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B급 뉴스] ‘우리는 실수를 먹고 자랍니다’ 직장생활 실수 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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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일이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고, 의욕은 넘치는데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 실수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은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퇴근 후 이불킥에 잠 못 이루기도 하지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합니다. 직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우린 실수를 먹고 자라는 직장인이니까요.




 직장에서 실수 안 하세요? 


직장인들은 어떤 실수를 가장 많이 할까요? 직장인 42.5%가 ‘대화 중 말실수’를 가장 많이 한다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보고서나 기획서, 메일 작성 등 ‘문서의 오탈자’가 37.5%를 차지했고요. ‘회식 등 음주로 인한 실수’도 10.0%를 차지했습니다. 기타 실수로는 일정 착오나 업무 누락 등의 실수를 자주 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 가끔은 한 번 웃고 지나가기도 하고, 사소한 실수 정도는 눈 감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수를 저지르게 되면 본인도 곤란하고, 주변 동료들도 곤란하게 만드는데요. 그래서일까요? 평소엔 일 잘하다가 한 번씩 대형사고급 실수를 하는 직장동료보다는 차라리 잔실수가 잦은 직장동료가 낫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대형사고가 터지면 그 충격과 공포, 그리고 그것을 수습하는데 수명이 10년은 줄어든 느낌이 드니까요. 물론 잔실수도 자주 발생해선 안 되겠죠?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 되어버리니까요.




 


 ‘이거 영화냐?’ 직장생활 실수 대잔치


효성인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직장생활 중 실수에 대해 물었습니다. 어떤 실수를 했고, 그 실수로 인해 직장 내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떻게 실수를 대처했는지 효성인의 영화 같은 실수담을 들어보겠습니다.



메일도 리콜이 되나요?





“메일 작성할 때 마지막에 "OOO 검토하셔서 OOO까지 전체 회신 바랍니다"라고 써야 하는데, "OOO 검토하셔서 OOO까지 전체 회식 바랍니다"라고 썼어요. 메일을 본 직장동료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전 아마 계속 몰랐겠죠. 관련부서 및 임원까지 포함되어 있었는데… 팀 내 모든 사람들이 저보고 회식비 쏘라고 농담하시는데 정말 퇴근 때까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기분으로 보냈답니다. 그래서 메일 쓸 때 오탈자 조심하고 있습니다.”

- 바함한점 님 -


“메일 보낼 때 ‘이상입니다’ 혹은 ‘감사합니다’로 마무리하는데 이 두 개가 믹스되어 ‘이상합니다’라고 메일을 보낸 적 있습니다. 보낸 제가 이상하죠ㅠㅠ”

- 휴가원츄 님 -


체육대회 때 티셔츠 사이즈를 전체 회신했던 기억... 만인에게 내 사이즈 공개 >0<”

- 여자100 님 -



나의 신입시대





“2000년도 초반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하신 분을 전사 게시판에 퇴직발령 처리를 했던 실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엄청 혼났었네요. 그 뒤로 몇 번씩 검토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 이광호 님 -


“신입사원 때 팩스 사용법을 몰라 문서를 거꾸로 넣어 업체에 계속 흰색 부분만 보냄; 업체에선 “팩스가 안 옵니다.” 저는 “보냈습니다.” 반나절을 실랑이한 경험이 있습니다”

- 김민제 님 –


“신입사원 시절, 처음으로 계약서에 날인했던 날이 흑역사로 기억에 남습니다. 갑의 입장에서 동일계약서 2부에 각각 날인을 먼저 하고 우편으로 보내서 을의 날인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작성된 계약서를 보니 오른쪽 귀퉁이에 날인이 반쪽씩 되어 있는 것을 보고선 "계약서는 이렇게 작성하는 거구나!"하고선 2개의 계약서 모두 오른쪽 귀퉁이에 날인을 절반씩 찍어 우편으로 보냈지요. 며칠 뒤 을 측의 담당자 분께서 전화가 와서 "날인을 잘못하신 것 같습니다."라는 음성을 전해 듣는 순간, 정말 쥐구멍에 숨고 싶더군요. ^^”

- 계약날인은절반만 님 -


“90년대 자금팀 사원일 때, 그 당시엔 직원들이 당좌수표, 자기앞수표를 들고 직접 은행에 가서 입금해야 마감이 되었을 때 일입니다. 입금해야 할 수표를 다른 은행에 입금하여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사무실 복귀했는데, 입금되어야 할 은행에서 입금이 되지 않아 언제 오냐고 계속 연락이 오는 통에 돌아온 저에게 입금 안 했냐고, 전 그제야 입금이 잘못된 걸 깨닫고 부랴부랴 입금 취소 요청하고, 다시 입금하여 마감 처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대형 실수였어요. 이후 한 번 더 확인하고 처리하는 업무 습관이 생겼습니다.”

- 미소천사 님 -



시간을 달리는 직장인





“어느 날, 알람시간을 착각하여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설정하였고, 아침에 일어나 기계적으로 준비하고 출근하고 보니 아침 7시 15분이었습니다..”

- 설부용 님 -


“급하게 끝내야 하는 작업이 있어 저와 차장님, 선배님까지 일요일 아침 출근을 약속 했습니다.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알람을 5분 간격으로 6시부터 맞추어 놓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오전’이 아닌 ‘오후’로 맞추어 놔서 10시에 일어나 택시 타고 공장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엄청 늦었지만 웃으며 "잘 잤냐?"라고 장난 쳐주신 차장님과 선배님 감사합니다. 그 뒤론 알람 맞출 때마다 두 번 세 번 확인한답니다.”

- 황태자 님 -


시간 잘못 보고 일찍 퇴근했었어요 ㅜㅜ”

- 무탈 님 -



후 아 유?





담당 임원인 줄 모르고(동료인 줄 착각) 반말로 전화 응대한 일. 전화 도중 알고 "네, 상무님"하고 공손히 전화 받음.”

- 해보자 님 –


“호칭 실수를 자주 하는데, 부를 일이 많은 우리 팀장님께 여러 번 ‘선생님’이라고 부른 건 약과... 한 번은 ‘하나님’이라고 불러버렸습니다.

- PrincessLea 님 -


“대학 동기 단체 카톡방과 회사 팀 단체 카톡방이 헷갈려 퇴근 후 친구들에게 “어디야?”라고 보낸다는 게 회사 단톡방에 보내, 팀장님께서 “사무실^^”이라고...

- 최상추 님 -


“문서에 이름을 타이핑하는 중에 잘 알던 분이 본인의 이름도 적어 달라하셔서 적으려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제 얼굴도 빨개지고 그 분도 "우린 이런 관계"라며 놀리시고 굉장히 미안했었네요.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일이 다반사인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합니다.”

- 춘삼월 님 -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실수할 당시엔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집니다. 덕분에 훗날 안줏거리로 얘기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니 팍팍한 직장생활에 활력소가 되어 주기도 하고요. 또 실수가 있어야 인간미 있어 보이기도 하지요.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실수를 했다면 신속하게 수습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혼이 날까 봐 두려워서, 실수한 것이 부끄러워서 보고를 미뤄도 안 되고, 문제가 커졌다고 포기해서도 안 돼요. 보고 시기를 놓치면 더 큰 문제를 만들 수도 있으니 실수 즉시 인정하고 이를 빠르게 수습해야 하죠. 그리고 실수를 통해 배운 교훈으로 다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심하면 됩니다. 실수 없는 평온한 직장생활이 되길 바라지만, 실수 좀 해도 괜찮습니다. 지금의 실수가 더 나은 우리를 만드니까요.




일러스트 | 김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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