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효성] 지속가능성을 신다

 

패션업계의 친환경 바람은 이제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하죠. 섬유를 만드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자원이 필요한데, 옷을 만들 때 남는 자투리 섬유와 주인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버려지는 옷은 그대로 폐기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자연은 고통받을 수밖에 없고요. 신발 역시 크게 다르지 않기에, 마땅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신발을 만들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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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의 리젠을 입은 노도니트 플랫슈즈

 

 

노도니트(Nodoknits)는 니트로 만든 플랫슈즈 브랜드입니다. ‘니트로 신발을 어떻게 만들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사실 이 브랜드는 '아주 편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어요.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으로 신발을 만들 때 가죽 위에 본을 떠서 재단한 뒤 이어 붙이는 방식을 쓰지만, 노도니트는 신었을 때 최대한 걸리는 부분이 없도록 봉제선이 없는 심리스(seamless) 방식으로 만듭니다. 봉제선이 없기 때문에 신었을 때 발등에서 걸리는 부분이 없어 부드러운 착용감을 느끼게 해주죠.

 

 

 

이런 생산 방식은 착용감에도 영향을 주지만 버려지는 원단이 없다는 점에서도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친환경을 입고 신는 지금 시대엔 더욱더 그렇죠. 최근 노도니트는 친환경 섬유를 사용함으로써 또 한 번 이슈가 되었는데요, 이때 사용한 것이 바로 효성티앤씨의 리사이클 섬유, 리젠입니다. 일하는 여성의 발을 해방시켜주기 위해 만든 노도니트, 이제는 환경까지 신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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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의 친환경 프로젝트, 어스터치 시리즈

 

휠라 어스터치 시리즈 3종 제품 / 출처: fila.co.kr

 

1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브랜드에서 한국 브랜드가 된 휠라도 친환경을 신기 시작했어요. 지난 9월, 휠라(FILA)는 친환경 프로젝트 슈즈 ‘어스터치(EARTH TOUCH) 시리즈’를 론칭했습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인기 슈즈 3종에 각종 친환경 소재를 접목해 선보이는 것이죠.

 

‘클래식 킥스 B 버전2’ 갑피에는 재활용 코르크와 방수지 등 85%가량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고, 테니스화에서 영감을 얻은 코트슈즈 ‘코트 플럼피’도 재활용 합성가죽과 에코 프렌들리 방수지, 재활용 코르크 등 신발 갑피에 65% 이상의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어요. 또 1993년에 첫 출시된 휠라 대표 러닝슈즈 유로조거를 리메이크한 ‘유로조거 93/21’도 갑피 상당 부분(40% 이상)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신발 박스, 제품 태그 등 패키지도 100% 재활용 종이로 지구를 아끼는 마음을 제대로 터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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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재활용한 렌즈 슈즈

 

출처: rensoriginal.com

 

2018년 여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와 인디고고(Indiegogo)에 썩 괜찮은 제품이 올라왔어요. 커피 찌꺼기로 만든 신발인데요, 그냥 커피 찌꺼기 신발이 아니라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붙어요. 베트남 청년 2명은 핀란드에서 렌즈(Rens)라는 스타트업을 차렸고, 많은 회사가 옷을 만들기 위해 커피 찌꺼기를 사용하지만 아무도 커피 찌꺼기로 신발은 만든 적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직접 신발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출처: rensoriginal.com

 

편의점과 커피 체인점 등에서 수거한 커피 찌꺼기를 말리고 분쇄하여 다른 재료와 혼합해 작은 알갱이로 만든 후, 섬유를 뽑아냅니다. 그리고 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 천연고무를 함께 활용해 신발을 만드는 것이죠. 이렇게 탄생한 렌즈의 커피 신발은 방수와 탈취, 항균 기능이 뛰어나다고 해요. 게다가 신발 한 켤레당 커피 찌꺼기 300g(21잔 분량)과 페트병 6개가 재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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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묻으면 나무가 자라는 오트 슈즈

 

출처: oatshoes.com

 

신발은 여러 소재들을 결합해 만들어요. 밑창은 고무, 중창은 우레탄, 갑피는 나일론이나 가죽 등을 사용하죠. 그래서 재활용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그냥 버려지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런데 버린 신발에서 나무가 자란다면 어떨까요?

 

오트(OAT) 슈즈는 100% 생분해성 소재로 만듭니다. 석유화학 물질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분해가 되도록 제작하죠. 신발 안창은 코르크로, 신발 밑창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그리고 갑피는 대마, 리넨 등의 천연섬유로 만듭니다. 특히 신발 속에 씨앗이 들어 있고, 신발 본체가 영향을 공급해 신발을 땅에 묻으면 나무가 자라죠. 다가오는 봄에는 나무, 아니 신발을 심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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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스의 비건 레더 슈즈, 애플스킨

 

출처: hazzys.com

 

LF는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HAZZYS)'에서 2023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발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앞서 이탈리아 비건 스니커즈 브랜드 '아이디에잇(ID.EIGHT)'과 손잡고 비건 레더 슈즈 '애플스킨' 라인을 출시했습니다.

 

아이디에잇은 한국-이탈리아 국제 커플인 이동선 디자이너와 줄리아나 보르지오(Giuliana Borzillo) 프로덕트 매니저가 지난 2019년 설립했는데요, 사과와 포도 껍질, 파인애플 잎 등 버려지는 과일 부속물을 활용해 신발을 제작하는 비건 패션 브랜드입니다. 이번에 헤지스에서 출시한 애플스킨은 사과 껍질로 만든 비건 가죽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인솔부터 아웃솔까지 신발 전체가 재활용된 폴리에스터, 고무, 면, 종이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됐다고 합니다.

 

효성티앤씨의 리사이클 원사 리젠으로 만든 노도니트 플랫슈즈

 

요즘은 뭐든 자연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옷도, 신발도, 심지어 플라스틱도. 자연을 닮은 소재라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남기는 발자국들이 옅지 않을까, 그래서 금방 사라지지 않을까 믿으면서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길을 걷는 동안 결코 지치지 않고, 한 걸음 한걸음마다 남는 발자국으로 지구가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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