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횻츠업]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 효성화학의 포케톤! 어디에 쓰일까?

ESG

 

플라스틱 업계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6 662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7.2% 상승하여 2026년에는 1,3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자동차 및 운송, 전기・전자, 의료, 건설 등 우수한 기계적 물성이 필요한 모든 산업 분야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중에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하지만 다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보다 더욱 우수한 물성을 지닌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Polyketone)이 있습니다.

 

 

-
폴리케톤의 특징

 

효성이 10년의 연구 끝에 폴리케톤 독자 기술 개발에 성공한 건 2013년,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입니다. 효성화학의 폴리케톤 브랜드 ‘포케톤(POKETONE™)’이 그렇게 세상에 나왔죠. 폴리케톤은 1938년 나일론이 개발된 이후 75년 만에 개발된 고분자 물질로,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폴리케톤이 더욱더 주목받는 이유는 친환경성 때문입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으로 만드는데, 일반적으로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는 태워 이산화탄소 형태로 대기 중에 흘려보냅니다. 하지만 효성은 이런 일산화탄소를 포집해 새로운 자원을 만들어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폴리케톤 1톤을 생산할 때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가 약 0.5톤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폴리케톤의 기계적 물성을 살펴보면,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나고, 기체 차단성도 현존하는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에틸렌비닐알콜(EVOH)과 동등한 수준입니다.

 

우수한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의 특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으며, 초고강도・초고탄성률의 특성을 가진 슈퍼섬유로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소재들이 포름알데히드, 프탈레이트, 유기 잔류물 같은 물질의 잔류로 인해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FDA 인증을 확보하고 완구, 식품, 화장품, 음용수 등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
폴리케톤으로 만든 제품들

 

새로운 물질에 관한 관심은 높지만, 그동안 만들어오던 제품에 폴리케톤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성에 대해 이해해야 하고 갖춰져 있는 설비를 변경하고 사출 과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오류를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효성화학 POK사업단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점차 다양한 폴리케톤 활용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린플로우의 ‘폴리케톤 수도계량기’와 ‘폴리케톤 전력량계’

 

2019년 9월, 삼성계기공업 주식회사 그린플로우는 효성화학의 폴리케톤으로 만든 수도계량기 2만 3천 개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납품했습니다. 폴리케톤은 황동 소재보다 열전도도가 약 200분의 1로 낮아 기존 황동으로 제작한 수도계량기보다 동파에 강합니다. 실제 영하 20도의 동일 조건으로 황동과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비교 실험한 결과, 황동 제품은 53분 뒤 동파됐지만, 폴리케톤 제품은 130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황동 수도계량기는 납 함유에 의한 위해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폴리케톤 제품은 중금속 용출 염려가 없고 녹슬지 않아 기존 황동 수도계량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에는 폴리케톤 전력량계도 내놓았습니다. 폴리케톤이 화재에 강한 점, 외부 충격을 두 배 이상 견딜 수 있다는 점 등의 특징 때문에 전력량계 소재로 쓰이게 되면서 건설 분야도 공략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GK상사ㆍEGS의 ‘폴리케톤 식판’, EGSㆍ버디파파의 ‘폴리케톤 골프티’

 

2019년 9월부터 스타트업 기업인 GK상사, EGS와 함께 폴리케톤을 적용한 친환경 식기류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무해성을 인정받은 폴리케톤 식기류는 기존 플라스틱 제품보다 강도와 내마모성이 좋아 오래 사용할 수 있는데요, 기업 및 가정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식기류로서 최적화된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EGS와 버디파파에서는 폴리케톤을 이용한 친환경 골프티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기존 제품 대비 강도가 세고, 쉽게 부러지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KIST×효성화학, 기체차단성 우수한 '포장용 필름 신소재, 포칼(POKAL)' 개발

 

지난해 5월, 효성화학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기체 차단성이 우수하면서 습도에 강하고 유연성이 좋은 포장용 고분자 필름 신소재, 포칼(POKAL)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식품용 기체차단 포장 소재로 쓰이는 '에틸렌 비닐 알코올'(EVOH)'은 기체 차단성이 우수하지만, 습도에 약하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수입해왔습니다. 특히 가격이 ㎏당 10달러 내외로 높아 광범위한 제품 적용에 어려움이 있죠.

 

연구팀은 친환경 고분자 소재 '폴리케톤'과 EVOH를 7대3 비율로 섞고 화학적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EVOH보다 우수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신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식품포장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포장재, 자동차 연료탱크, 연료파이프, 진공단열패널, 매립지의 침출수포장막(geomembrane)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 가능해 사회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히로세코리아 ‘자동차 커넥터’ 적용

 

전기자동차의 증가와 함께 폴리케톤의 자동차 적용 사례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커넥터 전문기업인 히로세코리아는 효성화학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개발 초기부터 폴리케톤의 우수한 내충격성과 고유동성을 활용해 기존 소재로는 불가능했던 복잡한 구조의 자동차용 커넥터를 개발하고 시장 확대에 앞장서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편리성과 안정성, 친환경성 등 트렌드에 따라 고성능을 요구하는 전장부품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충격강도, 내마모성, 내화학성 등에서 매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폴리케톤이 적용된 자동차용 커넥터 수요도 더욱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우, 폴리케톤을 사용한 메탈프리 펌프 출시

 

국내 최대의 화장품 포장재 제조사인 ㈜연우는 최근 폴리케톤을 사용한 메탈프리(Metal-free) 펌프를 개발, 출시했습니다. 메탈프리 펌프는 플라스틱의 재활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금속 스프링을 폴리케톤 스프링으로 대체한 신제품입니다. 기존의 스테인리스 스프링은 자석으로 분리되지 않아 재활용 공정에서 분리하는데 문제가 되었으나, 탄성회복력이 우수하고 인체에 무해한 폴리케톤으로 플라스틱 스프링을 개발하면서 재활용성이 증대된 100% 플라스틱 펌프를 상용화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폴리케톤으로 만든 스프링이 적용된 메탈프리 펌프(왼쪽)와 기존 제품(오른쪽)

 

효성티앤에스 ATM용 기어에 폴리케톤 적용

 

코로나 팬데믹으로 ATM 분야는 고기능을 보유한 스마트 ATM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금융 업무를 담당하기에 ATM은 최고의 정밀성과 신뢰성 및 내구성을 갖춘 시스템과 소재를 적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부품을 평가하고 검증해 최적의 소재를 채택하고 있고, 효성티앤에스 역시 마찬가지죠.

 

효성화학과 ATM 선도기업 효성티앤에스는 폴리케톤의 물성이 ATM용 기어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다양한 신뢰성 평가를 거쳐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효성의 폴리케톤, 포케톤 상용화 초기부터 현재까지 ATM용 기어의 다양한 부품에 포케톤을 적용해오며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데요. 포케톤은 우수한 내마모성은 물론 소음 감소 효과도 뛰어나 현재 생산 중인 기어류 부품 200종 외에도 여러 부품에 추가 확대되어 적용하고 있고, ATM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최근 효성화학은 독일 유통업체 케이디 페더슨(K.D. Feddersen)과 유럽 내 폴리케톤 판매를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1949년 설립된 케이디 페더슨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특수 화학 제품을 비롯해 고부가 소재를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회사로서, 영국과 북ㆍ동유럽 주요 국가 등에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올해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세금을 부과하며,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세를 매기는 탄소국경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성의 폴리케톤, 포케톤은 좋은 플라스틱 대체재가 될 거라 예상됩니다.

 

 

참고자료
효성화학 포케톤 홈페이지
한국화학섬유협회 <세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