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더하기] 장애 아동 가족들과 함께한 1박 2일 ‘사랑으로 꽃피운 가을 낭만 여행’

Story/효성



삭막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나눔만 한 것이 또 있을까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앞장서온 효성그룹이 새로운 나눔 행보를 실천했습니다. ‘장애 아동 가족들과 함께한 1박 2일’. 효성그룹 임직원 가족과 장애 아동 가족이 함께 낭만 여행을 만끽했습니다.




 오감으로 즐기는 힐링 여정





여행하기 더없이 좋은 가을날, 효성그룹 임직원들이 특별한 외출에 나섰습니다.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강원도 춘천 일대에서 장애 아동·청소년 가족과 동반 여행을 떠난 것이죠. 효성그룹과 푸르메재단이 함께하는 장애 아동·청소년 재활 치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여행이 쉽지 않은 장애 아동·청소년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가족 구성원 간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는데요. 효성그룹 임직원 열 가족과 장애 아동·청소년 열 가족이 한 가정씩 짝을 이뤄 1박 2일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함께했습니다.





1 DAY. 출발 > 점심은 춘천의 명물! 닭갈비 > 춘천막국수체험관 방문 > 박물관 투어에 막국수 만들기 체험까지! > 숙소 이동 후 바비큐 파티!


여행 첫날에는 춘천막국수체험관을 방문해 춘천의 대표 향토 음식인 막국수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가 한데 어울려 메밀가루를 반죽해 정성껏 국수를 뽑았는데요. 서툴지만 야무진 손끝으로 직접 만든 막국수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이 바로 최고의 ‘맛집’.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막국수를 시식하며 아이들은 처음 해본 국수 뽑기에 대한 무용담을 늘어놓느라 바빴죠. 체험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한 후에는 흥미로운 레크리에이션이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끈끈한 팀워크를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게임으로 즐거운 추억을 쌓은 데 이어 하루를 든든하게 마무리해줄 야외 바비큐 파티로 낭만적인 가을밤을 누렸습니다.










2 DAY. 한정식으로 푸짐한 점심 > 가을 맞은 과수원에서 사과 따기 체험 > 아쉬운 작별


둘째 날에는 인근 체험 마을을 찾아 사과 따기에 도전했는데요. 탐스럽게 익은 사과들이 마치 붉은 꽃 같이 과수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우와 넓다!”, “사과가 이렇게 많이 열린 건 처음 봐요.” 가을 과수원을 마주한 소감을 한마디씩 거들며 가족들은 쾌청한 하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 사과를 수확하기 시작했죠. 서로 도우며 사과를 따는 모습이 더없이 훈훈했던 시간. 어느덧 바구니는 사과로 가득 채워지고 새로운 가족과 함께한 1박 2일의 여정도 따스함을 가득 채운 채 마무리됐습니다.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공감하며 어느새 든든한 가족이자 친구가 된 이번 여행. 장애 아동의 어머니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힘든 일상의 반복 속에서 쉼표 같은 여행이었어요. 또 아이들이 편하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숙소와 여러 체험, 먹거리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주신 덕분에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집과 치료 시설을 반복해 오가느라 가족 여행이 힘들었던 장애 아동 가족들은 이 시간을 통해 온 가족이 가을 나들이를 즐길 수 있었고, 효성그룹 임직원 가족들은 장애 아동 가족을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Staff’s Letter. “이웃, 한발 더 가까이 가족이 되다”



효성 커뮤니케이션실 허동규 대리


10월 13일 화창한 날씨의 토요일 아침. 일교차가 커 해가 진 이후에 참가자들이 춥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공기도 맑고 비 소식도 없어서 안심이 되었어요. 4년 전, 임직원 가족이 장애 아동·비장애 형제 가족과 짝을 이뤄 함께하는 여행을 기획할 때 품었던 이런저런 걱정이 무색하게 벌써 다섯 번째 여행입니다. 





이번 여행에 참가한 총 스무 가족 중 유독 마음이 쓰이는 가족이 있었는데요. 바로 5세 주아(가명)네 가족이에요. 주아네는 부모님과 네 살 터울의 오빠, 주아 이렇게 네 식구죠. 아빠는 지체 장애로 휠체어 없이 이동이 불가하고 엄마는 뇌병변을 앓고 있어 오래 걷는 게 힘든 상황이에요. 오빠 또한 지체 장애로 걷기가 불편하죠. 가족들의 이동이 쉽지 않아 멀리는커녕 당일 나들이조차 제대로 가보지 못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나들이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부모님의 장애 때문에 같이 가자는 권유를 받지 못했다고 해요. 주아네 부모님은 아이들과 꼭 한번 여행을 하고 싶었지만 돌봄이 많이 필요해 신청을 고민한다는 소식을 푸르메재단 담당자를 통해 들었습니다. 이 여행이 바로 이런 가족을 위한 것이죠. 이동은 스태프들이 도와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참가하셔도 된다고 안심을 시켜드리고 함께하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가족 여행을 하게 된 주아 가족.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기 때문일까요. 여행 내내 주아네 가족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인사를 나눈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매칭된 임직원 가족 준영이와 금방 잘 어울려 다녔어요. 매년 여행을 신청해 벌써 세 번째 참여한 준영이는 이제 장애 아동이나 형제와 누구보다도 잘 어울립니다. 걸음이 불편한 주아의 오빠를 부축해주고, 주아도 옆에서 도와주죠. 준영이 아빠 이상훈 부장님도 주아 아빠의 휠체어를 적절하게 이동시켜 주아 아빠가 계속 곁에서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게 했어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주아 가족의 표정에서 이 시간을 얼마나 행복하게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건 두 가족뿐만이 아닙니다. 다들 금세 친해져서 서로 도와주고 몸을 맡기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직원 자녀들이 장애 아동들을 대할 때 어려워해서 혹여 상처를 주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어른들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 함께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1박 2일의 꽉 찬 일정을 마치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어요. 헤어지는 게 아쉬운지 주아의 오빠는 눈물을 떨어뜨리기 시작했고, 주아는 준영이의 손을 꼭 감싸 쥐었어요. 가까이에서 함께하며 가을을 오롯이 만끽한 이번 여행이 모든 참가자에게 좋은 추억과 배움 그리고 일상을 다시 힘차게 살아갈 응원이 되길 바랍니다.






 Family’s epilogue. ‘효성과 푸르메재단이 함께하는 가족여행’ 참가 후기



백만식 씨(참여 가족)


달력을 거의 보지 않던 아이들이 매일 달력 앞에 서서 손가락을 세어가며 기다린 이번 여행. 그 설렘은 어느 날 우리 가족에게 온 문자 한 통에서 시작됐습니다. 바로 푸르메재단에서 온 가족 여행 안내문과 신청서. 그 내용을 보자마자 어떤 고민도 없이 신청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했죠. 장애인 형제를 둔 비장애인 형제를 위한 여행이기는 했지만 부모 모두 장애가 있는 가족은 우리 가족뿐일 거라는 걱정으로 쉽게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즐겨 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TV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이번 ‘효성과 푸르메재단이 함께하는 가족여행’을 신청하게 됐었죠.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볼 때마다 우리 아이들도 자유롭게 여행을 갈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지만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못해주는 현실에 마음 한 부분이 아팠던 걸 기억해요.


드디어 손꼽아 기다렸던 여행! 전날부터 아이들과 가방을 꾸리며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기대감을 품은 채 여행 당일, 푸르메재단에 도착했습니다. 우리와 조를 이룬 가족과 어색한 인사를 나눈 것도 잠시, 오래 만나온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해줘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가족처럼 우리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예뻐해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막국수 체험, 바비큐 파티, 사과 따기 체험. 순간순간 아이들 표정을 보니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여느 아이들 부럽지 않은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 참 많아요. 그동안 또래 친구들에게 소외됐던 아이들에게 또 다른 형제·자매가 생겼고, 훗날 기억할 특별한 추억이 생겼습니다. 여행을 하며 정들었던 선생님들, 가족들 그리고 친형제 같았던 형들, 오빠들과 서로 안아주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들 건우가 아쉬운 마음이 컸는지 차 안에서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유난히 정이 많은 우리 아이들이기에 이 또한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이번 여행에서 기꺼이 모든 아이들에게 슈퍼맨이 되어주셨던 푸르메재단 선생님들, 효성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 | 김주희

사진 | 박해주(Day40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