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의 영화 속 과학이야기(2)] 쇼생크탈출, 페트병 맥주는 왜 이제서야 개발되었을까?

Story/효성



[영화속 과학이야기2]

쇼생크탈출,
페트병 맥주는 왜 이제서야 개발되었을까?











유능한 은행 간부로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을 살던 앤디 듀프레인은 어느 날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한 범인으로 몰려 악질범 수용소로 악명 높은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그는 한동안 쇼생크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지만, 은행가로서의 능력을 발휘, 교도소장의 비공식 회계사로 일하게 되고 소장의 돈관리와 탈세를 대행해주며 편안한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앤디는 세무대행에 애쓴 노고에 대한 보상으로 시원한 맥주를 간수들에게 요청하는데요, 그 결과로 뙤약볕 아래서 일하던 동료들의 손에 쥐어진 차가운 맥주 한 병! 그들이 느낀 맥주 맛은 정말 ‘천국의 맛’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이 시점에서 갑자기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온갖 흉악범들이 모여 폭행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 ‘병맥주파티’는 좀 위험하지 않을까? 알다시피 맥주병은 시원한 맥주를 담는 용도뿐 아니라, 간혹 사람 잡는 흉기로 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2011년 오늘,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간수들은 아마도 다른 선택을 했을 것! 지금은 페트병 맥주가 있기 때문인데요, 페트병 맥주라면 죄수들도, 간수들도 맘 놓고 맥주를 즐길 수 있고, 더욱이 용량대비 가격도 저렴하니, 간 수들에겐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겠죠?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궁금해집니다. 왜 페트병 맥주는 2003년에야 출시되었을까? 우리가 페트병에 담긴 콜라, 사이다를 접한 지는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부터 페트병을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먼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페트병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페트병에 담긴 탄산음료의 탄산은 오로지 덜 닫힌 뚜껑에 의해서만 외부로 유출된다는 ‘상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상식’에는 약간의 수정이 필요합니다. 페트병은 유리병이나 캔과는 달리 매우 미세한 틈이 있고, 이 틈을 통해 미량이나마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들락거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탄산음료의 탄산가스가 페트병의 외부로 유출되기도 하고, 페트병 외부의 산소가 내부로 유입되어 음료의 맛을 변질시키기도 합니다. 최근의 페트병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산소의 유입과 이산화탄소의 유출을 막아낼 수 있어, 음료의 맛이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용물이 맥주일 경우 문제는 상당히 까다로워지는데요,

알다시피 맥주에는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있습니다. 이 맛은 보리가 발효할 때 발생한 탄산과 맥주 자체의 독 특한 향의 절묘한 하모니로 만들어지는데, 시간 이 지날수록 탄산은 빠지기 마련이고, 맥주맛은 변하기 마련인지라... 포장용기가 조금만 후져도 맥주의 맛은 금새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탄산이 빠져버린 김빠진 맥주는 다만 씁쓰름털털한 누런 액체 이상도 이하도 아닐 뿐... 이것만큼 마시고 싶지 않은 음료도 흔치 않습니다. 때문에 맥주 페트병에는 높은 수준의 산소, 이산화탄소 차단기능이 필요하며, 페트병 맥주가 오랫동안 출시되지 못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80년대 후반에 맥주회사들이 다양한 페트병 맥주를 시장에 출시했었는데요.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병보다 가볍고 깨질 염려도 없는 편리함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죠.

그러나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기체의 유출/입에 대한 차단성이 뛰어나지 않았던 당시 일본의 맥주용 페트병은 그들의 맥주를 금새 ‘김빠진 맥주’로 만들어 버렸으며, 슈퍼에서 ‘김빠진 맥주’를 사서 마신 일본 소비자들은 곧장 ‘김빠진 기분’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페트병 맥주는 일본맥주시장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유출/입을 막는 것은 맥주 용기에 있어 매우 중요한, 그리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효성이 페트병 맥주의 다양한 장점에 주목하고 맥주 페트병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품의 개발은 결코 간단치 않았는데, 그것은 맥주페트병이 일반 탄산음료 페트병에 비해 5~10배 가 까운 산소, 이산화탄소의 유/출입에 대한 차단성 을 갖추어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효성의 연구진은 이 문제를 3중막 구조로 해결했습니다.

육안으로는 일반 페트병과의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효성의 맥주 페트병(하이트 맥주)에는 안쪽과 바깥쪽의 페트 물질 사이에 그림과 같이 차단층이 들어있습니다. 이 차단층은 나일론 소재와 10-7cm 길이의 나노복합재 그리고 산소를 흡수하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이동을 막는 한편, 페트병의 내부로 침입한 미량의 산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차단층의 기능으로 3중막 페트병은 일반 페트병에 비해 5~10배의 차단성을 가지게 되며, 오랫동안 맥주의 신선한 맛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요, 신선한 맥주의 맛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는 이 3중막 구조로 그치지 않습니다.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우선 맥주병의 색상!! 우리에게 익숙한 맥주병의 갈색톤은 폼이 아닙니다. 맥주가 햇빛의 자외선에 의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포장용기 개발자들은 언제나 자외선을 가장 잘 차단할 수 있는 색깔을 택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왔는데요, 맥주병의 색상은 이런 연구의 결과로 얻어진 최적의 ‘자외선 차단재’라고 볼 수 있겠죠.

다음으로 ‘산소 먹는 하마’인 스캐빈져 캡(Scavenger Cap)이 있습니다.
기존의 페트병 뚜겅과는 달리 스캐빈저캡의 안쪽에는 산소를 흡수하는 물질이 들어있어, 마시고 남은 맥주를 보관할 때 생기는 페트병 안의 산소를 흡수, 맥주 맛의 변화를 방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보기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페트병!! 알 고 보면 맥주병 하나에도 이처럼 첨단 과학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빈 맥주 페트병은 버리지 말고 잘 보관해두세요. 마시다 남은 탄산 음료를 맥주 페트병에 넣어두면 일반 페트병보다 보관의 효과가 훨씬 좋아, 탄산의 짜릿함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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