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성공 DNA] 지구촌을 뒤흔든 싸이의 창.조.경.영

Story/효성

 



 

 

※ 싸이(PSY, 1977~ ) 본명 박재상. 2001년 ‘새’로 데뷔할 때만 하더라도 흔치 않은 외모와 댄스, 노래로 사람들에게 특이한 가수 정도로만 인식됐다. 그러다 2012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공개된 후 입소문을 통해 조회 수가 급상승하며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까지 주목받는 세계적인 가수로 거듭났다. 2013년 10월 기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수 18억 2만여 클릭을 넘었고 이후 발표한 ‘젠틀맨’도 5억 6,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구촌 스타 싸이의 또 다른 이름, 창조경영인

 

 

싸이가 젠틀맨 무대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지구촌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을 꼽으라면 단연 가수 ‘싸이’일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광풍에 가까운 글로벌 메가히트를 기록한 데 이어 올 3월 후속타로 나온 ‘젠틀맨’이 싸이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림잡아 60억 지구인의 3분의 1 이상이 싸이의 뮤직비디오들을 접했고,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빈민촌까지 모두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들으며 춤추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지 않은가요! 이제 ‘싸이 모르면 외계인’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셈입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회의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싸이를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로 치켜세웠습니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창조경제가 싸이 같은 인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게 하는 경제 분야의 새로운 시스템을 일컫는다면, 싸이는 이를 구현하는 창조경영인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입니다. 무엇이, 어떤 점이 그를 지구촌의 슈퍼스타로 등극시킨 것일까요? 창조경영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창조적 실험과 융합을 통한 차별화 싸이스러움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나타내는 일러스트 이미지입니다.

 

 

팝음악의 주류 시장인 미국에서도 통한 싸이의 핵심 코드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창조적 실험입니다. 사실 서구인에게 동아시아인은 점잖고 예의 바르며, 부지런히 일만 하는 존재로 이미지가 각인돼 있습니다. 한데 미국 서부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말춤을 못생긴 아시아인이 기가 막히게 추고, ‘젠틀맨’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운 행동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색다르고 재미있을까요? 구글 CEO인 래리 페이지도 “재미와 예술을 결합해 문화적 실험을 하는 것 같다.”고 평했지만, 싸이의 최대 미덕은 바로 그 실험을 통해 누구도 해내지 못한, 재미있고 팔리는 ‘상품’을 제조했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춤과 노래, 아이디어의 3박자가 결합된 뮤직비디오를 보면 싸이가 가수 겸 댄서인지, 아니면 코미디언인지 헷갈립니다. 미국에도 각 분야에 뛰어난 사람은 있지만, 이 모두를 아우르는 사람은 드문데요. 그는 어쩌면 가장 개성 강한 종합 엔터테이너인 셈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기존 휴대전화에 인터넷, 터치패드 등을 융합해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창조를 이뤘듯, 싸이도 기존의 벽을 허물어 ‘싸이스러움’이란 새로운 장르, 참신한 융합을 만들고 있다면 과찬일까요.

 

 

싸이처럼 시장을 열광시켜라

 

 

환호하는 대중을 나타내는 일러스트 이미지입니다.

 

싸이의 창조경영은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현재 한국 경제가 성장의 벽에 부딪혀 더욱 그러한데요. 한국은 중소•벤처기업을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키우면서,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지속적으로 혁신하며 더욱 세계로 뻗어나가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실험과 패러다임을 전환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와 성장동력을 창출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 정부가 창조경제를 주창하고 나선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대•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개성 넘치는 상품으로 시장을 열광시켜 지구인의 소비 패턴을 바꾸고, 기존의 문화를 뒤집어놓을 만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싸이처럼 말입니다.

 

 

모든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24시간 60억 소비자와 만난다

 

 

온라인을 통한 만남을 나타내는 일러스트 이미지입니다.

 

‘B to B(기업 간 거래)’ 기업들은 일반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이 거의 없다 보니 아무래도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흐름이나 트렌드에 둔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구 전체가 하나로 실시간 연결된 시대입니다. 직간접적으로 네트워크화 된 60억 소비자를 상대로 24시간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며, B to B 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닌데요. 이들 기업의 제품이 한두 단계만 더 거치면 결국 최종 소비자와 만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상의 특정 기업에 대한 평판이나 입소문은 ‘B to B’든 ‘B to C’든 기업의 비즈니스 형태를 가리지 않습니다. 한번 히트한 브랜드 이미지는 불과 몇 주 만에 전 세계로 퍼지는 반면 한번 망가진 이미지는 그만큼 회복하기 어려운데요. 회사 브랜드 구축, 마케팅 전략,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에 대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온 것입니다.

 

 

싸이스러움과 열린 기업 문화 접목하라

 

 

다양한 사고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문화를 나타내는 일러스트 이미지입니다.

 

우리는 지금 끊임없이 창의성과 창조경영을 고민하고, 또 이야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의니 창조니 하는 거창한 용어들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천재나 수재의 영역으로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싸이가 보여준 것은 창조에 무슨 엄청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험과 융합으로 대표되는 ‘싸이스러움’이 바로 창조이고, 이를 시장에서 통하도록 만드는 것이 창조경영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창의성이나 창조력의 상당 부분은 천부적 재능으로 무장하고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개방된 사고로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사람들, 상상력을 바탕으로 갖가지 문화를 체험해온 사람들이 때론 자연스럽게, 때론 우연히 만들어내는 결과물인 셈입니다. 창의적인 기업이 되고 싶다면, 아니 창조경영을 원한다면 바로 ‘싸이스러움’을 ‘열린 기업 문화’와 접목하는 작업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글을 쓴 박진용 부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 1992년 말 한국일보사에 입사, 정치•사회•국제부 등을 거쳐 2010년부터 산업부 차장을 지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채플힐)에서 ‘Visiting Scholar’로 공부했고, 현재 한국일보 디지털뉴스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