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DNA] 정석대로 사는 것! 김연아의 글로벌 스탠더드란?

Story/효성

 

김연아의 정석대로 사는 삶! 글로벌 스탠더드를 배워보자!

 

 

※ 김연아(1990~ )

 

 

김연아가 벤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활짝 웃는 사진입니다. 아름답네요.

 

 

7세 때 처음 스케이트를 접하고 그 매력에 빠져든 이후 피겨 선수로서의 인생을 착실히 살아왔습니다. 그녀의 소리 없지만 강하고 꾸준한 노력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알찬 결실을 보았는데요. 데뷔 후 참가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입상하고 11번의 세계 신기록 경신, 공인 국제대회 200점 최초 돌파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명실공히 피겨 스케이팅의 아이콘이 됐어요. 부상과 같은 여러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온 그녀는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아쉽게 2위를 했지만, ‘퀸유나’가 진정한 세계 최고라는 사실은 우리 마음에 오롯이 새겨져 있습니다.

 

 

Q.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우선, 소치 올림픽 때 보내주신 응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저를 ‘퀸유나’라고 부르면서 아껴주신 팬들께, 그리고 이번 올림픽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순간 함께 울고 또 웃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립니다.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현재 만 24세이고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로서, 난생처음 출전한 대회에서부터 지금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땄습니다. 피겨 역사상 남자 싱글 선수 딕 버튼 그리고 저, 이렇게 두 선수만 보유한 기록입니다. 여자 피겨에서 ‘그랜드 슬램’이라고 하면 ‘그랑프리, 4대륙선수권, 세계선수권, 올림픽’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인데요, 여자 피겨 최초로 제가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여자 싱글 최초로 200점, 210점, 220점을 돌파했고요.

 

이번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거머쥔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경기를 중계할 때 강호동 씨가 올림픽 준비 시간 4년을 초로 환산하면 약 1억 초가 넘는 시간인데, 스프린트 선수들은 30여 초의 경기를 위해 1억 초를 준비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했습니다. 19년의 세월을 빙상에서 보낸 저는 약 6억 초의 시간을 오로지 피겨 스케이팅만을 생각하며 분투하고, 바라던 결실을 맺은 행복한 스케이터입니다. 

 

 

Q.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가 되기 위해 쏟은 노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린아이가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입니다.

 

 

7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전 피겨의 기초를 착실히 다졌습니다. 어떤 기술이든 감점 당할 여지가 없는 정석으로 익히려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했습니다. 5종 점프의 정석을 완성한 이후, 2007년부터는 캐나다에 머물며 훈련했습니다. 좋은 환경, 선수의 재능과 꿈, 피나는 노력, 불굴의 의지가 한데 어우러져야 최고의 연기가 만들어지는 법인데요, 당시 제게 불굴의 의지가 없었다면 하마터면 제 꿈은 꺾일 뻔했습니다.

 

훈련 도중 입은 고관절 부상이 심각해 경기 도중 넘어지고, 진통제를 맞은 채 경기를 마저 수행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은 것이지요. 하지만 전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부상을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기초 체력을 높이기 위해 온 노력을 집중했고, 그 결과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덤으로 영어 실력도 많이 향상되었고요. 위기를 기회로 삼은 셈이지요.

 

이러한 열정에 더해 제가 피겨 여성 싱글 기록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었던 것은 기술적 완결성프로그램 구성의 완결성 모두를 성취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새로운 채점제가 도입된 2002년 이후 피겨 스케이팅이 더 이상 예술이 아니라 기계적인 기술의 경연장이 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 채점제의 객관성에 예술성을 결합하면 심판의 자의가 배제되는 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저는 기술과 예술성 그 두 가지를 조화롭게 조합하려 노력한 끝에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 뒤에 오는 선수들도 저를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기에 반드시 더 훌륭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Q. 김연아만의 경쟁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연아선수를 그린 일러스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정석’ 점프, 그것이 저에게는 큰 경쟁력이자 글로벌 스탠더드입니다. 다른 선수들의 점프 구사력이 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점프 전에 속도를 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그 속도를 이용해 높이 비상하고 그 덕에 3회전 점프를 연속해서 하는 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하기 위해서 제가 얼마나 넘어졌던지요. 그 때문에 고관절 부상을 입었고, 그 부상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 부상 속에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 모든 시간들이 모여 전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했고, 결국에는 그 이상으로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Q.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글로벌 스탠더드란 무엇일까요?

 

 

세계속에 한국이 휘날리는 걸 형상화한 이미지입니다.

 

 

두 가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자신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 경쟁에서 저와 스포츠 외교관으로서 경쟁을 벌인 카타리나 비트가 2010년 저의 연기를 보고 “모든 기술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정확하다. 그렇게 점프를 뛰는 것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인정했을 때 참 기뻤습니다. 처절한 노력을 한 사람끼리 서로가 흘린 땀의 양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지요. 


두 번째로는 만약 글로벌 스탠더드에 다다랐다면 자기만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 함께 나와 있는 내 주변을 돌보며 책임감을 갖는 연대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밴쿠버 올림픽 우승을 목표로 살았기 때문에 우승한 뒤 몰려든 공허감이 컸습니다. 더는 선수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그런 저 자신의 감정만을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평창 올림픽을 대한민국에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우리나라를 위해 제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한 사람의 책임감도 크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Q.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절차를 지키며 일하는 효성인이 되기 위한 조언 부탁합니다.


 

아이들이 파도를 타는 그림입니다.

 

 

출발점에서 목표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훗날 내 능력이 커지면 나중 언젠가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시키게 될 거야’ 하는 생각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스스로 갈고 닦아야 하는 거죠. 비틀스의 ‘렛잇비(Let it be)’에서 성모 마리아가 해준 지혜의 말이 ‘렛잇비, 즉 순리대로’인데요, 응용해서 말씀 드리자면 ‘인생의 해법은? : 정석대로 살아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석에 충실한 효성인은 저처럼 세계라는 파도에 유연히 흐름을 맡기고 언젠가는 그 큰 무대를 가뿐히 넘어서게 되리라 믿습니다.

 

 

글을 쓴 박민미 교수는 대진대학교, 방송대학교, 동국대학교, 경기대학교, 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철학, 논리학, 문화 콘텐츠와 관련한 강의를 하고 있다. <세계 위인 교과서>, <철학을 만나면 즐겁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박민미(대진대학교 철학과 외래교수) 일러스트 임성훈 진행 진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