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공감] 배려와 혁신의 마에스트로, 금난새를 만나다.

Story/효성


배려와 혁신의 마에스트로,

금난새를 만나다.



조직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이 비유되는 직업이 있습니다.
바로 마에스트로라고도 불리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이번 명사 초대에 응해주신 분은 우리나라 최고의 지휘자, 마에스트로 금난새 씨입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클래식 음악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로 만들어가고 있는 ‘금마에’와 함께 혁신과 좋은 리더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명확한 목표가 혁신의 시작


그를 만난 곳은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로비였는데요, 벌써 10년이 넘도록 빌딩 로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음악회, 게다가 이날 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는 취미로 연주를 하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였습니다.

“멋진 연주회장에서 음악하는 거야 누구나 바라는 바지요. 하지만 음악을 들을 청중이 있고, 적당한 공간만 있으면 설사 연주회장이 아니더라도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가깝게 접하는 것이 중요하지 내 실력이나 위상을 뽐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오늘 아마추어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당연히 함께 하는 거지요.”

그는 연주하기 전에 곡에 대한 설명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그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청중이 곡을 이해 못하는데 나만 혼자 심취해서 연주를 하면 뭐합니까.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케네디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이 있습니다. ‘국가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기 바라기 전에 우리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걸 제 일에 대입해 보자면 관객에게 갈채와 사랑을 받길 원한다면 먼저 내가 관객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 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로비음악회, 복도음악회, 벤처 오케스트라 등 그가 해온 새로운 시도들은 항상 관객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두고 이루어져왔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94년에 신년 재야음악회를 연 것도 그였습니다.

“오케스트라와 음악당에게 신년은 그냥 노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백화점이 공휴일이라고 노나요?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으니까 어떻게든 문을 열지요.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서비스 마인드가 있으니까 하는 겁니다. 나는 못 놀아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잖아요. 새해를 맞기 위해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선사해야겠다는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면 당연히 변화해야 하는 겁니다.”



■ 좋은 오케스트라가 되기 위한 요건은 리듬, 밸런스, 그리고 배려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선율은 때로 웅장하고, 때로 선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좋은 오케스트라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그는 리듬, 밸런스, 배려를 꼽았는데요, 세 가지의 공통점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지기 위한 요소들이라는 점입니다. 즉, 좋은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조직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팀원들과 함께 하려는 마음이 필수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구성 악기들이 지휘자의 리드에 따라 같은 리듬과 강약의 발란스를 이루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배려입니다. 내 실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때로 조금 희생을 하더라도 남을 먼저, 팀을 먼저 생각해야만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가장 아름답게 울려퍼질 수 있습니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조정경기를 꼽았는데요, 모든 선수들이 같은 리듬과 힘으로 노를 젓지 않으면 배가 제대로 가지 않죠. 이를 위해서는 서로가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도와가며 전체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회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능력이 좋은 사람, 조금 떨어지는 사람, 생각이 아주 독특한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있을 겁니다. 자기만 잘 낫다고 행동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전체를 망치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서로 밀어주고 이끌어 주고 하면서 전체의 조화, 모두의 성공을 지향하는 것이 좋은 조직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 리더가 되려면 고뇌할 줄 알아야 한다



오케스트라는 보통 60~120명 정도로 이루어집니다. 아무리 작은 규모라고 해도 20명 내외 인원이 모여야만 하는데요, 그 많은 인원을 바라보고 있는 단 한사람이 바로 지휘자입니다.

“좋은 지휘자는 일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많은 경험과 사고를 통해 사람의 심리에 대해 터득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주위에서도 기다려줘야 합니다. 회사에서도 재능있는 사람이 좋은 리더로 성장할 수 있게끔 기회와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항상 미소 짓는 얼굴로 대중에게 소개됩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그의 미소 사이사이에는 번뜩이는 카리스마가 넘쳐 흘렀는데요, 수많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초년생 시절부터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리더의 소양을 터득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리더가 되고나서 잘 해보겠다 해서는 이미 늦습니다. 우리 사회를 보면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많은데 이를 위해 고뇌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스스로 리더가 되고자 마음 먹었다면 다양한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수많은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에 고민을 계속 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단원 입장에 서보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지휘자가 되는 방법입니다. 이는 모든 조직의 리더에게도 해당되는 말로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고 부하직원의 처지에서 생각해보지 못한다면 자칫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리더가 될 수 있고, 이는 결국 조직의 힘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죠.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관리해야 할 만큼 바쁜 금난새 마에스트로.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옷을 갈아입은 그는 불과 5분 뒤에 무대 위에 올라섰고, 순식간에 청중을 클래식의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과연 프로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요, 뛰어난 음악가로서 남다른 창의성을 발휘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적인 예술을 선사하고 있는 금마에, 그가 보여준 배려와 혁신의 리더상이 우리 사회 곳곳에 널리 퍼지게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이 있죠. 평온하고 밝은 환경을 자주 접하게 되면 스트레스도 적어지고, 일도 더 신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평안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클래식 음악은 여러분의 직장생활, 나아가 일상생활 전반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 공연에 오시면 친절히 음악에 대해 설명도 드릴 테니까 평소 클래식 음악에 대해 잘 모르신다고 해도 부담가질 필요 없을 겁니다. 앞으로 효성인 여러분께서 더 많이 우리 클래식 음악을 사랑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익하셨다면 구독을 눌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