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상회의와 탄소배출권

Story/효성

 

지난 4월 22일(현지 시간), 지구의 날을 맞아 40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진짜 한 장소에 모인 건 아니고,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연 것인데요. 2050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각국은 기존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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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살펴보기

 

간단히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살펴보면, 미국은 2005년 수준보다 50~52%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제시된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 감축’의 두 배 수준으로 목표를 세운 셈입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최소 55% 감축하기로 했고요. 영국은 지난해 유엔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68%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출한 바 있는데요, 이번엔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78%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일본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기존 26%에서 46% 줄이겠다고 밝혔고요.

 

자, 한국이 중요하겠죠. 한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보다 24.4% 감축한다는 목표를 유엔에 제출한 상태인데요,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는 목표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며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얼마만큼의 상향조정이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IPCC(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의 권고 사항인 2010년 대비 45%에 근접하게 될 거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거의 두 배의 감축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한국뿐 아니라 각국의 기업들이 이 기후정상회의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눈여겨보는 이유는 바로 ‘탄소배출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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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을 사고팝니다

 

아마도 테슬라가 전기차를 팔아서 수익을 낸 것이 아니라 탄소배출권을 팔아서 흑자를 냈다는 기사를 보셨을 거예요. 여기서 나오는 탄소배출권 또는 온실가스 배출권은 쉽게 말해서 온실가스 배출 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 단위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하고, 할당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있어요. 할당받은 배출권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여분의 온실가스 배출권이 남게 되죠. 이때 온실가스 배출권을 초과한 사업장에 팔 수 있게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라는 것이죠. 전체적으로 잉여량과 초과량을 상쇄해 목표를 달성해가는 방식입니다.

 

출처: 기후변화홍보포털

 

할당받은 양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경우, 한국은 톤당 10만 원 범위 내에서 시장 평균가격의 3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있어요. 그러니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은 벌금보다 싼 다른 기업의 탄소배출권을 사게 되겠지요. 벌금 쪽으로 이야기가 흐르긴 했지만 다른 면에서 이 거래제를 살펴보면,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투자하게끔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과 생산설비 등의 개발에 들인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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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업은 탄소 정보를 공개합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기업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평가할까요? 바로 ‘CDP 평가’라는 게 있습니다.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Carbon Disclosure Project)’는 2000년에 영국 런던에 설립된 비영리 기관인데요, 91개국 주요 상장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 탄소경영전략 등을 공개해, 기업에 투자하는 연기금 등 주요 금융기관들에 평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우수기업에는 시상도 진행합니다.

 

 

2020년 CDP 평가에는 전 세계 9,600개의 기업이 환경경영 평가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CDP 한국위원회는 2020년 CDP 평가 결과 국내 200개 기업 중 18개 우수기업을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로 선정해 시상을 진행했는데요, 효성첨단소재와 효성은 원자재 분야에서 각각 A등급, A- 등급을 획득하며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로 선정되었어요.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업종을 망라해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 중 3위로 선정돼, 최상위 5개 기업에 수여되는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선정되었죠.

 

그동안 기업이 들인 노력을 생각해보면 이윤을 내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을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제조 현장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친환경 설비 및 장치 투자, 친환경 공정 및 공법 적용, 사용 단계에서의 배출량 감소를 위한 경량화 제품, 친환경 소재 개발 등의 노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어찌 되었든 올해 안에 기업에 더 강도 높은 목표(온실가스 배출 감축)가 할당됩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바꿔야 하겠지요. 공짜로 할당받은 온실가스 배출권으로 돈을 버는 일 대신 기업이 투명하게 탄소 정보를 공개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과감히 투자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날개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