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of Things] 청바지와 크레오라

Story/효성


결코 ‘만만해서’가 아닙니다. 이보다 더 나를 잘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고, 이보다 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옷은 없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청바지는 부담이 없습니다. 어떤 옷이나 액세서리와도 훌륭히 매칭할 수 있습니다. 외출할 때 언제나 손이 가는 존재, 진(Jeans)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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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부터 시작할까요?


소개요? 소개가 필요할까요? 뭐, 그래요. 첫 번째 사물 인터뷰라고 하니 해보죠.


안녕하세요. 옷장에 한 벌만 가지고 있는 분은 없을 거예요. 기본적으로 두세 벌은 가지고 있으시죠? 저는 광부의 바지, 카우보이의 바지에서 모두의 바지가 된 진(Jeans)입니다. 한국 이름은 청바지이고요. 제 브로(Brother: 형제)들은 무척 스타일리쉬합니다. 스키니, 스트레이트, 배기, 카고, 부츠컷 등. 여기에 워싱, 코팅, 데미지 등의 스타일을 더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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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람들이 왜 자주 입는다고 생각하세요?


편하니까요. 세상 이런 편한 옷이 또 있나요? 어디든 앉아도 괜찮고, 먼지나 이물질이 묻어도 티가 잘 나지 않고, 두께감이 있는 데님이 살들을 잡아 주잖아요. 바지 하나만으로도 여러 스타일링이 가능하기도 하죠. 


사실 이건 표면적인 이유고요. 저는 시대를 넘나드는 인기 덕분에 많은 유명인과도 함께 했습니다. 먼 선조께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함께 영화 <황야의 무법자, 1964>를 찍으셨어요. 에스닉한 패턴의 판초와 매치해서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셨죠. 영화 <이유 없는 반항, 1955>의 제임스 딘과는 젊음과 반항을 표현하기도 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사실 너무 많아서 모두 언급하기 힘듭니다. 항상 시대의 아이콘과 함께했다는 것만 말씀드리죠. 다시 말해서 저는 태생적으로 실용주의자이자 젊음과 반항, 혁명과 변화의 상징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저를 찾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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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편한 옷이긴 한데요, 까다롭기로는 청바지만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아요. 고르기가 무척 힘들죠. 디자인이 괜찮다 싶어도 실제 입어보면 영 아닐 때가 많을 겁니다. 그건 당신의 체형이 마네킹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웃음) 같은 청바지라도 사람들의 체형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집니다. 한 가지이면서 수백, 수천 가지가 되는 것이죠. 


청바지는 까다롭다.

겉보기에 매끈하게 잘 빠졌다 해도

입어보면 영 아닐 때가 많다.



나와 케미가 잘 맞는 사람을 찾으려면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하는 것처럼, 많이 입어보는 수밖에 없어요. 어떤 스타일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키가 작다면 워싱이 없는 일정한 톤의 청바지, 키가 크고 마른 편이라면 가로선이 있는 밝은 톤의 청바지, 튼튼한 하체를 가졌다면 통이 넓은 짙은 톤의 청바지, 하체가 빈약하다면 종아리 부분부터 좁아지는 배기 청바지. 워낙 체형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스타일을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몇 가지 알고 있으면 청바지를 고르거나 스타일링할 때 훨씬 도움이 많이 됩니다. 다 아는 이야기를 저만 아는 것처럼 했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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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격동의 시기 1950년대에 한국에 들어오셨어요. 한국에서의 전성기는 언제였다고 생각하나요?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말씀해주셨듯 한국에 들어온 게 1950년대니까 거의 70년이 되었죠. 이제 한국 사람 다 됐다는 얘기를 들어요. 한국에도 이런 말이 있잖아요.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다.’ 오늘이 바로 제 전성기인 셈이죠. 그래도 한 시대를 꼽으라면 청청 패션이 유행했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이트 진이 주류였던 한국에 힙합과 히피 문화가 확산되면서 통이 큰 스트레이트 진부터 배기 팬츠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그때는 새로운 시도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똑같은 청바지를 입는 게 자존심 상하는 일인 것처럼 찢고 자르고 붙여서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을 했죠. 아,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한국 팬들에게 반해 버렸거든요. 


스타일을 위해

참아야 한다는 것은

하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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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여름은 어떠세요? 좀 덜 바쁘시죠?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인데요. 여름이라 무겁고 더운 청바지를 덜 입을 거라고 생각하시는군요. 덥다고 피하거나 반대로 덥지만 참는 것은 하수의 생각입니다.


찢청이나 반바지, 핫팬츠 디자인이 여름에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대개 그렇게 생각하시더라고요. 소재는 변한 게 하나도 없지 않냐, 디자인만 바꿔서 트렌드만 쫓는 것 아니냐고 하세요. 착용감과 시원함을 위해 외형의 변화도 신경을 쓰지만, 소재 자체에 대한 고민도 함께합니다. 저희는 늘 변화하고 있어요. 그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자랑 같아서 말은 안 했는데, 전 사실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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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늘어난다는 게 사실인가요? 제가 아는 청바지는 뻣뻣한 옷인데요.


2015년에 제 소중한 파트너, 효성과의 첫 콜라보레이션이 있었어요. 아시다시피 보통 데님(청바지용 섬유)은 섬유이기 때문에 약간의 유격은 있지만 늘어나지 않아요. 효성과는 편안함에 중점을 두고 데님용 원사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 시작했어요. 당시 효성은 ‘크레오라(creora®)’라는 스판덱스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브랜드였고, 다양한 기능성 원사들을 만들고 있었어요. 이 정도 기술력이라면 제가 수년 동안 다양한 소재와의 만남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줄 거라 확신했습니다. 결국 ‘크레오라 핏 스퀘어(creora® Fit2)’라는 데님용 스판덱스 원사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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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판덱스를 적용한 청바지가 이미 있지 않았나요?


크레오라 핏 스퀘어는 이름 그대로 데님의 가로 방향(위방향)과 세로 방향(경방향)에 모두 신축성을 주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스트레치 데님들은 가로방향으로만 신축성이 있어요. 일반 스판덱스를 사용해서 세로방향으로 신축성을 줄 경우 옷이 뒤틀리는 문제가 있죠. 하지만 크레오라 핏 스퀘어는 크레오라의 차별화 원사와 효성의 자체 기술력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습니다. 이제 청바지 하나만으로 레저까지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겁니다. 


덕분에 저는 2015년 11월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데님 프레미에르 비죵(Denim Premiere Vision)’ 전시회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2017년엔 프랑스, 2018년엔 독일에도 다녀왔고요. 국내 데님 원단 업체인 전방㈜과 글로벌 데님 원단 업체 술티(SOORTY)사 등 괜찮은 원단 회사와도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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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 청바지가 힘들어했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어쩐지 그래서 저 친구가 아까부터 하얗게 질려 있었군요. 효성에 한 번 데려오세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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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기다렸어요. (웃음) 세 가지만 말씀드리려고요. 너무 자주 빨지 마세요. 숨이 턱턱 막혀요.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입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물리 법칙을 거스르려 하지 마세요. 아무리 튼튼하다고 해도 섬유예요. 찢어져요. 더 괜찮고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선 청바지를 선택할 때 아직도 태생을 많이 따지는 것 같아요. 청바지는 브랜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몸에 맞는 디자인과 소재가 중요하거든요. 잘 맞는 디자인을 만나셨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Tag를 보고 고르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시면 실패가 거의 없거든요. 효성에서 했던 실험실 영상을 공유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효성TV | 횻횻한 실험실 1화. ‘스판덱스와 쓰레기바지를 입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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