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재 독립 실현할 ‘기술 부심’: 효성화학 Neochem PU 소재연구소 개발팀

효성/사람

(왼쪽부터) 김원균 차장, 권준구 사원, 이정익 차장, 이은구 팀장, 박용철 상무, 정대균 과장


글. 이미선
사진. 한수정(Day40 Studio)



-
사업 다각화 위한 소재연구소 설립


위기로 인한 균열은 가장 약한 연결 고리를 와해시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글로벌 밸류 체인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죠. 한국 수출 품목의 21%(2018년 기준)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해외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불가피해 보였습니다. 생산 과정에 필요한 재료와 부품, 장비 중 한 가지라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산 라인은 멈출 수밖에 없을 터, 반도체 생산량이 줄면 반도체용 산업 가스를 공급하던 효성도 피해를 입을 것이 자명했습니다. 이정익 차장은 지난 1년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내부적으로 소재 국산화를 통한 공급처 변경과 품질 관리 강화 등 고객사의 니즈를 파악하고 개발 공급 방안을 협의하던 차에 일본 수출 규제가 발생했어요. 고객사에서는 우수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길 원했고, 국가 차원에서는 소재의 국산화가 시급했죠. 한편으로는 진입 장벽이 높은 반도체 제조사를 신규 거래처로 확보할 기회기도 했습니다.”


효성화학 Neochem PU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를 시작해 NF3와 F2/N2 혼합 가스를 독자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했습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산업용 특수 가스로 제품의 수명과 직결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올해 4월 소재연구소를 설립했죠.




-
소재 국산화 이룰 ‘어벤저스’


소재연구소를 위해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던 전문가들이 뭉쳤습니다. 안양연구소 연구원 경력이 있는 박용철 상무와 이은구 팀장이 각각 연구소장과 개발팀장을 맡았죠. 연구소부터 공장까지 두루 경험한 베테랑들입니다. 여기에 품질 관리 이력이 있는 이정익 차장과 반도체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신사업 검토를 진행해온 정대균 과장, 공정 설비 및 설비 구축을 담당했던 심진보 부장과 김승우 대리 그리고 공정에 대한 시뮬레이션 경험을 보유한 공정 개선 분석 전문가 김원균 차장과 권준구 사원이 개발팀에 합류했습니다.



이은구 팀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개발팀에 모인 이유에 대해 “소재연구소에는 R&D 능력을 갖춘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생산 스케일이 커졌을 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설비 전문가도 필요하다”면서 “개발 과정부터 협업하면 추후 시간과 비용,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효성이 소재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는 이처럼 소재 개발은 물론 생산 공정도 독자적으로 연구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기술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은 것도 한몫했습니다.


현재 소재연구소는 NF3와 F2/N2 등 기존 제품의 국산화에 앞장서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고객사의 요청에 의해 특정 물성을 지닌 신규 제품을 론칭,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죠.



-
위기에 더욱 빛나는 시너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산업계의 이슈는 세계 각지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료와 부품, 소재를 생산하고 수입해 사용하느냐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가 간 경계가 차단되면서 기술과 소재 독립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세계화가 약해지고 자국 중심주의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에 정부는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대상 품목인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폴리아미드 등을 1차 정책 과제로 지정했고, 올해 2월에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특수 가스 품목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효성은 고객사의 추천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에칭 가스 개발 과제 주관 기업으로 선정됐죠. 우수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고객사와 신뢰를 쌓아온 결과입니다.



“장기적으로 소재의 국산화는 국가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기술 독립을 의미합니다. 그 과정에서 기술이 축적되면 성능이 우수한 신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으니까요. 기술 보유국이 산업을 무기화하고 정치화하는 과정을 지켜봤기에 대한민국 기술 독립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데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국책 과제를 수행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소재연구소 개발팀. 위기에 더욱 빛나는 그들의 시너지가 대한민국 소재 독립의 날을 앞당겨줄 거라 믿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