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편] ‘기생충만 있나?’ 칸이 사랑한 영화

2019. 6. 12. 10:44


세계 3대 국제 영화제 중 하나인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기생충>은 아시아권 황금종려상 수상작 가운데 최초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를 받았는데요. 이로써 봉준호 감독은 거장으로서의 입지를 완벽하게 다지며 전 세계에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국제영화제 중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칸영화제에서 영예를 누리고 있는 <기생충>은 어떤 작품인지, 또한 이전에는 어떤 작품들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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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


출처: Daum 영화


구성원 전원이 백수인 기택 가족의 장남 기우는, 명문대생 친구로부터 고액의 과외 선생님 자리를 소개 받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적이 없는 기우는 위조 서류까지 만들어 글로벌 IT 기업 CEO인 박사장의 딸을 가르치게 되는데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동생 기정을 미술 과외 선생으로 소개하는 기우. 과연 이 두 가족의 만남은 어디로 치닫게 될까요?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어둠을 해부하고 파헤쳐온 봉준호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과 관록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는 영화, <기생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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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


출처: Daum 영화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입니다. 도쿄에서 도둑질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오사무와 쇼타 부자는 부모에게 학대 받던 아이 유리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게 됩니다. 그 집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연금으로 살아가는 할머니와 세탁 공장에서 일하는 아내 노부요가 살고 있습니다. 얼핏 봐서는 정상적인 보통의 가족처럼 보이는 그들. 사실 그들은 서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입니다. 그러나 각자의 상처를 보듬으며 ‘진정한 가족’으로서 한 집에서 살고 있지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구성원 하나하나의 사연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자문하게 합니다. 과연 가족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사랑과 존중으로 그들을 대하고 있는지. 많은 질문을 던지며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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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더 스퀘어>


출처: Daum 영화


2014년 <포스 마쥬어>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블랙 코미디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크리스티안’은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지성을 겸비한 엘리트입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그의 위선과 이중성을 드러내는데요. ‘더 스퀘어’는 크리스티안이 준비 중인 전시 타이틀이자 전시 공간입니다. 크리스티안은 그 사각의 공간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이곳은 모든 인간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곳이자 신뢰와 배려의 성역이라고. 그러나 그 발언과 영화 속 크리스티안의 삶은 완전히 어긋나 있지요.


<더 스퀘어>는 ‘크리스티안’으로 대표되는 현대 지식인의 모습을 통해, 휴머니즘으로부터 동떨어진 지성과 예술을 날카로운 유머로 꼬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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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


출처: Daum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이후 10년. 거장 켄 로치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또 다시 황금종려상을 수상합니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을 주목해온 켄 로치 감독은, 이 작품에서 아주 평범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목수 다니엘 블레이크는 심장마비 이후 일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습니다. 다니엘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매일 구직센터를 방문하지요. 실업급여 기각에 이어 혼란스럽고 융통성 없는 행정절차에 난관을 겪던 그는, 센터에서 자신과 같이 보조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허덕이는 케이티를 만나게 됩니다. 막다른 상황 속에서도 케이티를 도우며 따뜻한 인간애를 보이는 다니엘. 자신의 방식으로 관료제와 맞서고 이웃을 돕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마침내 작은 영웅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이 자존심을 잃으면 다 잃은 것’이라는 다니엘의 한 마디는 우리에게 단순하고도 깊은 감동을 전합니다. 한 인간의 고결함과 존엄성이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가.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이에 관한 통찰을 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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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무르>


출처: Daum 영화


2009년 <하얀 리본>에 이어 미카엘 하네케 감독에게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작품, <아무르>입니다. 은퇴한 음악가 부부인 조르주와 안느.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던 그들에게 어느 날 불행이 닥칩니다. 아내 안느에게 마비 증세가 일어난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반신불수의 몸이 되어버린 안느를 조르주는 헌신적으로 간호하지만, 그녀의 병세는 날이 다르게 심각해집니다. 그 상황에서 조르주는 선택을 내려야 한다고 느끼게 되지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그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테마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죽음을 마주한 사랑이 변화하는 양상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그와 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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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트리 오브 라이프>

 

출처: Daum 영화


테런스 멜릭 감독이 각본을 썼고 숀 펜, 제시카 채스테인, 브래드 피트가 출현한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중년 건축가 잭은 항상 반복적인 꿈을 꿉니다. 19살 때 죽은 동생에 관한 꿈이지요. 영화는 이 꿈을 통해 잭이 유년기를 보냈던 1950년대 텍사스 주의 한 가족을 보여줍니다. 겉으로 보이기에 단란하고 화목해 보이는 가족. 그러나 영화는 이 가족의 오랜 갈등을 보여줍니다. 잭은 엄격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사이에서 방황하지요. 영화는 가족의 치유와 상실, 회복에 관한 테마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갑니다.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철학, 세계, 인간 등 폭넓은 주제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트리 오브 라이프>. 영상으로 쓰인 한 편의 시를 감상하고 싶으신가요? 바로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칸이 사랑한 영화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장르는 모두 다르지만 깊이 있는 메시지와 예술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인데요. 선선한 저녁, <기생충>을 비롯한 황금종려상 수상작들을 관람하며 영화제의 열기를 이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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