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위로와 나눔을 들려주는 가수 옥상달빛

2015. 12. 11. 07:00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메리 올리버의 시구처럼 “달빛 아래 홀로 앉아 있는 수많은 조약돌”이 된 듯 마음이 둥글어집니다. ‘옥상달빛’의 노래 ‘수고했어 오늘도’, ‘없는 게 메리트’는 그렇게 국민 위로송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달빛처럼 둥근 위로가 신산한 청춘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의 어린이들, 지켜주어야 할 환경에까지 가닿고 있습니다.



 노래라는 재능을 나누다


벌써 3년 전이다. 아프리카 잠비아에 다녀온 직후 “하루에 커피 한 잔 줄이면 한 달에 염소가 네 마리, 아프리카에선 염소 덕분에 학교 간단다”며 담담하게 ‘염소 4만 원’을 노래하던 옥상달빛. 그들이 아이티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는 소식에 그래서 호기심만큼이나 기대가 앞섰다. 가나안 지역의 작은 학교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분했던 그들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디지털 싱글 앨범 <앙샹테>를 선보였다.


박세진 “아이티에 갔을 때가 지진이 발생하고 3년이 지난 후였어요. 복구가 안 된 도로며 집이며 난민 캠프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때 만난 아이들과의 첫 만남이 기억에 남아서 노래로 만들게 됐어요.”



김윤주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다들 정말 밝았어요.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기도 했고,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느꼈습니다. 아이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 아이티 언어로 ‘만나서 반가워요’라는 말을 물어봤어요. 아이티는 크레올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데 크레올어로는 ‘므에꼰따 웨코네투(Mwen kontan rekonet ou)’라고 하고 프랑스어로는 ‘앙샹테(Enchante)’라고 표현한다고 해요. 서툰 발음이지만 노래를 부르니 아이들도 따라 불러주었어요. 정말 좋았죠.” 


<앙샹테>의 음원 수익금은 아이티 어린이들의 보호 쉼터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라도 노래를 듣고 후원을 결심하면 성공이라는 소박한 바람으로 노래를 만들었는데, 이제는 노래하는 것과 나누는 것이 쌍둥이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고 한다.


김윤주 “힘이 닮았어요. 노래의 힘을 믿기 때문에 저는 일부러 긍정적인 가사를 쓰려고 해요. 봉사활동을 하며 작은 나눔도 받는 사람에게는 결코 작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노래처럼 작은 나눔에도 큰 힘이 있어요.” 



박세진 “나눔과 노래는 누군가와 나눴을 때 줄어들지 않아요. 오히려 더 커지고 더 멀리 퍼져나가죠. 또 어떤 노래든 목적을 갖고 곡을 만들기보다 나 자신이 위로받고 해소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더라고요.” 



 절친과 함께한 위로의 순간들


이들은 동갑내기 ‘절친’이다. 김윤주는 “음악을 한다는 것 이전에 친구와 함께한다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고백한다. “베스트 프렌드와 함께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 느끼는 건 박세진도 마찬가지. “힘들 때는 의지할 수 있고 즐거울 때는 둘이라서 재미가 더 크다”는 장점도 있다고 보탠다. 



이처럼 절친과 함께인 그들에게도 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있다. 그럴 때는 최고의 기억들이 묘약이 된다. 김윤주는 올해 가장 행복했던 사건으로 ‘시력 교정 술로 세상이 환하게 밝아진 것’을 꼽으며 호탕하게 웃는다. 박세진은 ‘7월 전국 투어 공연’을 올해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래서 더 진한 추억으로 남았던 날들. 내년 전국 투어를 기다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효성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우리 노래


청춘의 아이콘으로 이웃과 환경을 잊지 않고 노래해준 옥상달빛이 효성인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2015년을 보내며 들으면 좋은 노래’다.


김윤주 “우리 노래 중에 ‘우주(사람 또 사람)’라는 곡이 있어요. ‘마음속에 아픈 것들은 / 모두 다 잊어버리고 / 머릿속에 나쁜 것들은 / 모두 다 지워버리고 / 복잡할 필요 없이 / 너와 나 둘이서만 / 찬란하게 빛나고 있으면 / 그랬으면’이라고 노래하는데요, 듣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말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편안해집니다.” 


노래로 나눔을 실천하는 옥상달빛의 김윤주(왼쪽)와 박세진(오른쪽)


박세진 “연말은 올 한 해 나의 모습을 쭉 돌아보기 좋은 때죠. 1년 동안 내 주변에 있었던 고마운 사람도 생각나고요. 그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그리고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온 나 자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어요. ‘고마워 / 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야 / 그저 멋쩍어 네게 하지 못한 말, 내 맘을 알아줘’라고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저희 정규 1집에 수록 되어 있는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로 모두가 위로받는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글 | 김경민(자유기고가)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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