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힘을 주는 음식] 터키 친구가 건넨 서프라이즈 김밥

Story/효성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타국 친구가 손수 만들어준다면, 그것만큼 감동적인 선물은 없을 겁니다. 터키에서 생각지도 못한 김밥 한 줄이 이은혜 사원에게 큰 위로와 힘을 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한입에 쏘옥, 그리웠던 김밥이 눈앞에





소풍날 빠지지 않았던 엄마표 김밥, 학창 시절 친구들과 떡볶이에 찍어 먹은 분식집 김밥, 맨밥에 대충 김치를 죽죽 찢어 올려 김에 싸 먹는 우리 가족 야식 김밥…. 모양도 맛도 다채로운 김밥은 정겨운 추억이 듬뿍 담긴 음식 중 하나입니다. 전력PU 초고압변압기설계3팀 이은혜 사원 역시 김밥 하면 떠오르는 따뜻한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생 때 교환학생으로 터키에서 지내던 당시, 가장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이 바로 김밥이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거든요. 그런데 중동 지역에서는 돼지고기를 금지해 터키에서도 햄을 구하는 일이 어려웠어요. 어느 날 터키인 친구가 생일이라고 집에 저를 초대해줬는데, 식탁 위에 떡하니 김밥이 올라와 있는 거예요. 그 친구가 어렵게 햄을 구해서 저를 위한 김밥을 만들어준 거죠. 정작 본인은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데도 말이에요. 타지에서 만난 김밥 한 줄이 얼마나 반갑던지! 친구의 서프라이즈 김밥 덕분에 교환학생 생활에 큰 힘을 얻었어요.”


이은혜 사원은 지금도 종종 연락하고 있는 터키 친구가 보고 싶다며 폴폴 날리는 중동 쌀로 만든 그 김밥이 문득 그리울 때가 있다고 전합니다. 각종 재료를 준비해 야무지게 김으로 돌돌 말고 도톰도톰 썰어 완성한, 터키인 친구의 정성스러운 김밥이 눈에 선한데요. 누군가의 진심과 정성이 담겨 있다면 아무리 소박한 음식이라도 마음속까지 두둑하게 채워지기 마련입니다. 마음 통하는 벗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김밥 한 개를 입에 쏘옥 넣는 시간, 아마도 이국의 식탁 위에서 만끽한 최고의 행복 아니었을까요.




 든든한 한 줄, 김밥 만들기

 


김밥 이렇게 싸면 더 맛있어요!


① 미리 모든 속 재료에 간을 조금씩 해서 볶거나 조리해두면 나중에 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단, 간을 너무 세게 하면 재료가 모였을 때 너무 짤 수 있으므로 간은 약간씩만 합니다. 

② 밥은 소금 간과 참기름을 넣어 버무리는데 참기름으로 밥알을 하나씩 코팅한다는 느낌으로 섞어주면 밥알이 뭉치지 않고 살아 있어 좋습니다. 

③ 김의 거친 부분에 밥을 올려 얇게 편 후 재료를 올리면 먹을 때 김의 부드러운 부분이 입에 닿습니다. 

④ 속 재료는 아삭한 맛과 부드러운 맛이 섞이면 좋습니다. ‘아삭한 우엉, 오이와 부드러운 어묵’, 혹은 ‘부드러운 크래미와 아삭한 오이, 당근’ 등 다채로운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듭니다. 



김밥과 환상 궁합 소스 만들기 


김밥이 퍽퍽하게 느껴진다면 ‘마요네즈 4큰술+간장 1큰술’, 혹은 ‘마요네즈 4큰술+스리라차 2큰술’의 비율로 소스를 만들어 찍어 드세요. 소스와 어우러진 촉촉하고 부드러운 김밥을 즐길 수 있다. 매운맛은 취향에 따라 조절합니다.




글 | 안신혜 

사진 | 한수정(Day40 Studio)

요리•스타일링 | 김가영(101Reci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