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 들려주는 효성 이야기] 처음 돌아보는 첫 해

People



효성그룹의 채용은 다른 여러 기업들처럼 1년 단위입니다. 올해 입사자, 즉 신입사원이 1년을 보내고 나면, 이듬해에 1년 터울인 후배를 맞게 됩니다. 딱 1년만큼의 낙차를 두고, ‘첫 해’라는 시간은 신입사원들을 안돌아 흐릅니다. 


한 회사의 모든 임직원들은 저마다의 첫 해를 보낸 이들입니다.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은 모든 것, 모든 이가 낯설 테지만, 이 회사에서의 ‘첫 해’라는 전 직원 공유 자산의 새로운 공동명의자로서 차근차근 낯익어갈 것입니다. 그렇게 무르익어가며, 후배들을 맞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2017년 입사한 51기 신입사원들의 첫 해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효성 가족이 되어 처음으로 돌이켜볼 수 있는 첫 해가 서서히 완성되어갑니다. 앞으로는 한 달 남아 있고, 뒤로는 열한 달이 놓여 있는 시점, 한 신입사원이 자신의 첫 해를 소곳이 돌아보고 있습니다.



* 이 콘텐츠는 중공업PG 전력PU 초고압변압기설계2팀 방선주 사원의 기고를 바탕으로 발행하였습니다.




 프롤로그

효성그룹의 예비 신입사원 여러분, 그리고 모든 취준생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저는 효성그룹 중공업PG 전력PU 초고압변압기설계2팀에 재직 중인 방선주라고 해요. 미주 오더 변압기의 단철과 본체를 설계하여 도면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1월 1일 입사 후, 동기들과 함께 교육을 받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1년 가까이를 효성 직원으로 지내왔네요. 작년 이맘때쯤엔 효성에 들어오기 위한 인적성 준비와 면접 준비로 바빴었는데 그 기억도 점점 추억이 되어가는 중이에요. 


입사 전엔 언제까지나 학생일 것만 같았는데 회사생활을 통해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1년. 짧은 시간이지만 그간 직장인으로서 경험하며 느꼈던 것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



안녕하십니까, 효성 51기 방선주라고 합니다 :-)




 친구들에게 괜히 미안해진 이유 


입사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퇴근 후 집에 오면 반겨주는 가족이 없다는 것, 약속이 없는 평일 오후엔 저녁 밥을 뭘 먹으면 좋을지 혼자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아마 기숙사나 자취 경험이 있었던 분들은 덜 했을지 모르지만 저는 혼자 멀리 동떨어져있다는 느낌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초/중/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마저 집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어요.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산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죠. 


친구들도 다 가까이 살았던 터라, 자주 보지는 못해도 마음만 먹으면 가끔 얼굴 정도는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서로 바쁘다 보니 다음에 보자는 기약만 하게 되는 것 같네요. 일찍 졸업하고 일찍 취업한 친구들이 약속 날 미안하다며 바빠서 못 갈 거 같다고 할 때 내심 서운한 마음도 들었었는데, 지금의 제가 똑같이 할 수 밖에 없게 되면서 그 친구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어요.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사람을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없고 볼 수 없다는 점이 직장인이 되면서 가장 크게 와 닿은 것 중 하나인 것 같네요. 


요즘은 일찍 퇴근하는 평일 오후, 주말을 이용해서 제 개인생활들을 잘 챙기며 지내고 있어요. 일이 바빠서 생각지 못하게 약속이 어긋나는 날에는 여전히 속상하지만, 그만큼 볼 수 있는 날이 더 소중해진 기분이 듭니다. 


할 수 있다면 여유가 있는 지금! 여러분은 꼭 가고 싶은 곳에 여행도 다녀오시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자리에서 지낸 시간이 벌써 1년이 되어가네요




 책임감의 크기를 실감하는 시간


학생이었을 때와 직장인이 된 지금의 차이점을 들자면, ‘책임감의 크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학생 시절에는 학교를 하루 빠지거나, 시험이나 과제에 실수를 한다고 해도 제 성적에 영향이 갈 뿐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진 않죠. 하지만 회사는 그렇지 않잖아요. 내가 무심코 넘긴 실수 하나가 옆의 팀원에게, 크게는 팀에게, 회사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별거 아닌 문제라 생각하고 덮어버린 일이 나도 모르게 눈덩이마냥 불어나서 몇 배의 시간을 들여 일을 해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실수를 저질렀는데, 다행히 아직까진 아주 크나큰 실수는 하지 않았네요. 


요약하자면 학생 때와는 다르게 내가 맡은 일에 어떤 문제가 생기든 내가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일에 임해야 합니다. 귀찮다고 검토를 소홀히 하면 할수록 훗날 해야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걸 배웠어요. 일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처음부터 꼼꼼히 체크하는 습관이라는 것도 배웠죠.




 ‘내가 번 돈’이 가르쳐준 것들 


또 한 가지, 학생과 직장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돈을 번다!’가 아닐까요? 첫 월급을 받았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저는 첫 월급을 받고 난 후 꼭 가지고 싶었던 노트북을 일시불로 구매했어요. 유치하지만 일시불이라고 외칠 때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더군요. 살면서 제 돈으로 샀던 것 중 가장 몸값이 비싼 친구라서 아직도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두 번째 월급부터는 적금통장을 만들어서 저금도 하기 시작하고, 남은 돈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제가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에 무한정 돈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지는 않지만, 학생 때보다 카드를 긁는 데에 있어 조금은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크게 마음먹고 갔어야 했던 식당들을 먹고 싶으면 다녀올 수 있고, 사고 싶은 옷이 있다면 생활비를 조절해서 사서 입을 수 있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짬짬이 시간을 내어 1박 2일로 국내여행도 다녀오고 있어요. 


하지만 돈을 쓰는 기쁨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학생 때는 당장의 한 달 생활비만 걱정하면 되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쓰이는 돈이 생각보다 더 많다는 사실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현재는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어 부담이 덜 하지만 수도세, 전기세 등 집 관리비, 당장 살기 위해 필요한 음식 재료비, 세제, 샴푸 등 하루 24시간동안 사용하는 모든 것들이 돈이더군요. 


몇 년 뒤에는 집 비용, 차 비용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있겠죠. 부모님 아래에서 아무렇지 않게 누리고 있던 것들 모두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음에 대해 뒤늦게 깨닫고 새삼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도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번 돈을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아요.



중공업PG 연수 때 찍은 사진이에요




 오피스룩 대신 작업복 입는 우리 팀


여러분은 회사생활에 대해 기대하거나 상상했던 것에 무엇이 있나요? 제가 상상했던 직장인은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깔끔한 정장 또는 단정한 느낌의 셔츠를 입고 한 손엔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출근하는 사람들이었어요. 


하지만 제 근무 영역인 중공업PG 창원 사업장은 공장을 끼고 일하기 때문에 작업복이 꼭 필요해요. 현장을 가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불편한 셔츠보다는 편한 옷을 선호하죠. 지금도 컴퓨터 옆에는 안전모와 안전화가 항시 대기 중 입니다. 새로 정장을 살 필요도, 불편한 옷을 입을 필요도 없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기도 해요. 그래도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빳빳한 셔츠에 딱딱한 구두를 신고 매일 출근해야 한다면 굉장히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입사하기 전 바라는 것 중 하나가 ‘좋은 팀원을 만났으면 좋겠다!’인 분들 많죠? 저도 엄청 긴장하면서 팀 배치를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굉장히 만족하면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어요. 다들 옷을 편하게 입으셔서 그런지 첫 이미지도 꽤 편안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그 동안 질문을 굉장히 많이 드렸는데, 다들 바쁘신 와중에도 친절히 알려주십니다. 지금은 오히려 너무 질문을 많이 드리다 보니까 괜히 죄송한 마음에 덜 바빠 보이시는 틈을 타서 질문 드리곤 해요. 첫 회사생활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의지도 되고 천천히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가끔 알려주신 걸 다르게 이해하고 일 처리를 잘못해서 혼나기도 하면서요.




 에필로그

돌아볼 날보다 바라볼 날이 더 많다는 것


지난 1년을 돌이켜보니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기도 하면서 ‘아직 아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나’ 싶은 마음도 듭니다. 


고등학생 때는 대학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고, 대학생 때는 취업만 하면 행복할 것 같았는데 막상 취업하고 나니 직장인의 삶도 평탄하지는 않네요. 하지만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이루어내는 것, 그게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아닐까요? 지금의 제 목표는 변압기라는 아이템에 대해 열심히 배워서 훌륭한 설계자가 되는 것입니다. 10년 가까이 혹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경험을 쌓아오신 선배님들을 따라가기엔 아직 멀었지만, 변압기가 전압을 바꾸어주는 장치라는 것 하나만 알고 들어왔던 처음의 저를 떠올려보면 하루하루 더 변압기에 대해 배워가는 제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공감되거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곁에 있다는 걸 기억하시면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봅니다. 2017년 마무리 잘하세요!





  ✔ [신입사원이 들려주는 효성 이야기] 효성에서의 첫 계절들

  ✔ 효성 51기 신입사원 연수 ‘효성멘터리 13일’ -1부

  ✔ 효성 51기 신입사원 연수 ‘효성멘터리 13일’ -2부