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a Picture] 순간의 환희, 모스타르

Story/효성




지난해 5월, 아내와 함께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동유럽을 여행했습니다. 당시 방문했던 모든 도시가 아름다웠지만 그중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구시가지에 들어서자 모스타르를 동서로 가르는 네레트바 강이 에메랄드 빛으로 흐르고 있었고, 지중해와 서부 유럽의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리고 네레트바 강을 수놓은 아치형 다리, 유럽에서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진 다리 중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스타리 모스트’가 눈에 띄었죠. 이 다리를 기점으로 북쪽에는 가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인들이, 남쪽에는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타리 모스트는 1990년대 내전으로 인해 파괴되었지만 지금은 복원돼 공존과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쟁의 상흔을 딛고 피어난 아름다운 풍광 앞에서 저는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일깨워줬죠.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국의 땅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이 순간의 환희를 담아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때의 감정과 풍경이 지금도 눈앞에 명징하게 떠오릅니다.




중공업연구소 Core기술2팀 김동희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