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은 매한가지, 드라마 속 개성만점 부모님

Story/효성




어떠한 사람이든 부모라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매한가지입니다. 하지만 자녀들은 그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합니다. 아마 평생이 지나도 다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도 못 한 채 곁에서 떠나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GOD의 <어머님께>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처럼요. 



“피곤하셨는지 어머님은 어느새 깊이

잠이 들어버리시고는 깨지 않으셨어

다시는...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한번도 말을 못했지만

사랑해요 이젠 편히 쉬어요. 

내가 없는 세상에서 영원토록”


GOD ‘어머님께’ 中



<어머님께>에서는 아들이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이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자장면이 싫다는 말로 양보하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고개 숙이고 희생하는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그런가 하면 ‘OK’라는 유행어를 남긴 <거침없이 하이킥>의 박해미 님은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야무지고 똑 부러지게 아이들을 키웁니다. 이처럼 미디어에는 제각각 다른 성향을 지닌 부모님이 등장하는데요. 오늘은 미디어 속, 그중에서도 드라마를 중점적으로 어떠한 부모님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츤데레, 아들 바보, 딸 바보 등 다양한 캐릭터의 부모님이 있을 듯한데요. 과연 드라마 속에는 어떠한 유형의 부모님이 있는지 지금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TV 안돼! 게임 안돼!” 엄하디엄한형



완벽한 엄마, <완벽한 아내>의 심재복



사진: KBS2 <완벽한 아내> 공식 홈페이지



먼저 1990년대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친 여배우 고소영 님이 10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작품 <완벽한 아내>입니다. 그녀는 열혈주부이자 워킹맘 심재복 역을 맡았는데요. 하지만 ‘재복’이란 이름과는 반대로 인생에서 복이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돈도 없고 남편 구정희(윤상현)의 사랑 역시 받지 못하죠. (13년 차 부부의 현실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슬픔이 밀려옵니다…) 걸크러쉬 돋는 멋진 성격이 그녀의 전부입니다.


극 중에서 재복은 보통의 어머니들처럼 아들 진욱(최권수)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TV 시청과 핸드폰 게임에 제한을 둡니다. 진욱은 그런 엄마가 미워 “엄마 깡패”라는 말로 속을 할퀴고 뒤집어 놓는데요. 하지만 걸크러쉬 돋는 그녀의 성격답게 눈 하나 꿈쩍하지 않습니다.


“왜 뻥 쳐”라며 대드는 진욱에게 재복이 “네가 아무리 엄마가 미워도, 엄만 널 바르게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어”라고 말하는 드라마 속 상황은 그녀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실은 깡패 엄마가 아니라 훌륭한 어머니의 전형이죠? 여기까지 고소영 님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은 심재복 엄마였습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신적 지주형



현모양처의 대명사, <사임당, 빛의 일기>의 신사임당


 

사진: SBS <사임당, 빛의 일기> 공식 홈페이지



우리 역사 속에는 ‘현모양처’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 한 분 있습니다. 바로 신사임당이죠? <사임당, 빛의 일기>는 신사임당과 허구의 인물 서지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과거와 현대를 잇는 퓨전 사극입니다. 오랜 공백 기간을 끝내고 대중 곁으로 다가온 배우 이영애 님이 출연하여 더 화재가 되었는데요. 극 중에서 그녀는 신사임당과 서지윤, 1인 2역을 소화하며 과거와 현대를 오갔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심사임당의 현모양처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대장장이가 되고 싶은 것이 어머니께 창피한 일이냐고 물어보는 장남 이선(강수한)에게 그녀는 말합니다.



“대장장이가 얼마나 중요한데, 대장장이가 없으면 농사에 필요한 괭이며 호미를 누가 만들어 줄 것이냐? 이 세상에는 선비만 필요한 것이 아니란다. 농부도 어부도 대장장이도 다 필요하단다. 그들이 모두 어우러져야 제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야. 누구나 다 완벽하지는 않단다. 그러니 네 앞에 놓인 삶을 스스로 선택해서 지치지 않고 걸어가면 되는 것이야. 너 자신을 믿고. 알겠지?”


<사임당, 빛의 일기> 20회 中



그 밖에도 그녀는 자녀들을 황무지에서 눈을 감게 한 다음,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고 바람을 느낌으로서 꿈을 그리게 합니다. 또 도화서 시험에서 강제 낙방을 당한 후, 여자라는 이유로 꿈을 포기해야 하냐며 서러움을 토하는 딸 매창(신수연)에게는 아래와 같이 말하며 눈물을 닦아줍니다.



“이 어미도 네 나이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조선에서 여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자주 답답하고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것이야. 허나, 언젠간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겠느냐. 물론 밤은 길겠지. 허나 언젠가 우리 매창이가 누군가와 혼인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딸을 낳고 그 아이의 아이가 또 딸을 낳을 때쯤이면 해는 뜰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가 그 아이들의 밤을 조금씩 밝혀주면 되지 않겠느냐.”


<사임당, 빛의 일기> 22회 中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웠으나 이영애 님의 미모만큼은 빛을 발한 <사임당, 빛의 일기>의 신사임당이었습니다.



좋은 어른의 모범, <귓속말>의 신창호



사진: SBS <귓속말>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는 아버지 캐릭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거의 국민 아버지 급으로 많은 작품에 등장한 배우 강신일 님입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는 윤명주 중위(김지원)의 아버지로서 구원 커플을 반대하며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귓속말>에서는 이보영 님의 아버지 신창호 역으로 출연하였습니다. 전 동료 김성식 기자의 살해 혐의를 받으며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지만 기자였던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명예롭게 삽니다. 항소를 취하하면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다는 딸 신영주(이보영) 권유에 창호는 아래와 같이 답합니다.



“재판 계속해야지. 내 무죄를 밝히는 게 아니야. 성식이 그렇게 보낸 놈들 잡는 거지. 영주야 다들 마음을 바꾸니까, 세상이 안 바뀌는 거야. 처음 기자 생활 같이 시작한 놈들. 누구는 방송국 보도 본부장이 되고, 누구는 신문사 편집국장이 되고 짧은 인생, 명함에 새길 글자 파느라 허비한 놈들이야. 아빠는 세상을 뜨더라도 계속 내 일을 하다가 갈란다. 영주야, 너는 아빠처럼 살지 마라.”


<귓속말> 3회 中



위 대사는 드라마 상에서 신창호가 어떠한 인물인지 잘 드러납니다. 그 밖에도 “있는 죄는 키울 수 있지만 없는 죄는 못 만든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역시 딸이 정신적 지주로 의지할만한 아버지죠?


안타깝게도 강신일 님은 딸의 누명을 벗기고 죽음을 맞이하며 더 이상 드라마에는 등장하지 않는데요. 하루빨리 더 좋은 작품에서 더 멋진 역할로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드라마 <귓속말>에서 딸의 정신적 지주였던 신창호 아버지였습니다.




 내 자식이 최고! 자식 바보형



아버지는 자식 바보, <아버지가 이상해>의 변한수


 

사진: KBS2 <아버지가 이상해> 공식 홈페이지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는 1남 3녀의 다복한 가족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대가족의 가장인 배우 김영철 님이 연기하는 변한수 아버지는 자타공인 자식 바보이자 아내 바보이기까지 하죠. 분식집 사장님인 변한수는 젊어서는 일하는 아내 대신 자식 뒷바라지를 도맡아 하며, 다정하고 자상한 아버지이자 든든한 가장의 역할을 해냈는데요. 매일 아침, 출근하는 자식들을 위해 식사를 챙기고, 출근길 배웅에 퇴근길 마중까지. 게다가 친구의 아들까지 자식으로 품는 부성애를 보입니다.


이쯤 되면, 드라마 제목처럼 정말 아버지가 이상한 것 같습니다. 현실에 이런 아버지는 없을 것 같거든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아버지와는 정반대인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표현이 서투를 뿐. 우리의 아버지들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한수 아버지 못지않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 <행복을 주는 사람>의 임은희, 박복애


 

사진: MBC <행복을 주는 사람> 공식 홈페이지



한 아이의 친권을 주장하는 세 여자의 혈투를 다룬 드라마 <행복을 주는 사람>에서는 두 명의 아들 바보 엄마가 등장합니다. 먼저 이윤지 님이 열연 중인 임은희라는 인물입니다.


은희는 친자식은 아니지만, 아들 임하윤(조연호)를 가슴으로 낳아 사랑으로 키웁니다. 이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혼자 살아야 했던 은희였기에 가능한 일인데요. 왜냐하면, 하윤 역시 태어나자마자 버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하윤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은희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끔찍이 위하는 장면이 드라마 속에서 공공연히 드러납니다.


은희는 갑자기 제 자식이라며 하윤을 뺏어간 자경(하연주)과 석진(이하율), 복애(김미경)로부터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 사투를 벌입니다. 하윤 역시 자신은 은희의 아들이라며 친엄마 자경의 손길을 뿌리칩니다. “전 엄마 거예요. 만지지 말고 보기만 하세요.”라고 말이죠.


 

사진: MBC <행복을 주는 사람>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또 한 명의 아들 바보 엄마, 박복애도 있습니다. 배우 김미경 님이 연기하고 있는 박복애 역은 은희와는 조금 다른 모정입니다. 왜냐하면, 제 자식을 향한 이기주의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복애는 아들 석진을 위한 일이라면 악행도 서슴지 않습니다. 석진을 향한 모정도 사랑이라기보다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요.


복애는 어린 시절 친구인 임시원(조덕현)의 전 재산을 빼앗고 사고에 몰아넣습니다. 그리고는 시원의 두 딸 은희, 은아(이규정)를 보육원에 보내버립니다. 대신 자신의 가족은 서울의 고급아파트에 입주하죠. 죄책감?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그녀의 사전에 그런 단어는 없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사고를 저지르고 “후회하지 않을 거다. 우리 애들 그동안 너무 고생했다. 잘한 거다”라는 대사와 후에 자신의 악행을 석진에게 들키자 “다 너를 위해서 그런 것이다. 너희들 잘 먹고 잘살게 하려고”라고 말한 장면은 이를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주는 사람>은 혈연만이 가족 구성을 위한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는데요. 두 개의 다른 모성애를 서로 대립시킴으로써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더 강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떡해야 내가 부모님의 맘에 들 수가 있을지 모르고,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하죠” 이승환의 <가족> 중 일부입니다.


노래 가사처럼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다면 더욱 어색하고 쑥스럽죠. 하지만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인 만큼 다르게나마 표현을 해보면 어떨까요? 꼭 말이 아니더라도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조그만 카드를 준비한다든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려도 좋겠네요. 정말 안 되겠다 싶을 때는 “자요” 하면서 선물을 건네드리기라도 해보세요. 무심하고 시크한 표현이지만 부모님께서는 분명 그 마음을 헤아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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