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왜 제페토에서 놀까? 전 세계에서 부는 메타버스 플랫폼 열풍

Story/효성

 

글.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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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세계에서는 어떤 ‘나’로 살아볼까?

 

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SNS처럼 자신의 개 성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수단입니다. 트위터가 짧은 글, 인스타그램이 사진을 매개로 소통한다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의 중심은 아바타죠.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Z세대들은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해 나와 꼭 닮은 분신을 만들거나 아이돌 화장을 하고 눈썹 피어싱을 하는 등 자신과 전혀 다른 페르소나를 창조하기도 합니다. 현실의 나는 ‘취준생’이어도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단돈 3,000원에 구입한 구찌(Gucci) 가방을 들고, 피렌체 거리를 거닐며 ‘플렉스’한 기분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신을 과시 하고, 대리 만족감을 얻는 ‘사이버 부캐’로 제페토 아바타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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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짜는 중요하지 않다

 

메타버스 세상에는 학교, 카페, 영화관 등 현실 세계에 있는 모든 것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제페토의 경우 약 2만 개의 맵(Map, 장소)이 존재하죠. 유저들은 한강을 현실감 있게 재현한 ‘한강 공원’에서 아바타 친구와 수다를 떨고, ‘포시즌 카페’에서 연인과 데이트를 하며, 여러 명의 아바타와 점프 게임을 즐기는 ‘점프마스터’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등 현실과 다르지 않은 시간을 보냅니다. 해외여행이 그리울 때는 공항에 가거나 세계 각국의 관광지 맵을 방문하고, 정치인의 사무실에 가볼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편의점 ‘CU제페토한강점’도 오픈했죠. 이처럼 현실과 다름없는 공간에서 사회•문화적 활동을 하고 타인과 교류하기에, Z세대에게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MZ세대와의 접점을 찾고, 새로운 방식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도 앞다퉈 메타버스 세계에 입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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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젶크’들은 ‘반모’와 ‘상극’을 좋아해

 

즐거움이나 실속을 위해 모르는 사람과도 뭉치는 크루(Crew) 문화는 Z세대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젶크’는 ‘제페토 크루’의 줄임말로 크루원을 모집하는 방에 참여를 신청하면 수락 후 다른 아바타와 크루를 맺을 수 있습니다. 아바타는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접속해 성별, 나이, 국적을 초월해 ‘반모(반말 모드)’로 친구를 사귀고 아이돌 그룹의 역할을 배분해 춤을 따라 하는 등 ‘상극(상황극)’ 놀이를 즐깁니다. 팔로•팔로잉 기능을 통해 친구에게 메시지와 선물을 보내거나 자신의 맵에 초대할 수도 있죠. 1,000명 이상의 팔로어를 확보한 유저는 인플루언서에 해당하는 ‘제페토 파트너’의 지위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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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다

 

제페토 월드에서의 화폐는 ‘코인(Coin)’과 ‘젬(Zem)’입니다. 가입하면 8,500코인이 주어지고 출석 체크, 인증샷 찍기 등 간단한 퀘스트를 시행하거나 현금 결제를 통해 충전할 수 있죠. 코인과 젬으로 원하는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것은 물론 유저가 아바타의 옷을 직접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제페토 크리에이터 1세대인 ‘렌지’는 아바타 의상을 판매해 3월에만 1,500만 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메타버스>의 저자 김상균 교수는 “제페토는 게임이라기 보다 경제 활동이 가능한 휴식을 위한 판타지”라고 정의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도 점차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는 요즘, “2024년 우리는 현재의 2D 인터넷 세상보다, 3D 가상 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라고 했던 미래학자 로저 해밀턴의 말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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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제페토 싸이월드: 추억의 도토리, 가상 화폐로 돌아온다

 

메타버스의 원조 격인 싸이월드. 재개장을 앞둔 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싸이월드 내 가상 화폐인 도토리를 실제 결제 가능한 가상 화폐 페이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IBK기업은행은 ‘IBK도토리은행’ 점포를 열고 실제 금리를 가상 경제에도 동일하게 적용, 이자를 도토리로 지급하는 도토리 통장 상품도 선보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