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도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지속가능한 커피

ESG

 

현재의 커피 산업은 플라스틱 컵과 빨대 등 수많은 일회용품을 배출하고 있어요. 커피는 1kg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17kg으로 식품 중에서 쇠고기, 양고기, 치즈, 초콜릿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텀블러와 스테인리스나 유리 빨대를 사용하는 등 개인의 노력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에 걸친 정책의 변화나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불가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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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종이’로

 

단지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사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종이 소재로 변경하는 것은 분명 환경에 더 이롭죠. 이미 2018년부터 스타벅스에서는 종이 빨대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일회용품 사용 규제와 함께 점차 여러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플라스틱 컵과 빨대의 사용을 줄이고 종이 소재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카페뿐 아니라 커피믹스 등 인스턴트 커피 제품에서도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동서식품은 지난 2021년부터 커피믹스 대규격 제품의 손잡이를 폴리에틸렌(PE)에서 종이 소재로 변경한 데 이어 컵 커피 제품군에 종이 빨대를 도입했습니다.

 

출처: 동서식품

 

물론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환경에 더 큰 도움이 되겠지만,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플라스틱이 줄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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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착한 커피, 공정무역 커피

 

 

커피는 전 세계에서 하루에 22억 잔(2018년 자료 기준)이 넘게 소비되고 있다고 해요. 그 생산량의 90% 이상이 일명 커피벨트라 불리는 곳에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커피벨트에 포함된 나라들 대다수가 브라질, 콜롬비아, 베트남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입니다. 아무리 커피 소비가 늘어나서 커피가 많이 팔려도 커피 생산 농가나 노동자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이에 이들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여 농가와 노동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지역사회와 환경을 보호하여 지속가능한 커피를 생산하자는 공정무역 커피가 생겨났어요.

 

공정무역 커피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커피’는 특히 여성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품이 4개 팔릴 때마다 여성 농부와 가족들에게 1년 건강보험료를 기부하는 '솔브 커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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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재배 방법, 그늘 재배와 버드 프렌들리 인증

 

대부분의 커피농장은 햇볕 아래 커피나무를 심는 선 그로운(Sun Grown) 재배법으로 커피를 경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늘이 없는 환경에서 커피나무가 더 빠르게 자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를 위해 많은 커피농장이 넓은 면적의 열대 우림을 파괴해 많은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었다고 해요. 또 병충해에 약한 커피나무로 인해 다량의 농약을 사용하는 점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이처럼 커피 재배가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재배법이 그늘 재배(Shade Grown)입니다. 그늘 재배를 선택할 수 없는 지형이 많진 않지만, 강한 태양 빛과 바람, 서리 등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해주고 수분 유지와 병충해 예방 등 장점이 충분하죠.

 

 

커피나무의 40% 이상이 그늘 재배를 하고, USDA(미국 농무부) 기준에 따라 친환경 재배를 하면 ‘버드 프렌들리(Bird Friendly®)’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요, 새들도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 인증은 지속가능성과 관련하여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요. 버드 프렌들리 커피는 맛과 품질도 더 좋아서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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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 없는 커피? 대체 커피

 

기후 변화로 인해 향후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 들어보신 적 있나요? 커피 재배에는 엄청난 탄소 배출을 감내해야 해야 하는 커다란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에 전 세계에서 대체 커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죠.

 

스타벅스 1호점이 탄생한 미국 시애틀에서는 ‘세계 최초의 분자 커피’라는 타이틀을 내건 기업이 등장했어요. 아토모 커피(Atomo coffee)는 대추씨 추출물, 치커리 뿌리, 포도 껍질 등의 식물 폐기물을 분해한 후 분자 커피의 재료로 합성해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또 샌프란시스코에선 컴파운드 푸즈(Compound Foods)라는 업체에서 발효 기술을 통해 재배한 미생물로 커피 없는 커피를 만들어냈어요. 이 밖에도 디카페인 대체 커피로 보리, 맥아 보리, 치커리 등을 주재료로 한 페로(Pero)도 네슬레사가 판매하고 있죠.

 

컴파운드 푸즈의 대체 커피 제품 / 출처: shopminuscoff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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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오염의 주범에서 신산업으로, 커피 찌꺼기의 반전

 

커피의 소비 이후까지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요? 커피를 추출하고 난 후에 남은 커피 찌꺼기(일명 커피박)는 매년 세계적으로 1,000만 톤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커피 찌꺼기가 땅에 묻히면 토양이 카페인으로 인해 오염되고,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커피박 1톤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338kg로 자동차 1만 1천여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습니다.

 

이에 커피박을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서울시 성동구에서는 2020년부터 ‘성동형 커피 찌꺼기 재활용 사업’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내 카페들에서 나오는 커피박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요, 이렇게 모은 커피박은 테이블과 의자를 만드는 등 다양하게 재자원화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CJ프레시웨이의 키즈 식자재 브랜드 ‘아이누리’는 아이들에게 자연 선순환 개념을 알리고자 카페에서 커피박을 수거해 친환경 커피 화분으로 만들어 ‘새싹 연구소 바질 키우기 키트’를 선보였습니다.

 

출처: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coffeebak.kr)

 

한국 맥도날드와 매일유업, 카길애그리퓨리나는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과 함께 커피박의 자원순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어요. 맥도날드와 매일유업은 자사 커피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커피박을 재활용 자원으로 배출하고, 자원과순환은 이를 회수해 단미사료로 전환하고 이를 카길애그리퓨리나가 배합사료로 제조해 매일유업의 협력 목장에 공급합니다. 커피박 사료를 먹고 자란 젖소와 가축이 생산한 우유, 계란, 육류 등은 다시 매일유업과 맥도날드에 공급될 예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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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아하는 커피를 언제까지나 마시고 싶어서

 

경제 불황 속에서도 세계 커피 소비량은 향후 2030년까지 매년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이렇게 커피는 우리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지만, 생산부터 소비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이 있죠. 커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는 전 세계와 산업 전반에 복잡하게 걸쳐 있기에 나와는 상관없다고 느껴질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저 좋아하는 커피를 매일 마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면 됩니다. 어떤 커피를 어떻게 마실지 선택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커피에 관한 관심을 표현하고 힘을 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