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적 일상] 터지지 않길 바라며 태어난 에어백

Story/효성


테이블 모서리에 간신히 걸려있는 유리컵은 나의 부주의를 기다립니다. 둔한 내 몸의 일부분이 테이블을 ‘툭’ 하고 건드는 그 순간, 유리컵은 물을 뿌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납니다.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은 수습할 수 있어요.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지도 않죠. 하지만 유리컵이 아니라 자동차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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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빡하면 볼 수 없는, 사고의 순간 일어나는 일들


우리는 매일 음각으로 새겨진 ‘에어백’이라는 글자를 보며 운전대를 잡습니다. 평소엔 든든하지만, 가끔 여기 정말 에어백이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본 적이 없으니까요. 사고는 눈 깜빡할 사이(약 0.1초)에 벌어진다고 합니다. 그 순간을 말로 풀어 보자면 이렇습니다.


‘앞 범퍼에 충격이 가해진 순간, 관성에 의해 앞으로 쏠리는 몸을 안전벨트가 꽉 잡아줍니다. 동시에 에어백 안 인플레이터(Inflater: 에어백 가스 발생 장치)의 점화장치에 의해 화약이 폭발하고, 에어백이 부풀면서 가슴과 머리의 충격을 막아줍니다. 이어서 머리는 뒤로 젖혀지고 충격에 의해 다시 앞으로 튕겨 나갑니다. 그 사이 에어백은 가스를 배출 시켜 2차 충격을 대비합니다.’


눈 한 번 깜빡하면 우리는 사고의 순간을 보지 못합니다. 더욱이 에어백이 부풀고 수축하는 움직임 또한 보기 힘들어요. 에어백이 완전히 부풀어 오르는 시간은 0.03~0.05초, 다시 에어백이 가스를 모두 내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0.11초. 딱 눈 깜빡하는 순간입니다. 이 짧은 순간이 바로 사고로부터 나와 동승자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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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지켜내는 에어백 기술, 원사에서 완제품까지


에어백은 사고 시 단시간 내에 펴지도록 폭약을 사용하는데 이때 고온・고압을 견뎌내는 고강도 원사가 요구됩니다. 또 에어백 직물은 고밀도의 조직으로 제직되므로 의료용 원사에 가까운 무결점(Zero Defect)은 필수입니다. 고강도의 무결점 원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중합물 선정과 생산 공정 내의 이물질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중요하죠.



에어백 원사의 요구 특성


고강력: 우수한 내구성을 지녀야 함

고신도: 충돌 시, 갑작스러운 에어백의 팽창을 견디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잘 늘어나야 함

내열성: 에어백 팽창 과정에서 화약에 의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고온을 견뎌야 함

내후성: 차 안에서 온도 및 습도 변화에도 장기간 보존되어야 함



효성은 1985년부터 고기능 산업 자재 분야에 진출해 에어백과 시트벨트, 타이어 보강재 등을 만들어왔는데요. 특히 에어백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에어백용 나일론66 원사와 폴리에스터 원사를 개발・판매하며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에어백을 모두 제작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에어백용 원사를 제조∙생산하는 GST(Global Safety Textiles) 공장


2011년에는 글로벌 최대 에어백 원단 메이커인 GST(Global Safety Textiles)를 인수했습니다. 원사부터 *Flat fabric 원단, OPW 원단, 봉제 원단 등을 제작·공급할 수 있는 능력과 에어백 분야 글로벌 No.1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죠. GST는 8개국(독일,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남아공, 미국, 멕시코, 중국)에 있는 생산 거점을 통해서 원단, 쿠션, **OPW 제품 등을 자동차 산업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중 에어백 원단은 시트벨트용 원사, 타이어코드와 더불어 세계 1위 제품이기도 합니다.

*Flat fabric: 실을 번갈아 교차하여 제직한 평직 제품
**OPW(One Piece Woven): 봉제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특수한 제직기술로 생산된 제품으로, 전개 후 일반 에어백보다 더 오랜 시간 팽창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전복 사고 시 승객을 더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음


최근에는 에어백 경량화와 관련하여 고객사와 개발 및 협업 중이며,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발맞춰 실리콘 코팅을 하지 않은 에어백을 개발하는 등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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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져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 터지지 않길 바라며 태어난 기술


이것은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을 위해 언제나 스탠바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발의 준비를 하고 누군가의 실수나 부주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이 행동의 주체는 에어백인 동시에 사고(accident)이기도 합니다. 실수의 치명적인 결과물인 사고와 실수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는 에어백은 언제나 하나인 듯 붙어 다닙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에어백은 안전을 위해 터지고, 사고는 안전하지 못해 터진다는 것이죠.



터져야 에어백이 우리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것을 알게 되고, 터져야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를 실감할 수 있게 되죠. 잠깐 멈춘 사이에 옆을 보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나뿐 아니라 동승자의 안전까지 생각하는 기술 때문입니다. 터지지 않길 바라며 태어난 에어백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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