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김치군 인터뷰 ① 여행하는 남자

Story/효성



세상에 여행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여행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마련입니다. 다가오는 휴가철, 직장인들은 더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여행 작가, 파워블로거 김치군을 직접 만났습니다. 누구보다 여행에 정통한 그의 이야기와 크고 작은 여행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기 위해서 말이죠~!



Q. 안녕하세요, 워낙 유명하시지만^^;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김치군입니다. 블로그 ‘내 여행은 여전히 ing’를 7년 째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블로그와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 관련 정보를 알리고 있는 중입니다. ^^



 


Q. ‘여행 작가’라니,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어떻게 해서 여행 작가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여행 작가라는 직업은 딱히 교육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어디서 배울 수 있는 직업도 아닌 것 같아요. ‘여행 작가 되기’ 같은 정형적 패턴은 저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 사설 여행작가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이 꼭 여행작가로 가는 과정은 아닙니다. 대게는 여행 관련 신문 기자, 잡지 에디터에서 독립해서 여행 작가가 되신 분들도 있고요. 저는 앞서 말씀드린 블로그를 통해서 이름을 알리고 작가가 된 케이스랍니다.


Q. 블로그로 이름을 알린다는 것, 쉬운 일처럼 보이지는 않는데요?


A. 기자나 에디터의 경우와는 다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블로거 초기에는 제가 쓴 여행기나 기사를 다양한 여행 관련 매체에 외고 형식으로 먼저 보내는 경우가 참 많았어요. 유명세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여행기와 코스 그리고 사진들이 있었으니까 기사화하려는 곳도 당연히 있으리라는 판단이었습니다.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김치군의 블로그는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최고의 블로그로 인정 받았다>



Q. 노력을 참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A.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대상을 수상하고 나니 조금씩 상황이 좋아진 편이에요.



<김치군의 블로그 URL이 적힌 트로피, 제1회 어워드였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Q. 여행에 대한 사랑(?)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블로그나 저서를 봐도 정말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셨는데요. 가장 첫 여행이 언젠지 기억하시나요?


A. 당연하죠. 대학교 1학년 때였어요. 입대를 앞두고 두 명의 친구와 함께 3달 동안 떠난 동남아시아 여행이었어요. 상세한 계획도 없이 비행기 왕복 티켓과 대략적인 동선만 가지고 떠났었어요.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4개 나라를 거의 발 가는 대로 돌아다녔습니다.



<동남아 지역의 숙소는 그야말로 천차만별!>



Q. 첫 여행이었으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A. 첫 여행이었고, 경비도 적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덥고 벌레도 많고.. 지금 생각해도 참 열악한 환경이었어요. 또 현지에서 영어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고생했죠. 당시 여행은 정말 힘들었지만, 그 경험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그 때 여행 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A. 아니에요. 물론 글 쓰는 것은 원래부터 참 좋아했었고 여행 자체의 매력도 많이 느끼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공대생이었으니까요. 전공인 컴퓨터와 관계된 취업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을 때죠.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저는 컴퓨터가 아니라 단순히 게임을 좋아했던 거더라고요. (웃음)



<콜롬비아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찍은 사진>



Q. 공대 출신이었다니, 의외네요.


A.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공대만 나온 것이 아니라 관련 직종에서 2년 동안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 여행에 큰 흥미를 느낀 것은 대학생 시절, 스페인어 어학연수 겸 여행으로 콜롬비아에 갔을 때에요. 그때쯤 되니까 정말 확실해지더라고요. 저는 컴퓨터보다 게임보다 여행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말이죠. 


Q. 그래서 과감히 일을 그만두신 건가요?!


A. 네^^ 여행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표를 냈습니다. 한 1년 정도만 여행에 매진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운도 따랐던 것 같아요. 해외 근무를 했으니 마일리지도 많이 쌓인 상태였고, 미리 모아놓은 돈도 있었지요. 여행 관련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호주에 갈 기회도 생겼고요. 여행을 다녀오면 예전부터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에 꼭 남기곤 하던 기록들로 시작해서 아까 말씀드린 외고를 넣어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캐나다에 있는 준 북극의 마을 ‘처칠’ 이곳의 오로라 관광 루트는 김치군에 의해 더 잘 알려졌다>



Q. 정확히 언제부터 여행 작가가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가 지난 후부터는 일반적인 여행자들과 조금은 다른 작가만의 여행이 시작되었을 것 같아요. 


A. 기존에 있던 여행루트를 그대로 답습하는 여행은 정말 많이 줄었죠. 새로운 여행지를 개발한다거나, 같은 여행지라도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코스를 만든다거나 하는 여행이 더 많습니다.



<김치군을 처칠로 이끌어준 캐나다 ‘비야레일’ 열차>



Q. 여행, 그 자체를 개척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A. ^^; 아무래도 작가, 전문가이다 보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를 방문하거나 책을 읽는 많은 분들이 언제나 조금 더 새롭고 특별한 정보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치스국립공원 더블오아치, 왼쪽 아래 아치에 아치스의 풍경이,

오른쪽 위 아치에는 푸른 하늘이 보여 더 인상적이다>


Q. 많은 우여곡절 끝에 여행 작가가 되었고, 그 동안 많은 나라와 지역을 여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행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던 곳을 꼽아주실 수 있나요?


A. 저는 미국 대륙 여행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미국만 벌써 30번 정도 다녀온 것 같아요. 미국여행이라고 하면 뉴욕의 도심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가 좋아하는 미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나라입니다. 도시보다는 자연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에요. 옐로스톤, 아치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같은 곳은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그 매력을 다 전하기가 어려운 곳이에요. 



<옐로스톤국립공원의 폭포, 보는 것만으로 아찔함이 느껴진다>



Q. 그 중에 한 곳만이라도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ㅡ^


A.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을 예로 들면, 면적이 9,000㎢에 이르는 곳이에요. 

경기도 면적이 10,171㎢이니 그 크기를 짐작하실 수 있겠죠? ^^ 와이오밍주에 있는 그곳은 넓은 면적 가득 다양한 자연환경이 펼쳐져요. 


화산, 강, 호수, 숲, 산, 황야, 협곡, 온천과 폭포 간헐천까지 상상할 수 있는 환경은 거의 다 있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예요. 활화산이나 간헐천도 신기하지만 온천도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라 성분이나 모양이 다른 형형색색의 온천이 많아요. 야생동물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요. 들소를 마주치는 일은 정말 부지기수이고 이따금 멀리서 곰을 보기도 합니다. 그런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 그 자체에 녹아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김치군이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만난 바이슨(좌), 아름다운 온천(우)>




김치군을 반하게 만든 다른 국립공원은 어떤 곳?


아치스 국립공원

 



유타주 소재.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모래 아치가 있고 4~7월에는 양생화가 많이 핀다. 수백 종의 포유류와 각종 양서류, 파충류가 서식한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플루리다주 소재. 온대와 아열대, 민물과 기수(바닷물보다 염도가 적은 물), 얕은 만과 깊은 연안수가 만나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복합 서식지다. 


 


<김치군이 여행 중 만난 노르웨이의 멋진 풍경과 여행자들>



Q. 국립공원 말고는 또 어떤 곳이 좋으셨어요? 


A. 예전에는 좋았던 여행지를 꼽으라고 하면 거의 무조건 제가 살았던 콜롬비아였어요. 남미에 다녀온 분들은 다들 공감하는 이야기이지만, 사람들이 모두 여유가 있고 친근한 느낌이에요. 여행자이든 이웃이든 똑같이 대해주는 문화가 있었죠. 요즘에는 조금 달라졌다고도 하지만, 좋은 기억이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최근에 다녀온 노르웨이가 더 좋았던 것도 같고 그래요. ^^;


 

<노르웨이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는 김치군과 일행 김치와 쌈장 등이 눈에 띈다>



Q. 콜롬비아와 노르웨이라니, 스펙트럼이 참 넓은데요.


A. 노르웨이는 제가 가장 최근에 다녀온 장기 여행지였는데 그 풍경들 역시 잊히지 않아요. 아내와 함께 숙박시설 대신 캠핑을 이용했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노르웨이의 캠핑장, 이국적인 주변 경관에 더 눈이 간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넓기에(!)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도 많으실 것 같아요. 그중에서 어느 곳을 가보고 싶으신가요?


A. 아..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 가고 싶은 곳이 정말 많은데요. 요즘에 가고 싶은 곳만 꼽아도.. 동남아의 미얀마, 아프리카의 케냐, 마다가스카, 세이셀, 모리셔스 그리고 뉴질랜드도 가고 싶고요.



세이셀, 모리셔스. 처음 들어보셨다고요?




<세이셀(좌), 모리셔스(우) 해변>



세이셀은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국가. 서인도양 적도 부근에 116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이며 정식명칭은 세이셀 공화국이다. 모리셔스 역시 세이셀 인근의 섬나라로 정식명칭은 모리셔스 공화국이다. 


두 나라 모두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아프리카의 모습과는 다른 섬나라로 셀러브리티의 비밀스런 휴가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세이셀은 영국 윌리엄 왕자의 허니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가족 여행, 베컴 부부의 결혼 10주년 여행지로 유명하다. 


 

<여행지에서도 끊임없이 여행에 관한 생각을 멈추지 않는 김치군>



Q. 역시 여행을 향한 열정은 끝이 없으신 것 같아요. ^^; 거의 여행만 생각하고 사시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여행 작가, 전문가, 파워블로거 김치군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여행’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A. 예전에는… ‘습관’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와이프에게 호되게 혼난 적이 있답니다. ^^; 여행 작가라고 해도 여행 경비는 언제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웃음) 요즘에는 습관을 넘어서 거의 ‘일상’처럼 느껴져요. 일할 때도 쉴 때에도 저는 여행과 함께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Q. 여행이 일상이고, 일상은 또 여행이 되는 삶이라니! 새로운 여행지를 개척하는 일까지 더해서 거의 여행을 여행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그런가요? ^^; 

 




Q. 참, 최근에 신작 도서가 나왔다고 들었어요.


A. 네 맞습니다. ‘하와이 여행백서’라는 책이고요. 와이프와 함께 하와이 여행 준비 과정부터 현지 정보를 자세하게 담았습니다. 섬, 지역, 루트, 구조 등으로 정말 ‘백서’에 가까운 내용을 담았어요. My Friend 효성 독자분들께서도 관심이 있어하실 것 같아 몇 권 준비했답니다.


Q. 우와~ 사인도 해주실거죠?


A. 아.. 쑥쓰럽네요^^;

 




여행을 여행하는 남자 김치군의 하와이 여행백서 세 권은 그의 소망대로 독자분들께 드리려고 하는데요. 공정한 선정을 위해서 아래 구글폼에 정보를 입력해주시고 ‘내 인생 최고의 여행지’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ㅡ^


그런데, 인터뷰가 이대로 끝이냐고요?! 아.닙.니.다.!


이어질 2화에서는 휴가철을 맞은 직장인들을 위해 김치군이 여러분들께만 특별한 정보를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기대되신다고요?! 기다려주실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