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B급 뉴스] 꼰대성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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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기성세대를 뜻하는 ‘꼰대’. 사전적으로는 늙은이, 선생님을 뜻하는 은어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2030세대에서도 꼰대가 많아지고 있고, 꼰대와 관련된 다양한 신조어들도 생겨났습니다. 신입사원 군기 잡는 '젊은 꼰대', 동기에게 불필요한 오지랖 펴는 '동기 꼰대', 착한 마음조차 좀 불편한 '착한 꼰대', 꼰대와 츤데레 사이 '꼰데레'.


혹시 나도 모르게 꼰대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꼰대로 통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효성의 현직 직장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꼰대입니까?




 ‘당신은 꼰대입니까?’ 꼰대실태조사





효성의 현직 직장인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가장 많이 해당한다고 답변한 항목은 ‘옷차림이나 인사예절도 근무와 연관된 것이므로 지적할 수 있다’, ‘"우리 때는 이랬는데"라는 얘기를 자주한다’, ‘낯선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후배에게는 친히 내가 일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체 평균은 3.9개로 나와 꼰대력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점이 매우 긍정적인데요. 50.4%가 꼰대에 해당하는 항목이 0~3개 이하인 성숙한 어른인 것으로 나왔고, 38.7%가 꼰대 꿈나무, 9.9%가 꼰대 경계경보 수준, 1.1%는 자숙 기간이 필요한 정도입니다.





테스트에 참여한 이들은 이번 꼰대 테스트를 통해 꼰대성찰을 하는 계기가 되었고,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고백합니다’ 꼰대성사


“위에 언급은 안 되었지만, 사무실에서 친한 동료라고 해도, ‘형/오빠’라는 표현을 쓰는 후배들을 보면 귀에 거슬리는 것도 꼰대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나도꼰대? 님 -


“어느 순간인가 인사예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먼저 인사하지 않는 후배가 거슬리고, 누가 먼저 인사를 하는지 신경전을 혼자서 펼치기도 한다.”

- 하이 님 –


“후배가 제 아내를 사모님이라고 불러요.”

- 섭섭이 님 -


“팀에서 다 같이 커피를 마시고 제가 커피잔 여러 개를 트레이에 담아서 치우려고 옮기는데 후배가 앞에 서 있었어요. '대신 들어주려나 보다' 하고 생각한 순간 후배는 쌩~ 저를 지나쳐 문 쪽으로 나가버리더라고요. 생각해보면 후배가 들어주는 게 당연한 게 아니긴 한데 뭔가 기분이 깔끔하지 않은 걸 생각하며 '나도 이제 꼰대로구만'이라고 생각했어요 ㅋㅋ”

- 그래도자기가먹은잔정도는치우자 님 -


“옷이 사람의 직업을 나타내기도 하듯이 출근할 때 복장은 그 사람의 마음가짐인 것 같다. 자칫 개성을 지적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직장인다운 옷차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정하고 싶지만, 꼰대가 아니라고 하기도 힘들다. 지나치게 짧은 치마를 입은 후배에게 돌려 말했더니, 당최 못 알아듣는다... ㅠ.ㅠ”

- 미소천사 님 -


“부재중인 동료의 자리에 전화벨이 계속 울리는데 옆자리의 후배가 전화를 돌려받지 않았다. 결국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후배의 뒤통수를 째려보며 전화를 돌려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왜 기분이 나쁘지? 그깟 전화 누가 돌려받으면 어떻다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꼰대화’ 되어가고 있음에 놀랐다.”

- 찌릿 님 -


“우리 때는 시키지 않아도 막내니까 알아서 했는데, 요즘 후배들은 ‘왜 해야 해요?’라고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이 없을 때가 많다. 그냥 '어리니까, 후배니까, 막내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으레 감내했던 것을 후배들에게 너희도 그렇게 하라고 종용할 명분이 없고, 그렇다고 후배에게 아쉬운 소리 하기 싫어서 결국 내가 계속 하긴 한다. 하지만 후배가 알아서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어느새 나도 꼰대가 되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 꼬꼽쟁이 님 -





“회의 때 상급자가 1시간씩 이야기하는 걸 보고 어떻게 저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1시간씩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흠칫하면서 나도 어쩔 수 없는 꼰대구나 하고 느꼈어요.”

- eurT 님 -


“주말이나 저녁(퇴근 후)에 메신저로 업무 관련 문의를 했을 때, 아무 답변 없는 걸 이해하지 못한 순간 내가 꼰대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주말에도 이런 거 다 처리하는데 왜 답을 안 하지... 싶던............................................  스스로 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assam 님 –


“회사 덕분에 애 낳고 먹고 사는 거니 회사에 감사해야 한다는 말에 와이프가 꼰대가 되었다고 합니다만 저는 진심입니다. 제가 꼰대인가요?”

- 추리올드만 님 -


“입사 후 업무체계를 성실히 쌓아놓았던 것을 후임자가 임의대로 변경하여 업무를 볼 때 나도 모르게 속에서 열불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이런 걸 지적하면 꼰대가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억지로 참아 넘긴 적이 있었습니다.”

- 움파룸파 님 –


“타 팀이나 다른 분이 작성한 보고서를 보게 될 경우,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띄어쓰기나 오탈자만 보입니다. 표가 있는 경우에는 표를 구성하는 행과 열 넓이의 균일성, 각 선의 두께가 다른지를 먼저 살피게 됩니다.”

- 김통닭 님 –


“돌아다니면서 잔소리하는 부장님께 ‘부장님, 그러시면 꼰댑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걸 보니, 나도 잔소리 좋아하는 꼰대인 듯.”

- 꼰대위의꼰대 님 -


“얼마 전 퇴사한 직속 후배 김 모 씨... 나 때문에 퇴사한 겁니까...? 아니라고 해줘 ㅠㅠ”

- 주말출근 님 -




 B급 브리핑 ‘꼰대라는 낙인에 가려진 어른의 마음’





분명 꼰대는 주변 사람들을 종종 불편하게 혹은 불쾌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꼰대를 조금만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그들의 지적은 예의와 배려에 대한 조언이고, 그들의 간섭은 관계를 위한 노력이 아닐까요? 어쩌면 꼰대가 모두 사라진다면, 세상은 너무 삭막하고 무질서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꼰대도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고쳐나갈 필요가 있겠지만, 그들을 꼰대라고 부르는 이들 역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상, 직장인 B급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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