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DIY, 일단 시작해라
그간 효성 그룹 블로그, My friend 효성에서는 구성원이 직접 도전하는 자기계발 이야기를 담아내곤 했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내 가구는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씩 하죠? 오늘은 중공업PG 전력PU 해외프로젝트 영업팀 민현기 과장으로부터 스스로 만드는(DIY, Do it yourself) 특별한 가구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DIY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아 이거 중학교때부터 해보고 싶었지!
<민현기 과장의 사무실 한 켠, 그의 손과 발이 되는 공구들>
Q. 안녕하세요, 먼저 효성의 구성원으로서 과장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해외 프로젝트 영업팀에서 중동 아프리카 시장을 맡고 있는 민현기 과장입니다. Item은 변전소 Turnkey 공사(수주부터 건설, 운영, 관리 및 보수까지 담당하는 공사)입니다.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보다 정확한 설계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Q. 처음 DIY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계기랄 것도 없이 어느 날 문득 “참 이거 중학교 때부터 해보고 싶었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0만 원짜리 톱을 사 들고 장롱 문짝을 주워다가 집 앞마당에 테이블 톱 하나를 만들었던 것이 시작이었죠. 그리고 나서는 저도 모르게 목공, DIY에 빠졌던 것 같아요.
<흔히 목재 등을 직선으로 자르기 위해 이러한 테이블 톱을 사용하곤 한다>
그런데 작업하는 장소가 집이다 보니 큰 공구나 목재들을 옮기는 과정이 점점 어려워졌어요. 1년쯤 지난 후에 와이프가 창고로 쓰는 비닐하우스를 하나 추천해줬습니다. 처음 지저분하던 40평 남짓 되는 공간을 짬짬이 짐 쌓고 치우면서 대략 6개월을 소비했어요. 그래도 하는 일이 재미있다 보니 시간이 아깝다거나 쉬엄쉬엄하자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요.
DIY는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돌아보는 척도가 돼요
<작업 시 동반되는 시끄러운 소음, 하지만 그는 이 순간 조차 편안하다고 말한다>
Q.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DIY에 도전하곤 하는데요, DIY가 과장님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A.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고민합니다. 하지만 뭘 한다고 해서 곧바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죠. 이런 면에서 DIY는 어쩌면 제게 정체성을 심어줬는지 모릅니다. 무언가를 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서서히 맞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말이에요. 또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잘 가고 있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척도이기도 하고요. ^^
<1밀리미터의 오차라도 구상한 완성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측정이 필요하다>
Q. DIY는 아까 말씀하셨던 공구/작업실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초보들에게 추천하는 장비나 팁이 있을까요?
A. 무언가를 만든다고 쳤을 때 그 재료가 될 나무를 치수에 맞게 잘라야 할 텐데요. 초보라고 하시면 인터넷을 이용해서 잘 재단된 목재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원래 공구 값에 재단비 1~2천 원 정도를 더 지불하면 깔끔하게 재단까지 해주는 곳들이 많습니다. 목재와 적당한 공구 그리고 나사못 정도만 있으면 사실 간단한 작업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더 많은 공구가 필요하다고 해도 공구마저 DIY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니, 차츰 배워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작업실은, 보통 베란다 공방이라고 하죠? 아파트 베란다에 최소한의 공구를 이용해서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 마땅한 장소가 없다고 하면 아마 강습비만 내고도 무료로 장비를 사용하는 공방을 찾아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공소, 열쇠 공방이 꼭 무언가를 만들어 팔기 위한 것만은 아니랍니다^^; 정말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시면 직접 추천도 해드릴게요.
<곳곳에서 그의 손때가 묻은 다양한 공구들을 마주할 수 있다>
Q. 사실 평소에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지만 시간을 많이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꾸준히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싶지만,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일단 시작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무언가 시작할라치면 야근 걱정에 가족들의 따가운 눈총도 있죠. 그런 것들을 모두 신경 쓰면서 무언가를 할 바에는 그냥 편히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엄두도 못 내서는 무엇도 할 수 없겠죠?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모든 문제는 알아서 해결됩니다. 제 와이프도 처음엔 싫어했지만, 하나 둘 필요한 걸 만들어 가니 이제는 되려 안 가느냐고 묻던걸요. ^^; 또 제게는 이 활동이 복잡한 회사 문제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랍니다.
<선반에는 작업에 필요한 재료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Q. DIY 관련 정보는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A. 딱히 어딜 가서 배우는 게 아닌지라, 100% Wood Worker(링크)라는 카페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모르는 게 있어 질문을 올리면, 목공과 관련해 다양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친절한 답변을 해주시죠. 아마 이 카페에 있는 자료만 다 봐도 DIY를 하는 데 모르는 게 없을 겁니다.
<전동 드릴을 이용하는 작업,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몰두한 모습이다>
Q. 가구를 선물하거나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신가요? 없다면 그럴 계획이 있으신가요?
A. 판매 아닌 판매를 한 적이 대 여섯 번 정도 있긴 한데, 이제는 안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돈 받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재료비까지 들였는데 안 받을 수도 없고 해서요. 그냥 앞으로 지인들 선물용으로나마 만들어 드릴까 해요. ^^
다른 활동? 대학 때 기타로 Little Wing 쳐보고 싶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그의 작업모습에서 그가 회사원이란 걸 잊게 해준다>
Q. DIY 외에 하고 싶은 또 다른 활동이 있으신가요?
A. 대학 들어가면서 치기 시작했던 기타를, 이제는 정말 잘 쳐보고 싶습니다. 당시 핑거 기타만 쳤더니 어려워서 늘지가 않았는데요. 마침 손가락도 목공 하면서 다친 터라, 이참에 피킹 기타로 바꿔서 속주 해보려고 합니다. Crazy Train과 Blues 중에서도 Little Wing을 치고 싶어요.
<두 손에 가득 배인 나무 냄새, 작업이 있는 날은 하루 종일 이 냄새와 함께한다>
Q. 자기계발 활동이 업무에 도움이 된 경험이 궁금합니다.
A.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 건 아니지만 종종 이 활동을 알아봐 주시고 친절히 대해주시는 분들 덕에 기쁨을 느끼곤 합니다. 이만하면 빡빡한 사회생활에 기름칠할 정도는 된다고 봐야겠죠? ^^;
<잠시 다리를 펴고 호흡을 고르던 그는 다시금 여유롭게 공구를 집어 들었다>
Q. 훗날 꼭 만들어보고 싶은 DIY 가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
A. 만들고 싶은 것이야 많죠. 우선은 아들을 위한 레고 테이블, 딸을 위한 장난감 부엌과 인형의 집을 만들고요. 이후 재봉틀 수납 테이블과 TV 거실장, 그리고 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서랍 달린 장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현재는? 이제는 수공구를 시작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수공구 입문을 위한 작업대 제작이 이루어지는 작업실>
Q. 지금 만들고 있는 건 뭔가요?
A. 현재 조립 중인 테이블이 하나 있는데, 측면에 클램프를 달고 상판에 구멍을 뚫어 부재를 고정시킨 후 대패질 또는 평상에서의 조립을 가능하게 하는 용품이에요. 작업 DIY를 하는 5년간 수공구를 잘 안 쓰고 작업을 해왔는데 슬슬 수공구로 입문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기도 하죠.
보시면 마무리 단계에서 클램프를 하나 달은 모습인데요. 여기에 19밀리 구멍을 뚫고 각종 클램프를 장착하면 비로소 완성이 됩니다. 이전까지는 고정도 잘 안 되는 대리석 돌판으로 이리저리 잡공구 옮겨 다니느라 고생을 했어요. 이제 이거 완성되면 망치 한번에 클램핑이 된답니다.
그리고 저 뒤에 의자는 어느 직원 한 분이 집에다 둘 만한 벤치를 만들어 달라셔서 만든 건데요. 다 만들고 나니 차에도 안 들어가고, 택배 붙이기에는 또 크고, 이렇게 되면 화물 배송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러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서 차마 전해주질 못하고 있어요. ^^;
실로 실용적인 자기계발에 흥미를 붙이신 민현기 과장, 요즘 작업 DIY 덕분에 업무에 활력 또한 더해지고 있다는데요.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취미생활로 누구보다 바쁘고 활기찬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멋집니다!
His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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