우, 양송이버섯, 브로콜리, 당근을 데친다.

⑤ 데친 재료들과 면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카레 소스를 붓는다.




 연슬기 과장의 마카오 여행기 ‘축복과 행복이 깃든 여정’


축복과 함께 시작된 여행이었습니다. 올해 초 여행을 계획할 당시 임신을 준비 중이었기에 장거리 여행지 대신 우리나라에서 가깝고 이동도 편리하며 온화한 날씨의 여행지를 찾던 끝에 마카오를 선택했죠. 마카오는 행여 컨디션이 좋지 않아 호텔 내에서만 머물더라도 즐길 거리가 많고 곳곳에 세계문화유산도 있어 관광하기 좋아 제게 꼭 맞는 여행지였습니다.


여행 준비를 마치고 출발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 임신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그토록 기다리던 아기가 찾아온 것이죠. 임신 초기라 처음에는 여행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이 앞섰는데요. 의사 선생님이 극초기라 입덧도 없고 조금 돌아다녀도 무리 없을 거라며 여행은 지금이 적기라고 말씀해주신 덕에 마음 놓고 마카오 먹방 여행을 떠났습니다.


행복을 품고 떠난 마카오 여행은 걸음마다, 곳곳마다 즐거운 여정이 펼쳐졌습니다. 수영장, 카지노, 쇼핑몰 등 호텔에 머물며 주변만 돌아다녀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관광 인프라가 잘 형성되어 있어 놀랐죠. 무엇보다 화려한 즐길 거리가 여행의 묘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재미 삼아 시도한 카지노 게임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두 배의 돈을 획득해 그 돈으로 더 많은 음식을 즐길 수 있었죠.



마카오 현지의 맛에 홀딱 빠진 연슬기 과장과 남편



두 눈에 생생하게 담은 워터쇼도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하우스 오브 워터 댄싱’이란 공연이었는데, 무대에서 쓰는 물이 올림픽 경기 수영장 규격의 몇 배가 될 정도로 규모가 큰 쇼에요. 순식간에 무대는 강으로, 육지로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배우들의 서커스에 가까운 다이빙 솜씨를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던 시간. 스펙터클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스토리는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언어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 더욱 좋았죠. ‘판다 파빌리온’도 인상적인 곳 중 하나였는데요. 판다가 대나무를 먹는 귀여운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빙그레 웃음이 났어요.


좋은 소식을 안고 떠난 곳에서 힐링과 미식, 즐거운 경험을 누렸던 여행. 일상을 한 뼘 더 풍성하고 행복하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천 가지 표정을 지닌 마카오의 낮과 밤





마카오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이국적 정취를 느끼며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려한 볼거리와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지요. 낮에는 시간이 깃든 역사로, 밤에는 휘황찬란한 야경으로 옷을 갈아입는 마카오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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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품은 위대한 유산

마카오를 찾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세나도 광장에서 여정을 시작합니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과거의 영향을 받은 광장은 물결 모양의 모자이크 바닥이 이국적인 정취를 선사하죠. 과거 의문의 화재로 건물 정면만 남은 세인트 폴 대성당도 필수 관광 명소입니다.





각양각색 맛의 향연, 미식 탐방

마카오는 명물로 손꼽히는 에그타르트를 비롯해 마카오식 고기 버거인 주빠빠오, 광둥 요리인 딤섬, 완탕면 등을 즐길 수 있어 미식가들의 천국이라고 불립니다. 마카오 현지인들의 먹자골목으로 이름난 ‘쿠냐’ 거리, 떠오르는 고메 스트리트 ‘코타이 스트립’ 등이 인기죠. 또한 마카오는 포르투갈 요리와 광둥 요리가 융합된 ‘매캐니즈’ 요리가 발달한 것이 특징. 세계적인 스타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과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맛집이 곳곳에 자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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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낭만적인 인생 뷰

마카오에서는 야경을 즐기는 방법도 가지각색인데요. 오픈 톱 이층 버스를 타고 도심을 달리며 야경을 가까이, 생생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야경을 좀 더 짜릿하게 즐기고 싶다면 마카오 타워로 향할 것. 높이 233m에서의 스릴 넘치는 번지점프와 스카이워크 등 액티비티와 함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색다른 추억을 선사합니다.





지루할 틈 없는 호캉스 & 엔터테인먼트

마카오에서는 호텔 그 자체가 여행지가 되기도 합니다. 탁 트인 전망의 객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갖춘 호텔이라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심심할 틈이 없죠. 호텔 대부분이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더욱 매력적입니다. 베네치아를 연상케 하는 인공 수로에서 곤돌라를 탈 수 있고 초대형 워터쇼, 분수쇼 등의 특색 있는 공연도 관람할 수 있는데요. 밤이 되면 웅장한 외관의 호텔들이 형형색색 불빛을 뽐내는 모습 또한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입니다.




글 | 김주희

사진 | 한수정(Day40 Studio)

요리·스타일링 | 권민경(101Reci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