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인터뷰] "디테일로 생산성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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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분기 ‘자랑스러운 효성인상’ 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선종표 부장. 스판덱스 제조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신기술을 개발하며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치밀한 관찰과 섬세한 연구로 성과를 거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돋보기’를 들이대다 


‘근본’에 집중하며 일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종표 부장은 스판덱스 품질 불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듭 고민하던 차, 생산성과 품질 두 가지를 동시에 꾀하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어요.  


“글로벌 무한 경쟁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판덱스가 탄생하는 현장에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품질 이상을 일으키는 현상을 공정과 설비 개선을 통해 차단하고자 했습니다. 스판덱스 제조 공정의 주요 프로세스인 중합, 방사, 테이크 업(Take up) 부문의 사소한 점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품질 이상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지요.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보자는 생각으로 나섰습니다.” 


선종표 부장은 가장 먼저 주요 설비 부품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일부터 시작했는데요. ‘처음’으로 돌아가 설비의 기본적인 세팅 상태, 구조적 결함을 면밀히 살피면서 차츰 맥을 짚어갔고, 그 결과 문제 발생의 원인을 규정하고 개선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우선 중합 설비 내 Gel 발생 억제 설비를 개선했다. 부품의 파손으로 중합물의 균일성 변동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는 데 몰두했습니다. 중공업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중합 설비의 진동 해석, 유체 해석, 구조 해석 등을 진행해 원인을 분석하고, 다양한 재질과 여러 가지 형태의 부품에 대한 강도 테스트, 피로 테스트 등을 디테일하게 실시하며 재질과 형태를 개선했죠. 그 결과 지난 2016년에 28%에 달하던 불량률을 2017년에는 5%로 줄일 수 있었답니다. 




 치밀하게 관찰하고 섬세하게 개선하다 





선종표 부장이 무엇보다 공을 들인 것은 스판덱스 실을 감는 새로운 와인더(Winder) 개발이었습니다. 기존 마찰식 구동의 와인더는 신축성이 좋은 스판덱스 실을 강제로 돌려서 감는 방식이었는데요. 품질 문제를 일으키는 슬립 발생 가능성이 높았어요. 


‘좀 더 품질에 유리한 와인더는 없을까’ 고민한 끝에 선진 기술을 국산화에 집중했습니다. 숱한 고민과 테스트 끝에 보빈 직접 구동 방식을 적용했고, 기존 대비 생산성을 1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고속 와인더 개발에 성공했어요. 현재 고속 와인더는 글로벌 공장에 도입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답니다.


“고속 와인더에는 무려 10여 가지의 기술이 녹아 있어요. 그중 세 가지는 전기 분야 기술이지요. 기계와 전기, 생산 분야가 한데 맞물려 돌아가는 프로젝트였기에 어느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었습니다. ‘실이 왜 길게 잘리지?’, ‘중간에 실이 끊기는 이유는 뭘까?’ 문제점을 짚어내기 위해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은 물론 동영상을 찍어 반복적으로 보면서 연구했지요. 개발은 그 과정이 세심하지 않으면 실패로 끝나게 마련이니까요.”


고속 와인더 시운전을 국내 공장에서 성공적으로 마치고, 해외 공장에 적용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진동이 너무 많이 발생해 아찔한 기억도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곧바로 현지 공장을 방문해 설비 환경에 맞춰 꼼꼼하게 재설계한 결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게 선 부장의 디테일한 움직임 덕분이랍니다. 



 

 다시 도전하며, 혁신을 꿈꾸며 


그간 수많은 시행착오로 벽을 하나하나 넘어온 선종표 부장. 그는 영광의 여정에 슬쩍 한발 뒤로 빠져 있습니다.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지만 상사와 동료,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격려와 응원을 보내줘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연구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을 얻었지요.” 


효성에 입사한 후 20여 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국내외 공장을 누비며 스판덱스 설비 전문가로 거듭난 선종표 부장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섭니다. 다시 한 번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형 방사기용 와인더 개발인데요. 이는 1기의 방사기에서 기존 대비 생산성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해요.


전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1%의 디테일이 필요한 법. 꼼꼼한 ‘다시 보기’의 자세로 스마트한 ‘새로 고침’을 실현한 선종표 부장이기에 이번 도전도 성공하리란 확신을 가져봅니다. 



"스판덱스PU 구미공장은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과 물성을 만드는 Mother Plant로서 역할 수행을 충실히 해줘야 합니다. 경쟁사보다 좋은 품질을 만들고 후발 주자와는 품질 Gap을 더 벌려야 합니다."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




 Thanks to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신 스판덱스PU 김용섭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역량을 믿고 마음껏 연구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계 전문가인 제게 전기와 생산 전문가의 조언이 절실했습니다. 구미공장의 생산을 책임지는 배인한 상무님, 귀한 도움말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믿고 따라와준 기술혁신팀의 모든 팀원에게도 격려의 말을 건넵니다. 일진에이테크, 삼창기전 등 적극적으로 개발에 큰 힘을 실어준 협력업체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 | 김주희

사진 | 한수정(Day40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