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효성] 이렇게도 재활용이 된다고? 에어백에서 패션으로, 강혁

Story/효성

 

보통 재활용 또는 새활용이라고 하면, 종이나 플라스틱, 페트병, 캔 등 우리가 분리 배출한 것들을 재료로 삼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미디어를 통해 보는 심각한 자연 훼손의 장소엔 어김없이 이것들이 존재하거든요. 하지만 세상엔 이보다 더 많은 종류의 소재들이 버려지고 있어요. 단지 모를 뿐이죠. 여러분이 몰랐던 재활용의 세계엔 이런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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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패션 브랜드 ‘KANGHYUK’과 에어백

 

강혁이란 브랜드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여러분은 패션에 상당한 관심이 있는 거예요. 강혁은 최강혁과 손상락 디자이너가 만든 패션 브랜드인데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의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2016년 영국 런던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 대학원(RCA) 남성복 석사 졸업 동기였어요. 최강혁 디자이너가 졸업작품으로 만든 옷으로 유명해지면서 손상락 디자이너가 합류해 강혁이란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습니다. 강혁이 유명해진 데에는 그냥 옷을 잘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바로 에어백이라는 소재를 완벽한 패션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벌써 6년째 ‘지속가능’이라는 키워드를 창의적으로 패션에 풀어내고 있어요.

 

강혁은 자동차에서 터져 나온 에어백을 보고 저걸 디자인으로 응용해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해요. 영국의 카센터에서 공수한 에어백을 활용했는데요, 에어백의 바코드, 로고, 구멍, 스티치 등의 디테일이 그대로 옷에 드러나 특별함이 더해진 것이 특징입니다. 애초에 그들은 직물 패턴을 그대로 활용하자는 디자인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효성첨단소재의 에어백 원단으로 만든 강혁 제품

 

지난 5월에는 효성첨단소재의 에어백 원단으로 만든 스키복 컨셉의 재킷, 팬츠 등 친환경 의류 23종을 선보였습니다. 강혁은 대량 생산을 하기 시작하면서 버려진 에어백을 확보하기 어려웠는데, 효성첨단소재가 치수 등 규격에 맞지 않아 판매하지 못하는 제품으로 재킷 기준 700장을 만들 수 있는 양의 에어백 원단을 제공했거든요. 이번 친환경 협업 프로젝트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윤리적 가치 소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효성 조현준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죠.

 

또, 최근에는 효성첨단소재에서 제공한 친환경 안전벨트 소재와 탄소섬유 프레임으로 예술 조형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안전벨트 소재와 탄소섬유는 모두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제품으로 수소차에 이미 널리 적용되고 있습니다. 효성첨단소재의 에어백 원단과 같은 자동차용 산업자재는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탄소섬유의 경우에도 세계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효성첨단소재에서 제공한 친환경 안전벨트 소재와 탄소섬유 프레임으로 만든 강혁의 작품

 

다시 강혁의 이야기라 돌아갈 볼게요. 강혁은 이번 2022 S/S 컬렉션에서 에어백이 아닌 다른 산업 소재도 활용했어요. 바로 흡음재입니다. 방음과 진동을 잡기 위해 차 내부에 주로 쓰이는 흡음재 소재가 가진 특징을 유지하고 원단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했다고 해요. 기존 의류에 쓰이지 않던 새로운 소재를 찾고 발전시키는 강혁은 에어백처럼 흡음재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또 어떤 소재로 지속가능한 패션,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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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업사이클링 합니다

 

강혁처럼 세계 곳곳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소재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이런 사례들이 더 이상 놀랍지 않고, 어디에나 있을 때, 우리의 세상은 언제나 지속가능하지 않을까요?

 


전기자전거 배터리와 비닐봉지 쓰레기로 스피커를 만드는 고미(Gomi)

 

영국 브라이튼에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고미(Gomi)는 버러진 플라스틱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듭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한 고미 스피커도 고미의 작품이죠. 고미 스피커는 플렉서블 플라스틱이라는 비닐봉지나 포장 랩, 저밀도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뽁뽁이 등을 활용했는데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공유 킥보드 사업자인 라임의 폐배터리팩을 재활용하고 있어요.

 

출처: gomi.design


충전 사이클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배터리는 전동 킥보드용으로는 부족해 버려지기 일쑤인데요, 전원을 덜 먹는 기기에서는 여전히 쓸모가 있어요. 고미는 라임 전동 킥보드 1천 대에서 분리한 배터리 5만 개를 세척하고 불량 여부를 판단해 재활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다시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평생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명이 다한 제품을 완전히 재활용 할 수 있도록 ‘무료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운동화로 농구 코트 만드는 나이키의 ‘Move to Zero’ 프로젝트

 

나이키의 ‘Move to Zero(MTZ)’ 프로젝트는 스포츠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항상 새로운 운동화나 의류를 탄생시켜왔어요. 나이키 사이트에서 MTZ 엠블럼을 찾으면 쉽게 지속가능함을 함께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른 곳에 이 엠블럼이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acceptandproceed.com


지난 해 9월에 공개된 나이키의 새로운 프로젝트명은 ‘MTZ BLOK 70’, 세르비아 뉴 벨그레이드에 헌 운동화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운동장과 농구코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곳은 원래 ‘Block 70’이라는 이름으로, 한때 세르비아의 전설적인 운동선수들이 연습하고 성장한 뿌리 깊은 역사를 지닌 곳이었다고 합니다. 이 낡은 운동장을 지역 주민을 위해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재탄생시킨 것입니다. 이 운동장을 만드는데 사용한 운동화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기부한 것이라고 하는군요.

 

출처: acceptandproceed.com

 

세상에 재활용 되지 못하는 소재는 없습니다. 이 말은 또 이렇게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상에 재활용 소재로 만들 수 없는 제품은 없다고요. 어렵겠지만 하나씩 바꾸다 보면 세상을 바꾸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요?

 

 

참고자료

강혁 kanghyuk.shop
고미 www.gomi.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