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C] 코로나19 시국, 빅데이터는 이렇게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

Story/효성


코로나19 시국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전염병의 위험성, 대한민국 의료 체계의 높은 수준, 평범한 일상(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렸던 나날들!)의 소중함, ···. 그리고 또 하나, 바로 빅데이터의 존재 가치입니다. 코로나19 방역 및 확진자 진단 분야에서 빅데이터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그 면면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빅데이터 덕분에 ‘뛰는 바이러스 위에 나는 사람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전염병 방역에 활용되는 이유, 간단합니다. 인간이 바이러스보다 더 빨리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죠. 코로나19 시국을 통해 증명되었듯, 전염병의 확산 속도는 대단히 빠릅니다. 인간의 물리적 역량만으로는 따라잡기가 어렵죠. 이 같은 속도 차 극복을 위해 머신러닝 및 딥러닝(머신러닝의 진보된 형태)이 가능한 AI가 지원군으로 나선 겁니다.


지난달 초 경기도 성남시는 ‘빅데이터 기반 실시간 유동인구 분석 기술’이라는 방역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성남시 내 휴대전화 이용 정보, 통신사 기지국 정보 등을 분석해 5분 간격으로 인구 밀집 지역을 알려주는 시스템이에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미리 파악해 방역 대책을 마련한다, 라는 것이 이 시스템 도입의 목적이라 할 수 있죠. 코로나19보다 한 발 앞서 진격한 다음 선제 공격을 가하는 전술인 셈입니다.

 

성남시의 ‘빅데이터 기반 실시간 유동인구 분석 기술’ 활성화 샘플.
현재 시각 최고 인구 밀집 지역은 붉은색(위),
최근 세 시간 내 최고 인구 밀집 지역은 초록색(아래)으로 표시됩니다.
출처: 성남시 홈페이지


민관 공동으로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AI 챌린지>도 주목할 만합니다. 코로나19 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AI·빅데이터 기술 아이디어 공모전인데요. 한 달여 동안의 응모 및 심사 후 5월 말 수상작이 발표되었습니다. 대상을 받은 응모작은 ‘해외 유입 감염병 예측 모델’이라는 빅데이터 분석 툴이에요. 휴대전화 로밍 데이터, 뉴스, 기존의 해외 유입 확진자 정보를 활용해 향후의 해외 유입 확진자 수를 나라별·날짜별로 예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또한 ‘뛰는 바이러스 위에 나는 사람 있다’를 구현하는 아이디어죠.


그런가 하면, 빅데이터는 코로나 19 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을 예보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회사가 ‘블루닷(BlueDot)’이에요. 캄란 칸(Kamran Khan)이라는 캐나다의 감염증 전문의가 설립한 의료 데이터 분석 업체입니다. 캄란 칸은 2003년 사스(SARS),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등 10여 년간 감염병 데이터를 집중 분석한 인물인데, 이 경력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전문사를 세운 것입니다. 블루닷은 지난해 12월, 코로나 19의 국가 간 전염 사태를 예측해 주목을 받았어요. 중국 우한시에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 후, 국외선 항공권 발급 데이터를 분석해 인접 국가들로의 전염병 확산을 전망한 것이죠.


AI 및 빅데이터 기술이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는지 설명한 영상.
프레젠터는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 존 브라운스타인(John Brownstein) 교수입니다.
출처: Bloomberg QuickTake News 유튜브 채널



-
‘deep’하게 분석하고 ‘quick’하게 진단한다


빅데이터는 전염병 방역뿐 아니라 진단에도 쓰입니다. 이른바 ‘의료 AI’ 덕분에 가능한 것인데요. 제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19 시국의 영향으로, 의료 AI 분야는 미래 유망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죠. 물론, 의료 AI가 환자의 병증을 전적으로 진단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좀더 명확한 용어인 ‘진단 보조용 의료 AI’라 불리기도 해요. 아래 사례들처럼 국내 전문가들의 의료 AI 신기술 연구·개발은 활발히 지속되는 중입니다.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예종철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진단 AI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컴퓨터 단층 촬영(CT) 및 방사선 촬영(엑스레이)보다 신속성과 정확도를 높인 솔루션으로, 다량의 흉부 데이터를 딥러닝 방식으로 분석·활용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입니다.


카이스트 예종철 교수 연구팀의 코로나19 진단 AI 기술을 소개한 뉴스 영상
출처: YTN 사이언스 투데이 유튜브 채널


올 4월에는 우리나라의 의료 AI 기업이 대학병원과 함께 ‘코로나19 진단 지원 AI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에요. 코로나19 확진자, 일반 폐 질환자, 정상인의 흉부 CT 및 엑스레이 자료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며, 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코로나 19 확진 여부를 진단해준다고 하네요.


코로나 19 확진자의 중증 폐렴 여부를 진단하는 AI도 있습니다. 국내의 의료용 3D 프린팅 전문 회사가 만든 인공지능 솔루션입니다. 자기 공명 영상(MRI), CT, 엑스레이 진단 결과를 3D로 변환해주는 기술이죠. 2차원 데이터를 3차원으로 바꿔주는 셈인데요. 코로나 19 환자의 흉부를 입체적(3차원적)으로 검진하므로, 중증 폐렴에 따른 병증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의료 AI의 발전 현황을 소개한 뉴스 영상
출처: KBS 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



-
유비무환에서 ‘유BIG무환’으로


코로나 19 같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빅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는지 간략히 살펴봤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릅니다. 코로나 19 시국을 계기로 의료용 빅데이터 활용 기술이 발전한다면,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또 다른 감염병 위기가 왔을 때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리 빅데이터를 준비해두면 근심 될 것이 없다, 유‘빅(BIG)’무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바라며, 이번 ‘E·R·C(E것만은 R아야 할 C사)’ 순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